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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로디데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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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30612
    작성자 : 멜로디데이
    추천 : 249
    조회수 : 49147
    IP : 112.145.***.113
    댓글 : 3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2/01 16:24:12
    원글작성시간 : 2016/01/27 06:21:01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30612 모바일
    실종된 아내
     <br> 홀애비 냄새가 가득한 방구석 현석은 일주일 째 씻지도 않고 술나발만 불고있다. 그의 얼굴은 이미 서울역 거지 꼴을 하고 있고 쿱쿱한 냄새만이 그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렸다.<br><br> "여보..."<br><br> 그는 일주일 전, 경찰서에 갔다. 이유는 영원을 약속한 미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희는 다정한 여자였다. 그리 예쁜 얼굴은 아니였지만 작은 키에 동글동글한 얼굴은 꼭 다람쥐를 닮아 사랑스러웠다.<br><br> 미희와 현석은 사년을 연애했다. 현석의 연달은 사업 실패에도 그들의 사랑은 굴하지 않았다. 십억이라는 막대한 부채에 미희는 웃으며, '아이 없이 둘이 열심히 살아보자.'라고 말했다.<br><br> 그때 현석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br><br> "다시는 사업하지 않고 착실하게 살게, 앞으로 너만을 위해 내 삶을 바칠게. 고맙고, 고맙다."<br><br> 라고 대답했다. 조그마한 실반지를 둘이서 나눠끼고 결혼식은 교회 목사님에게 부탁해 셋이서 단촐하게 진행이 되었다. 보잘 것 없고 사람들이 손가락 질 하는 그들의 결혼 하지만, 그들은 행복했다.<br> 세상 모든 존재가 나를 미워해도 내 등뒤에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내 편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리고 그 내 편이 무덤까지 같이 함께 할 것이라는 신뢰만으로도 그들의 사랑은 충분했다.<br> <br> 하지만, 경제적 상황이라는 것이 사랑만으로는 해결 되지 않는 법, 사랑이 마음의 곳간을 채워 줄 순 있어도 당장 울어대는 위장은 채워주지 못했다.<br><br> "마지막이야."<br> "안돼, 너 나랑 결혼 할 때 약속했잖아."<br> "언제까지 이렇게 살건데? 어? 평생 이렇게 살거냐고. 뭐라도 해야 될 거 아냐."<br> "그래 뭐라도 해야지, 근데 왜 또 사업이냐고, 착실하게 모을수도 있잖아."<br> "착실하게 노가다 하다간 너랑 나랑 지금 길바닥에 앉을 기세라고!!"<br> "무슨 돈으로 사업을 할껀데!!"<br><br> 좁은 원룸 안에서 언성이 높아졌다. 높아진 언성은 낮아질 줄 몰랐고, 그들의 목소리 크기 만큼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화가난 현석은 미희가 아끼던 꽃병을 집어 던졌다. 미희는 물러서지 않고 현석의 재떨이를 창문에다가 내다 꽂았다.<br><br> 그들의 고성과 함께 물건들이 박살나기 시작했다. 결국 현석은 힘으로 미희를 밀어 붙이고 눈탱이가 밤탱이가 될 때 까지 때렸다.<br><br> 그렇게, 그들의 신혼은 극으로 치달았다.<br><br> "미안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br> "...."<br><br> 일주일, 친정이 없는 미희가 친구들의 집에 신세를 지며 가출한 기간, 그녀가 돌아오자 현석은 싹싹 빌었다. 미희는 그 날 이후 일주일이나 더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각서와 꽃다발을 사온 현석의 우는 얼굴에 '마지막'이라며 자신을 속이고 그를 용서했다. <br><br> 현석은 집안일과 바깥일을 도맡아 하며 한 달간 다정한 남편 흉내를 냈다. 그 모습에 미희는 풀어졌다. 그렇게 폭풍이 몰아친지 두달이 지나자. 현석은 사장이 되었다.<br><br> "확실한거야. 나만 믿어."<br> "난 잘 모르겠어."<br> "지금 사업 나랑 진짜 잘아는 형이랑 하는 거야, 나 못믿어?"<br><br> 현석은 해병대 시절 자신의 선임이였던 상혁과 동업을 시작했다. 정확히는 '바지사장'이였다. 사기 전과가 있는 상혁은 사업체를 운영하지 못하니 이름을 빌려달라는 것이였다.<br> 그리고 배신하지 않겠다는 댓가로 현석은 오천 만원이라는 거금을 받았다. 미희는 찜찜하긴 했지만, 오천 만원이라는 돈에 현혹이 되었다.<br><br> 그들은 다시금 행복해졌다. 사장이 된 현석은 매달 천만원씩 받아챙겼고, 미희는 숨통이 트였다. 그러기를 반년, 미희의 이름으로 상혁은 대출을 요구했다.<br><br> 사업 확장을 위해 오억원 가량이 필요한데, 현석은 이미 신용 불량이고 상혁은 사기 전과가 있으니 힘들고, 돈을 빌려주면 이자 일억까지 쳐서 삼 개월안에 갚겠다는 것이다.<br><br> "싫어. 내가 왜?"<br> "왜 싫어? 사업도 잘되가고 있잖아!"<br><br> 싫다는 미희와 해야된다는 현석과 실랑이가 벌어지고, 또 다시 고성과 함께 물건들이 박살 났다. 이번에 현석은 미희를 두들겨 패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대부업체 지장까지 찍어버렸다.<br> <br> "미안해...미희야"<br><br> 옛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오자, 현석은 대가리를 벽에 박았다. 그렇게 강제로 미희의 이름에 돈을 빌린 첫 달, 상혁은 잠수를 탔다. <br><br> 바지 사장으로 앉아있던 사업체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미희의 이름으로 빌린 돈은 조폭들의 돈이였다. 휴대폰과 집전화는 이미 전원을 꺼버린지 오래였다.<br><br> 둘 은 더 이상 싸울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각방을 쓰며, 아등바등 살기를 네 달, 이자 조차 갚지 않는 간 큰 채무자의 얼굴을 확인하러 건달들이 집 앞 까지 오는 사태가 되어 버렸다.<br><br> 그 날 집은 박살이 났다. 덩치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왔다. 그러곤 그들이 집에 나갈 때 마다 따라붙었다. 미희는 자신의 명의로 빌린 돈을 한푼도 써보지 못한 채 외간 남자들의 불쾌한 시선에 부들부들 떨었다.<br><br> 조폭 무리 중 중간 보스 급인 두치라는 놈은 은근슬쩍 미희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가슴을 만지는 일이 잦아졌다. 덩치는 산만한 놈이 여자 취향은 로리타 쪽이여서, 조그마한 미희가 마음에 들었다. <br><br> "미희씨, 차 한잔 내와봐"<br><br> 쇼파위에 거만하게 앉은 두치는 남편을 곤죽으로 만들어 놓고 거들먹거렸다. 그 앞의 현석은 얼굴이 시뻘개진채로 빤스 바람으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br><br> 미희는 아무것도 없는 찬장을 뒤져 커피믹스를 탔다. 커피를 집어들고 두치는 미희를 강제로 자신의 다리위에 앉혔다.<br><br> "왜 이러세요!"<br> "좋아서 그러지!"<br><br> 두치는 미희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현석은 고개를 처박고 아무 말이 없었다. 두치의 손은 미희의 허벅지 사이로 옮겼다. 미희는 분한 마음에 울었다. 하지만, 그의 손을 뿌리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br><br> 그렇게 성추행과 성폭행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조폭들이 신혼집 담을 넘어다니길 세 달, 이렇게 괴롭혀도 돈 나올 구멍이없다는 판단이 선 조폭들은 오밤 중에 미희를 끌고갔다.<br><br> "어이, 도장 찍어."<br><br> 미희의 신체 포기 각서와 오억에서 육억으로 불어 난 빚을 없는 것으로 해주겠다는 내용과 그 누구에게도 누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현석에게 들이 밀었다.<br><br> "갚을 수 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br><br> 미희는 잠옷 바람으로 그들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울었다. 현석은 온몸을 떨었다. 떨고 있는 현석 앞에 날이 시퍼런 칼을 들이민 것은 두치였다.<br><br> "돈 갚을 수 있어? 여섯달 이내로 못갚으면 부부가 쌍으로 해체 될 줄 알아."<br><br> 섬뜩한 두치의 인광에 현석은 한 없이 작아졌다. 미희를 두들겨 팰 때의 괴력은 온데간데 없다. 그는 두치의 눈빛에 눌려 미희를 포기하겠다는 각서에 지장을 찍었다.<br><br> "다...당신.."<br><br> 미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각서를 받아 든 두치은 슬며시 웃었다. 미희는 오분 정도 주저앉아 허공을 응시했다. 그러곤 아무 말 없이 여행가방에 자신의 짐을 쌌다. 그리곤 조폭들을 따라 그녀는 사라졌다. <br><br> 폭풍이 몰아친 밤, 삼일 정도 지나 그는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냈다. 언제 사라졌는지 묻는 경찰들에게 '모르겠다. 삼일전 부터 안들어온다.'라며 딴청을 피웠다. 귀찮았던 경찰들은 미희를 단순 가출처리를 시켰다.<br> <br> 그리고 오늘 현석은 발신자 불명의 편지를 받았다. <br> '형이 미안했다. 형도 먹고 살아야 되서 그랬다. 제수씨 한테 죄송하다고 전해라.' 현석은 술병을 집어던지고 허공에 욕설을 퍼 부었다.<br><br> "이런 씨발!!!!!"<br><br> 현석은 욕심에 눈이 멀어, 자신에게 칼을 들이민 사람의 손을 잡고 자신을 믿어준 아내를 사창가에 팔았다. 시간이 지나면, 그녀는 조각조각 고깃덩이가 되어 전국 팔도로 팔려갈지도 모른다.<br><br> 그럼에도 현석은, 주변 사람들이 아내에 대해 물을 때<br><br> "실종 되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도와주세요."<br><br> 라고 말했다. 왜냐면 그는 능력없고 아내한테만 강한 쓰레기이며, 사회에선 철저한 약자였기 때문이였다. 그는 조폭에게 맞설 용기도 돈을 벌 의지도 없기에 '실종된 아내 미희'를 방구석에서만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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