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딴 사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풀어봅니다. <div><br></div> <div>여자친구가 음슴으로 음슴체.</div> <div><br></div> <div>하늘은 높고 병장들은 살찌는 2013년 10월 </div> <div><br></div> <div>연대전술이랑 대대전술을 한달 터울로 뛰고나니 공식적으로 잡혀있는 큼직한 훈련은 끝난 상황이었고</div> <div><br></div> <div>우리 대대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아니고 그냥 적당히 아무일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음. ㅇㅇ</div> <div><br></div> <div>21개월 군생활하면서 그렇게 평화롭고 유유자적한적이 있었나? 싶은정도. 물론 내가 상병이 꺾인 영향도 있었겠지만.</div> <div><br></div> <div>각설하고 대대전술에서 우리대대가 사단 최고점도 받아서 대대 분위기가 너무 좋았음.</div> <div><br></div> <div>우리 대대장님은 진급욕심이 없는분이심.(당번병 후임말을 들어보니까 대대장실에서 화낸적이 없었다고.......순둥순둥 대대장님)</div> <div><br></div> <div>여튼 그렇게 평화롭던 나날이 지나는데 갑자기 군청에서 협조공문이 날아옴.</div> <div><br></div> <div>군 축제가 있는데 수문장 교체식을 해야한다. 그러니 병사들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이었음. </div> <div><br></div> <div>원래 매년 하던 축제였는데 그때 무슨 600주년인가 그래서 축제기간도 두배로 늘리고 이것저것 확장을 많이해서</div> <div><br></div> <div>작년에 40명 지원하던 행사가 80명을 지원하는 행사로 바뀜...........우리 대대 병사가 상근까지 합쳐서 120명인데...........ㅠ</div> <div><br></div> <div>결국에는 대대 지휘통제실, 각 처부, 5대기, 경계근무 인원을 최소로 배치하고 나머지는 전부 행사로 보내는거로 결정남. </div> <div><br></div> <div>축제 전주 주말에 병사들 전부 강당으로 모으더니 키순으로 축제기간동안 보직을 나눔. 뭐 수문장이나 무기같은거 막ㅇㅇ</div> <div><br></div> <div>본인은 그래도 키가 좀 큰편이라 대장기인가? 3미터 조금 안되는 크고 아름다운 깃발을 들고 수문장 교대식할때 맨앞에 서는 역할을 맡음.</div> <div><br></div> <div>주말 내~내 그렇게 보직을 분류함. 무슨 헌병대 신병모집현장 다시 간줄...................</div> <div><br></div> <div>여튼 축제 시작하고 아침에 읍사무소로 병력들 버스타고 이동하니까 옷하고 신발을 갈아입으라함.</div> <div><br></div> <div>옷은 대강 MBC사극에서 많이 보던 근본없는 포졸복에 가죽으로 만든 상체만 가리는 갑옷을 입음.</div> <div><br></div> <div>문제는 신발인데 이게 신발 사이즈가 전부 똑같은거........ㅠ그냥 통짜 가죽신발임.</div> <div><br></div> <div>발이 큰사람은 좀 끼어도 걸을때 불편하지는 않은데 발이 작은 애들은 막 걷다가 신발 벗겨지고 미끄러져 넘어지고 난리가 남.</div> <div><br></div> <div>어찌어찌 양말을 한겹 더신거나 안에 신문지 뭉쳐넣어서 대강 해결을 했는데 불안불안함.</div> <div><br></div> <div>맨 처음 행사가 원님부임식이라고 원님역할맡은 우리대대 정훈장교를 가마에 태우고 읍내를 쭉~도는거임. 거의 3키로?</div> <div><br></div> <div>행렬 맨앞에 내가서고 그 뒤로 애들 막 발맞춰서 걸어가고 중간에 도지사님이랑 대대장님이랑 군수님이랑 같이 걸어서 이동하는데</div> <div><br></div> <div>중간쯤가서 내리막에서 후임 한명이 넘어짐. 그래서 수습하느라고 대열이 조금 흐트러졌음.</div> <div><br></div> <div>어찌어찌 끝내고 대략 교대식까지하고 이제 점심먹으려고 읍사무소로 복귀해서 기다리는데</div> <div><br></div> <div>군청직원인지 행사 기획한 기획사 직원인지 모르겠지만 아저씨 한명이 도중에 넘어진 사람 누구냐고</div> <div><br></div> <div>군인이 걷다가 넘어지면 어떻게하냐고 행사 망치면 책임질거냐고 막 큰소리로 뭐라뭐라 함........</div> <div><br></div> <div>우리 대대장님이 내새끼들 잘있나? 우쭈쭈쭈하러 오다가 그걸 목격하심. </div> <div><br></div> <div>거기서 사자후를 시전하심.</div> <div><br></div> <div>'행사 지원나온 애들한테 무슨 소리하는거냐고, 얘들이 알바생도 아니고 엄연히 군청에서 지원요청해서 도와주러 나온애들한테 그런식으로 말하면</div> <div>나는 우리애들 지원 못한다!'고 소리치시고는 같이 나왔던 주임원사님한테 대대에 연락해서 당장 버스 보내라고 하라하심.</div> <div><br></div> <div>그리고는 우리보고 당장 옷갈아입고 복귀할 준비하라고 하심. </div> <div><br></div> <div>뭐라뭐라하던 아저씨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막 대대장님한테 사과했지만 소용없음.</div> <div><br></div> <div>당장 점심먹고 교대식에 나가야할 애들까지 전~부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복귀준비함.</div> <div><br></div> <div>행사시작 20분전에 부군수 아저씨 헐레벌떡 와서 대대장님한테 사과하고 다시 행사투입했지만 진짜 대대장님 포스는ㄷㄷㄷ</div> <div><br></div> <div>환복하고 복귀준비하느라 점심을 못먹어서 대대장님이 피자랑 치킨 배달시켜주셔서 교대로 먹고 5일간 행사 잘 진행함.</div> <div><br></div> <div>행사끝나고 대장기 들고다니느라 고생했다고 포상휴가받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왕!!</div> <div><br></div> <div>대대장님은 필자 전역하기 전에 사단 교훈참모로 영전해서 옮겨가심. </div> <div><br></div> <div>이임식때 도열해서 배웅하는데 한명한명 악수하고 안아주시고 가셨는데 대대가 눈물바다......ㅠㅠㅠㅠㅠㅠㅠ</div> <div><br></div> <div>대령도 진급하시고 빨리 장군 다셨으면 좋겠음.</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