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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estofbest_220000
    작성자 : 운디드
    추천 : 345
    조회수 : 43552
    IP : 121.154.***.94
    댓글 : 3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10/03 11:27:22
    원글작성시간 : 2015/10/02 22:33:3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20000 모바일
    군대에서 마셔본 사이다 썰
    내가 직접 딴 사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풀어봅니다.

    여자친구가 음슴으로 음슴체.

    하늘은 높고 병장들은 살찌는 2013년 10월 

    연대전술이랑 대대전술을 한달 터울로 뛰고나니 공식적으로 잡혀있는 큼직한 훈련은 끝난 상황이었고

    우리 대대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아니고 그냥 적당히 아무일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음. ㅇㅇ

    21개월 군생활하면서 그렇게 평화롭고 유유자적한적이 있었나? 싶은정도. 물론 내가 상병이 꺾인 영향도 있었겠지만.

    각설하고 대대전술에서 우리대대가 사단 최고점도 받아서 대대 분위기가 너무 좋았음.

    우리 대대장님은 진급욕심이 없는분이심.(당번병 후임말을 들어보니까 대대장실에서 화낸적이 없었다고.......순둥순둥 대대장님)

    여튼 그렇게 평화롭던 나날이 지나는데 갑자기 군청에서 협조공문이 날아옴.

    군 축제가 있는데 수문장 교체식을 해야한다. 그러니 병사들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이었음. 

    원래 매년 하던 축제였는데 그때 무슨 600주년인가 그래서 축제기간도 두배로 늘리고 이것저것 확장을 많이해서

    작년에 40명 지원하던 행사가 80명을 지원하는 행사로 바뀜...........우리 대대 병사가 상근까지 합쳐서 120명인데...........ㅠ

    결국에는 대대 지휘통제실, 각 처부, 5대기, 경계근무 인원을 최소로 배치하고 나머지는 전부 행사로 보내는거로 결정남. 

    축제 전주 주말에 병사들 전부 강당으로 모으더니 키순으로 축제기간동안 보직을 나눔. 뭐 수문장이나 무기같은거 막ㅇㅇ

    본인은 그래도 키가 좀 큰편이라 대장기인가? 3미터 조금 안되는 크고 아름다운 깃발을 들고 수문장 교대식할때 맨앞에 서는 역할을 맡음.

    주말 내~내 그렇게 보직을 분류함. 무슨 헌병대 신병모집현장 다시 간줄...................

    여튼 축제 시작하고 아침에 읍사무소로 병력들 버스타고 이동하니까 옷하고 신발을 갈아입으라함.

    옷은 대강 MBC사극에서 많이 보던 근본없는 포졸복에 가죽으로 만든 상체만 가리는 갑옷을 입음.

    문제는 신발인데 이게 신발 사이즈가 전부 똑같은거........ㅠ그냥 통짜 가죽신발임.

    발이 큰사람은 좀 끼어도 걸을때 불편하지는 않은데 발이 작은 애들은 막 걷다가 신발 벗겨지고 미끄러져 넘어지고 난리가 남.

    어찌어찌 양말을 한겹 더신거나 안에 신문지 뭉쳐넣어서 대강 해결을 했는데 불안불안함.

    맨 처음 행사가 원님부임식이라고 원님역할맡은 우리대대 정훈장교를 가마에 태우고 읍내를 쭉~도는거임. 거의 3키로?

    행렬 맨앞에 내가서고 그 뒤로 애들 막 발맞춰서 걸어가고 중간에 도지사님이랑 대대장님이랑 군수님이랑 같이 걸어서 이동하는데

    중간쯤가서 내리막에서 후임 한명이 넘어짐. 그래서 수습하느라고 대열이 조금 흐트러졌음.

    어찌어찌 끝내고 대략 교대식까지하고 이제 점심먹으려고 읍사무소로 복귀해서 기다리는데

    군청직원인지 행사 기획한 기획사 직원인지 모르겠지만 아저씨 한명이 도중에 넘어진 사람 누구냐고

    군인이 걷다가 넘어지면 어떻게하냐고 행사 망치면 책임질거냐고 막 큰소리로 뭐라뭐라 함........

    우리 대대장님이 내새끼들 잘있나? 우쭈쭈쭈하러 오다가 그걸 목격하심. 

    거기서 사자후를 시전하심.

    '행사 지원나온 애들한테 무슨 소리하는거냐고, 얘들이 알바생도 아니고 엄연히 군청에서 지원요청해서 도와주러 나온애들한테 그런식으로 말하면
    나는 우리애들 지원 못한다!'고 소리치시고는 같이 나왔던 주임원사님한테 대대에 연락해서 당장 버스 보내라고 하라하심.

    그리고는 우리보고 당장 옷갈아입고 복귀할 준비하라고 하심. 

    뭐라뭐라하던 아저씨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막 대대장님한테 사과했지만 소용없음.

    당장 점심먹고 교대식에 나가야할 애들까지 전~부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복귀준비함.

    행사시작 20분전에 부군수 아저씨 헐레벌떡 와서 대대장님한테 사과하고 다시 행사투입했지만 진짜 대대장님 포스는ㄷㄷㄷ

    환복하고 복귀준비하느라 점심을 못먹어서 대대장님이 피자랑 치킨 배달시켜주셔서 교대로 먹고 5일간 행사 잘 진행함.

    행사끝나고 대장기 들고다니느라 고생했다고 포상휴가받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왕!!

    대대장님은 필자 전역하기 전에 사단 교훈참모로 영전해서 옮겨가심. 

    이임식때 도열해서 배웅하는데 한명한명 악수하고 안아주시고 가셨는데 대대가 눈물바다......ㅠㅠㅠㅠㅠㅠㅠ

    대령도 진급하시고 빨리 장군 다셨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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