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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나 정치인 욕하지 말고 일단 니가 성공해서 너 자신과 주위사람들을 도우면 된다.”라고 어른들은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이 주장도 일리가 있다. 삶에서 개인의 노력이 차지하는 부분도 크다. 자신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 내고 자신이 책임진다는 것에는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위의 논리는 몇 가지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개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무시한다. 사회 시스템 앞에서 한 개인은 약하다.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있고 게다가 경쟁은 공정하지도 않다. 순전히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역사학은 필요 없다. 사회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 온갖 학문이 동원될 필요가 없다. 그냥 죄다 위인전으로 쓰면 된다. 개인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면 가장 강한 개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나 재벌이 되면 세상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나? 절대 아니다. 모든 사회적 변화에는 구조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대표적 예시로서 시민 혁명도 산업 혁명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경제적 요인(구조적 요인)에 의해 의식의 변화(개인적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지 결코 개인들의 노력만으로 되진 않는다.
둘째는 ‘노력한다면 자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는 가정이다. 이는 예전에 유행한 그 혐오스런 시크릿류 불쏘시개에서 나온 거짓원인의 오류로 과학적인 근거가 빈약하다. 쉽게 말해 미신이라는 말이다. 노력하면 성공할 확률은 높아질진 몰라도 그게 ‘반드시’ 보증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성공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실패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자신일 수도 있다. 원래 성공이라는 개념은 실패를 기반으로 설명되고 실패라는 개념도 성공이라는 개념이 있어야 존재한다. 만약 노력하는 모두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사람은 현재 꿈나라에 가 있는 것이다.
셋째는 만약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 개인이 부조리한 시스템 하에서 성공해서 최상위 계층에 진입했을 때, 그는 처음에 가지고 있던 마음을 유지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부조리한 시스템에서는 부조리한 수단을 사용하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다. 탈세가 당연한 세상에서는 조금이라도 탈세를 더 해야 남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아첨이 당연한 세상에서 직언을 하면 먼저 제거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정당한 목표를 위해서라도 부정한 수단을 몸에 익히게 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 세 살 버릇도 여든 가는데 평생을 다 바쳐서 익힌 버릇들을 한 순간에 떨치고 성인으로 거듭난다? 만약 자신이 그럴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은 오만하다. 인간의 행동과 의지는 분리된 것이 아니고 자신이 처한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자칫 잘못했다가는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시키는 극단적 논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단 성공한 개인은 엄청난 노력을 했고 자격이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을 했거나 하더라도 옳다고 할 수도 있다.
가끔 어른들이 나와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진짜 아쉬운 건 따로 있다. 사회 현상에 대한 의견이 달라도 그것이 개인적, 사회적 영역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잡힌 시각이고 이러한 맥락 속에서 서로 추구하는 경향성이 다르다면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위의 말은 구조적인 차원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 모든 것을 개인적 차원에서 설명하는 것이다. 편협한 사고방식이다. 자신도 되지 못한 슈퍼맨을 타인에게 강요한다. 평범한 사람이 있어야 슈퍼맨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슈퍼맨은 말 그대로 범인을 뛰어넘은 사람을 뜻한다. 누구나가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사회의 일부분이라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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