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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171748
    작성자 : 데포딜
    추천 : 474
    조회수 : 22549
    IP : 110.11.***.3
    댓글 : 58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07/28 22:23:59
    원글작성시간 : 2014/07/26 15:38:0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71748 모바일
    스토킹의 순기능! -할아버지를 스토킹하다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새벽 5시에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div> <div><br></div> <div>아침 9시에 엄마가 일 나가는 소리 듣자마자 눈이 번쩍 떠짐.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눈꺼풀은 무척 무거웠지만, </div> <div><br></div> <div>집에 할아버지를 케어할 사람이 항시 있어야 하고, 엄마가 없는 동안 내가 그 임무를 다하여야 한다는 사명감에</div> <div><br></div> <div>절대 다시 잠이 오진 않았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할 일, 여려운 집안형편, 연애는 사치다 등등.. 이런저런 생각에 방에서 무기력하게 누워있다가, </div> <div><br></div> <div>어느덧 점심 무렵이 되었음. </div> <div><br></div> <div>이번 여름 들어 건강이 확 안좋아지셨던 할아버지가 </div> <div><br></div> <div>오늘따라 모자를 쓰시는 모습이 내 방문 밖으로 보였음. 그리곤 이내 현관쪽에서 부시럭부시럭하는 소리가 들렸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현관으로 나가 할아버지에게 여쭈었음 </div> <div><br></div> <div>"할아버지, 산책 나가시려구요?"</div> <div><br></div> <div>"응, 한바꾸 돌고 오려구."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연세는 아흔이 다 되가시지만, 정정하셨던 할아버지가 </div> <div><br></div> <div>올해 들어 정신이 없으시고, 했던 말도 자꾸 반복하시고.. </div> <div><br></div> <div>기운도 없으시고.. 가끔씩은 가족 얼굴, 이름도 잊으시고 ㅠㅠ </div> <div><br></div> <div>설상가상으로 한 달 반 전에 한 번 체하셨다가, 음식을 못 잡수셔서 굉장히 마르시고.. </div> <div><br></div> <div>걸어다니기 힘든 지경까지 오셨었음.. 그런 할아버지가 요새들어 기운을 조금은 차리신 것 같아 무척 기뻤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며칠 전, 잠깐 잠든 틈에 할아버지가 사라지셔서 찾아다니다가 </div> <div><br></div> <div>공원에서 발견했는데 '누가 온다고 해서 마중 나와있었다' 란 말씀을 하셨지만 </div> <div><br></div> <div>정작 확인해보니 집으로 아무도 오지 않았고, 전화조차 없었다는.. </div> <div><br></div> <div>그 아찔한 할아버지의 전과(?)가 생각나서 </div> <div><br></div> <div>무척 갈등하였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할아버지와 같이 동행해야 하나..? </div> <div><br></div> <div>할아버지가 정신 없으신 와중에도 자존심이 무척 세신데, 분명히 손주에게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좋아하진 않으실게 분명했음.. </div> <div><br></div> <div>그렇다고 내게 '산책을 하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자유의지를 막을 만한 권한이 있을 것 같아보이지 않았음.. </div> <div><br></div> <div>또한, 막고 싶지 않았음.. </div> <div><br></div> <div>엄청난 딜레마였지만, 잠시 고민을 한 후,</div> <div><br></div> <div>할아버지 방에 있던 휴대폰을 챙겨드리고, 신분증도 챙겨드리고.. </div> <div><br></div> <div>그리고 조심히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드렸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할아버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신 후, </div> <div><br></div> <div>나도 잠옷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서 </div> <div><br></div> <div>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할아버지를 </div> <div><br></div> <div>미행하기 시작함..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할아버지는 느린 걸음으로 아파트 단지를 나가셔서 골목길을 쭈욱~ 걸으셨음. </div> <div><br></div> <div>나는 20m 뒤에서 들키지 않도록 조심조심,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div> <div><br></div> <div>할아버지 본인은 모르는 할아버지만의 수호천사라도 된 듯한 나름의 상상력을 펼치며, </div> <div><br></div> <div>조심스레 할아버지의 뒤를 밟았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5분 정도 걸었을까, 할아버지가 갑자기 확 돌아서 오던 길을 되돌아 오셨음. </div> <div><br></div> <div>들키지 않게 작은 트럭 뒤에 몸을 숨기고 할아버지를 가끔 힐끗힐끗 쳐다보았음.  </div> <div><br></div> <div>할아버지는 한 분식집 앞 의자에 앉으셨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30분 쯤 지났을까, </div> <div><br></div> <div>그 자리에 계속 계속 앉아계시는 것임! 사실 조금 멀리서 지켜보아서, 할아버지가 분식집에서 무엇을 하시는지를 </div> <div><br></div> <div>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음... </div> <div><br></div> <div>'혹시 모르는 분식집에 아무 일도 없이 그냥 앉아계신 걸까' '혹시 분식집 장사에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싶어, </div> <div><br></div> <div>할아버지가 그 자리에 계속 계시길 바라며 </div> <div><br></div> <div>집으로 얼른 뛰어가서 </div> <div><br></div> <div>5천원을 손에 쥐고 다시 뛰어나왔음. </div> <div><br></div> <div>그리고 할아버지가 앉아계신 그 분식집으로 가서 </div> <div><br></div> <div>소시지를 하나 사서 할아버지 옆에 앉았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행히도(?) 할아버지는 아무 일 없이 그냥 앉아계셨던 게 아니라, </div> <div><br></div> <div>핫도그 하나를 손에 쥐고 야금야금 드시고 계셨음. </div> <div><br></div> <div>아주머니께 "할아버지 혹시 계산 하셨나요?"라고 여쭤보자, </div> <div><br></div> <div>그렇다고 대답하셨음. </div> <div><br></div> <div>마음 한구석에서 안도의 한숨이 펴져 나왔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순간 할아버지 옆에 세워져있던 지팡이가 쓰러져, 내가 다시 세워드렸음. </div> <div><br></div> <div>그러자 할아버지가 "고맙습니다, 제가 할테니  냅두셔도 되유" 라고 하시길래... ㅠㅠㅠ </div> <div><br></div> <div>"할아버지, 저예요 할아버지 손녀딸" 이라고 알려드렸음 ㅠㅠ </div> <div><br></div> <div>그제야 "어, 가만보니 너로구나" 하고 날 알아보시더니 활짝 웃으셨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가만히 나와 할아버지를 지켜보시던 분식집 아주머니가, </div> <div><br></div> <div>친 손녀딸이냐며, 아깐 모르는 할아버지 핫도그를 계산하려는 줄 알았다며 웃으셨음. </div> <div><br></div> <div>그리고, 아주머니와 대화가 시작되었음 !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알고보니, 이 분식집은 할아버지의 단골 분식집이었음.. </div> <div><br></div> <div>이전엔 거의 매일매일 오셔서 뭔가 하나씩 잡수셨다 함. </div> <div><br></div> <div>연세가 있으신지라 할아버지가 식사량이 굉장히 적으신데, </div> <div><br></div> <div>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div> <div><br></div> <div>핫도그를 항상 반 개만 드시곤, 배부르시다며 "이건 우리 손자녀석 줄거유" 하시곤 </div> <div><br></div> <div>항상 남은 반을 집으로 싸가셨다는 것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iv> <div><br></div> <div>매일매일.. ㅎㅎ </div> <div><br></div> <div>할아버지의 손자 생각에 뭔가 뭉클.. 정말 뭉클했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또, 아주머니께선 할아버지의 다른 가족을 처음으로 보는 것이라 하셨음. </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큰 손녀딸이고, 위의 할아버지가 말한 손자는 지금 군입대를 한 지 두 달 정도 되었고, </div> <div><br></div> <div>집 근처 군부대로 자대배치를 받았다는 소식까지도 알려드렸음.. ㅋㅋㅋㅋ </div> <div><br></div> <div>이 와중에 할아버지는  손녀둘, 손자 하나가 있는데 정말 예쁘다며 </div> <div><br></div> <div>아주머니께 자랑을 하셨음.. ㅎㅎ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득 생각이 나는게, 그동안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느라 집을 비웠던 동안, </div> <div><br></div> <div>고향에 남겨진 가족들을 돌볼 수 없었음.. 아니, 관심 가질 여유조차 없는 생활(=알바라이프.....)이었음.. </div> <div><br></div> <div>대학을 졸업하고, 어찌어찌 장학금을 받아서 대학원을 한 학기 다니다가 남동생이 입대한다는 소식을 듣고, </div> <div><br></div> <div>대학원을 포기하고 그냥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왔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왜냐면, 아버지가 7년 전에 돌아가시고, 그 후에 여동생도 대학을 서울로 와서 나랑 같이 사는데.. </div> <div><br></div> <div>남동생이 입대하면 고향엔 할아버지와 엄마만 계시기 때문..! </div> <div><br></div> <div>할아버지도 할아버지대로 불편하시고, 엄마도 엄마대로 힘드실 게 정말 뻔하기 때문에, </div> <div><br></div> <div>모든 것에 미련을 갖지 않기로 하고 </div> <div><br></div> <div>가족과 함께 있기 위해서 </div> <div><br></div> <div>여동생과 나 둘 다  </div> <div><br></div> <div>바로 고향으로 내려왔었음.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포기한 것이 많은지라, 나름대로 이런 저런 속상한 생각이 들곤 하는데, </div> <div><br></div> <div>그 와중에 정말 힘이 되는 것이 가족임.. ㅎㅎ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할아버지가 며느리, 손주들을 무척 챙겨주신다는 사실, </div> <div><br></div> <div>치매기..가 있으신 와중에도 인품에 흐트러짐 없이 맑게 웃으시는 모습,.. </div> <div><br></div> <div>이런 사실 하나 하나가 내겐 정말 큰 기쁨이자 힘임.. </div> <div><br></div> <div>그리고 현재 내 삶의 원동력이자 목표임.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비록 할아버지가 나이를 많이 드셨다는 사실과,</div> <div><br></div> <div>하루하루 줄어드는 할아버지의 실루엣이 나를 울리지만,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span></div> <div><br></div> <div>할아버지 남은 여생 동안, 본인 원하시는 대로, 그리고 건강하게 살다 돌아가시도록 곁에서 지켜드리고 싶은 마음뿐임.. </div> <div><br></div> <div>이 와중에 할아버지의 단골 분식집을 알게 되고, </div> <div><br></div> <div>할아버지와 핫도그, 소시지를 먹으며 나름의 추억을 하나 만들어서 정말 기쁨!!!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게 다 스토킹 덕분입니다 여러분! </div> <div><br></div> <div>이것이 바로 스토킹의 순기능이에요!!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쨋거나 마무리를 짓자면, 오늘도 할아버지는 손주 먹으라고 핫도그 반을 집으로 싸오셨음 ㅋㅋㅋㅋㅋ </div> <div><br></div> <div>글 다 쓰고 내가 먹을거에요 ㅎㅎㅎ</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름의 미행(?) 성공기에,</div> <div><br></div> <div>할아버지 덕후손녀로서 할아버지의 단골 분식집과 음식 취향(핫도그)을 늦게나마 하나 더 알게 되었다는 기쁨에 </div> <div><br></div> <div>그리고, 할아버지의 손자손녀 생각에 마음이 정말 기뻐서 자랑글을 적어보았어요.. ^ㅡ^ </div> <div><br></div> <div>편의상 쓴 음슴체가 혹시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데포딜의 꼬릿말입니다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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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전교 1등 했어요! [71] Navi 14/05/09 19:58 33759 423
    160239
    저 회복중입니다!! ㅋㅋㅋ [47] 녘이녘이 14/05/09 02:06 24819 462
    159541
    저도 품절녀에요!! [110] 쵬지콩지 14/05/03 23:12 53983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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