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부각된 라이벌전이었죠. 뭐, 간단히 소감평을 쓰자면...작년 정규리그랑 비슷한 양상이었습니다. 모비스 초반 기세 압도, 스크 중간에 따라잡고, 엎치락 뒤치락, 그리고 모비스 패배.
스크는 모비스에게 있어 버거운 게, 모비스한테 매치업에서 우위를 가져가면서 동시에 모비스보다 '젊습니다' 그래서 결국 모비스는 지는거죠. 헤인즈가 작년보단 메롱이지만, 심스가 1순위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가운데 헤인즈도 작년 폼을 찾으면 스크도 참 강력하겠네요. 아, 매치업에서 우위를 가져간단 얘기는... 그냥 포지션별 하드웨어가 모비스보다 좋다는 얘기입니다. 하드웨어가 되면 수비가 되고, 그렇다고 공격을 못하는 팀도 아닌데 미스매치까지 생기니까요(특히 박상오). 거기서 안풀리면 헤인즈. 그런데 오늘은 작년과는 다르게 헤인즈 의존도를 의식적으로든, 어쩔 수 없는 것이었든, 줄이긴 줄였습니다. 오히려 더 강력해진 느낌이네요...
그렇다면 모비스는, 작년과 무엇이 달라졌는가하면, 일단 김시래가 빠지면서 미스매치의 정도가 약간 줄어들었고, 대신 공격에서의 매끄러움이 줄어들었죠. 거기에 함지훈의 외곽 움직임과 슈팅이 좋아지면서 스크가 약간 골때리겠다는 정도?
어쨌든 경기리뷰를 해보자면,
전반적으로 앞서 예측한대로 흘러갔습니다.
모비스 앞서고, sk 따라잡고 중후반까지 sk 리드, 그리고 모비스의 역전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sk의 재역전으로 경기 끝. 쿼터별로 나눌 필요도 못느끼겠네요.. 그렇다면 경기내용을 보자면,
일단 스크는 매치업에서 우위를 가져가기에 여러 시도를 부담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또 반면에 모비스는 돌파를 해줄 선수도, 인사이드에서 강력하게 포스트업 칠 용병도 없기에 중거리슛으로 점수를 많이 올렸죠. 그런 면에서 수비에서는 모비스가 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공격에서는 sk가 훨씬 우위에 있었다 볼 수 있겠습니다. 중거리-3점 일변도로 경기 풀어나가는거 자체가 그렇게 좋은..방법은 아니죠? 골스의 커리라던가 리그 씹어먹는 중인 조성민 정도의 생산성이라면 모를까.
스크는 일단 함지훈을 버겁게 만들면서 모비스 빅3의 한축을 봉쇄합니다. 함지훈이 외곽까지 있기에 완전히 막히지는 않지만 꽤 힘들어했죠. 문태영은 제몫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양동근을 제외한 빡세게 막으면서 양동근이 드리블을 길게 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게 만들거나, 슛을 날리게 만들었습니다. 뭐...어쨋든 매치업에서 우위가 있기에 슛견제 떄리면서 돌파막는 수비를 하면 상대는 기술로 스크를 흔들거나, 슛빨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슛빨이란건 그렇게 권장사항은 못되겠고 역시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양동근은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하나지만...기술이 있냐고 하면? 글쎄요, 그렇진 않습니다. 그래서 양동근은 유독 sk전을 힘들어하죠. 패스마인드도 있고, 슛도 있고 수비도 있지만 밥상 차려주는 센스나 휘젓고 다니는 드리블 기술이 부족하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전에서 존재감이 쩐 건 그냥 그 양반의 정신력과 근성이 ㅎㄷㄷ...
대~충 이런식으로 우위를 가져가던 sk는 모비스의 터지는 슛에 다 따라잡히고 역전까지 당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벤슨의 삽질과 헤인즈의 클래스 증명으로 경기를 끝냈죠. 역시 어떤 상황에서든 마지막 볼을 맡길 수 있는 슈퍼에이스의 존재는 농구에서 참 믿음직하죠. 반면에 벤슨은..평소엔 멀쩡한데 가끔 빡치면 똘구가 되서 으음...
아, 또 모비스는 백업이 마땅찮은 것도 마이너스요소입니다. 양동근 무릎도 안좋은데 노예행.... 함지훈도 어쩔수 없이 노예행.... 문태영은 그래도 좀 사정이 나아졌지만 sk전에서는 노예로...
모비스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생각합니다. 주전들은 늙었고, 백업은 없고, 빅3의 시너지는 함지훈이 막히는 순간부터 사라지고..
선수평을 하자면
양동근 문태영이 공동 mvp... 그리고 함지훈이 약간은 아쉽지만 집중봉쇄에도 그럭저럭 제몫을 해줬고... 신인인 전준범은 이제 거의 주전급으로 올라선 느낌으로 공헌도가 높았습니다.
sk쪽에선 김선형 헤인즈 박상오 등이 무척 잘해줬고, 심스도 슈퍼서브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전반적으로 스크 선수중에 오늘 못한 선수가 없는 거 같습니다. 리바운드도 8개나 더 많았고...
모비스빠니까, 첨언하자면 sk대책이라기보단 모비스 농구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어떤 해법이 있어야하겠습니다. 작년에 김시래가 팀에 적응하면서 모비스를 공격면에선 완전체에 가깝게 만든 것처럼요. 그렇지 않으면 올해 우승은 세간의 예상만큼 압도적인 확률은 아니리라 단언합니다.
가령...문태영 중심으로 전술을 운용한다던가, 2번자리에 이대성을 과감히 기용해서 좀 더 기술적인 농구를 할 수 있을지 시험해본다던가... 이대성이 하드웨어가 무척 좋고, 돌파능력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험해볼만하다 생각합니다. 음~ 뭐 당장 주전급으로 올라선다라는 얘긴 아니고 기회를 생각보다는 많이 받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다 키포인트 찾으면 이친구가 주전2번이 되겠죠. 하지만 올해는 안될거라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