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7살 큰 애, 현 어린이집 다닌지 1년 반이 지났는데.. 친구를 못 사귀었었어요.</div> <div>어린이집이 멀어서 어린이집버스로 등하원 하니까 가까이 사는 같은 반 친구도 없고, </div> <div>저도 같은 반 엄마들 볼 기회도 별로 없고..</div> <div>그런데 저희가 2학기 시작과 동시에 어린이집 근처로 이사를 하면서..</div> <div>하원 때마다 제가 직접 데리러 가니까 얼굴이 조금씩 익기 시작하더라구요.</div> <div>그 중에서 저희 애가 매일같이 얘기하는 좋아하는 친구랑 그 엄마도 보였어요.</div> <div>그런데 제가 좀.. 사교성도 없고 회피성 성격장애가 있어서 인사를 안..못했어요.</div> <div>하원 후 어린이집 마당에서 우리 애가 그 애랑 놀고 있어서 그 집 엄마가 자연스레 가까이 왔는데 목례만 간단히 했어요.</div> <div>마음 속으로는 이미 "우리 애가 00이를 너무나 좋아해요! 저희 애 친구도 없는데 언제 시간 내서 만나보시죠!" 라고 그 엄마 멱살을 붙들고 있었는데 말이죠.</div> <div>편의상 우리 애를 똘이, 그 애를 철이라고 하면..</div> <div>철이 엄마가 "이제 집에 가자." 하니까 철이가 "그럼 가는길에 배스킨라** 갈래!" "그래그래." 하더라구요.</div> <div>저도 저희 애를 데리고 어린이집을 나섰어요. </div> <div>그런데 저희 애가 "엄마 배스킨라** 가고 싶어." 하는거예요.</div> <div>저희 애도 철이가 하는 얘길 듣고 그렇게라도 다시 만나고 싶었나봐요.</div> <div>그래서 근처 배스킨에 가서 아이스크림 고르고 하다보니까 정말 철이네가 들어오더라구요.</div> <div>그 때 그냥 합석해서 먹으면 딱인데.. 각자 테이블에 앉아서 멀뚱멀뚱 먹고, 애들끼리는 좀 얘기하고..</div> <div>그러다가 다 먹고 목례만 하고 나왔어요.</div> <div>그 뒤로 며칠을 이불 팡팡 차면서 후회 했어요. 정말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다고..</div> <div>우리 애 7살이 되도록 동네 친구고 어린이집 친구고 한 명도 못 만들어준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미안해서 미칠것 같았어요.</div> <div>아이는 엄마를 닮는다잖아요. 저 때문에 저희 애가 친구를 못사귀나 하는 죄책감도 평소에 많았어요.</div> <div>그래서.. 일주일 쯤 지난.. 오늘!</div> <div>하원 하고 애들이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좀 놀고 있더라구요.</div> <div>저희 애도, 철이도..</div> <div>제가 놀이터 한켠에 서서 애들 보는데 그 엄마가 가까이 오길래 '오늘은.. 성공 할 수 있을까..'</div> <div>땀이 난 손에 주먹을 꽉 쥐고.. </div> <div>"저희 애가 철이를 굉장히 좋아해요..^^" 하고 용기 내서 말했어요.</div> <div>그랬더니 그 애 엄마도 바로 "저희 애도 똘이를 제일 좋아해요." 라는게 아니겠어요.</div> <div>너무 기뻤어요. 철이도 집에 와서 어린이집 친구 얘기하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말이야!" 한대요.</div> <div>그러고나서 수다를 수다를 엄청 떨었네요^^</div> <div>애들도 물 만난듯이 놀고.. 거의 4,50분을 그렇게 놀고 아무래도 가야할듯 싶어 애들 부르니까</div> <div>철이가 "똘이는 어디로 간대? 똘이 가는 데로 갈래!" 하길래</div> <div>기분이다~ 근처 마트 가서 간식 사 먹이면서 조금 더 놀게 하고 헤어졌어요.</div> <div>전화번호도 교환하고.. 철이 엄마가 자기네는 캠핑을 자주 간대요. 같이 캠핑 가자고 몇번을 얘기 하더라구요.</div> <div>첫 날인데 이 정도면 진도 많이 나갔지요? ㅜㅜ(←기쁨의 눈물)</div> <div>평소에 사람 잘 사귀는 사람들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어요. </div> <div>언제 친해졌는지 언니, 누구 엄마 하면서 서로 말 트고, 같이 장 보러 가고, 애들 같은 학원 보내면서 그 시간동안 같이 커피 한잔 하며 기다리고..</div> <div>저도 오늘 첫 발을 내디뎠으니.. 잘 해보려구요..</div> <div>근데 사람 사귀는거 정말 잘 할 줄 몰라 조금 걱정 되기도 하네요.</div> <div>그 엄마는 저보다 두 살 적던데요.. 말 놓자고 해도 되나요? 아님 그냥 누구 엄마하면서 존대하는게 편할까요?</div> <div>이런거 타이밍도 잘 모르구.. </div> <div>서른 중반인데 이런 걱정 하는거 누가 알면 웃겠죠 ㅜㅜ</div> <div>그래도 아이를 위해서, 저를 위해서 용기 내볼랍니다!</div> <div>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