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남편 + 10개월 딸과 일본에 거주중입니다.

돌잔치.

1. 시작은 부모님의 "돌잡이는 해야하지 않을까?"에서.

마침 돌잡이라는 문화에 관심을 가진 미제의 앞잡이 남편도 미끼를 물어부렀구마이.

뭐 딸 생일인 2월이면 설도 쇨 겸 어차피 친정에 갈 예정이었으니 남편만 추가로 잠깐 들르면 되지 뭐.

2. "집에서 돌잡이하기는 그렇고 식구들끼리 나가서 저녁 먹으면서 할까?"라는 부모님의 제안.

설 즈음이면 중국에 살고있는 동생네도 한국에 올테니 오랜만에 모두 모여 밖에서 밥먹는 것도 괜찮겠네.

3. "어차피 어디 룸 하나 빌릴거면 그냥 외갓집 친척들 좀 불러서 뷔페에 방 하나 잡을까?"라는 부모님의 제안.

또 마침 부모님이 연초에 집을 사서 이사를 가게 되어, 집들이도 겸해 왕래가 잦은 외갓집 친척들을 부르게 되는 상황.

겸사겸사 이모들 외삼촌들께 인사 하는 것도 괜찮겠네.

4. "아기 아빠가 한국에 잠깐밖에 못오니, 스튜디오에서 돌사진 찍는 셈치고 스냅사진사 부를까?"라는 나의 아이디어.

스튜디오 돌사진이나 돌잔치 스냅사진이나 가격은 비슷하니까.

5. "그럴거면 너네 부부도 한복입고, 너도 메이크업 받고 해."라는 친정 엄마의 제안.

그릉가?

6. 뷔페 예약을 하러 가신 아버지께서 알려주신 "뷔페 돌상 패키지에 사회자도 포함된다는데?"라는 정보.

돌잔치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사회자가 뭘하지?? 아니, 근본적으로, 돌잔치가 뭐하는 거지???

7. 돌잔치 당일 손님께 드릴 답례품과 이벤트용 선물을 준비해 달라는 뷔페 측 요구를 받고 수건에 넣을 자수 모양을 고르기 시작한 나.

돌잔치 답례용 수건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8. 성장동영상은 없어도 된다지만, 있으면 있는대로 행사 초반에 유용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영상편집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있는 나.

기왕 만드는거, 왕년에 PD를 꿈꾸며 영상편집하던 실력을 보여주마.

생각보다 점점 일이 커지는 걸 보면 결혼식 때 생각도 나고, 아직은 잼나네요.ㅎㅎㅎ

일이 하나씩 커질 때마다 남편에게 말했더니

"나는 돌잔치라는 말이 나왔을 때부터 이건 그냥 식구끼리 밥 한 끼 먹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란 걸 알고있었지"라는데

정말 너의 상상을 넘어서게 한 번 일을 키워봐줄까? 우리 딸 천장에서 줄타고 꽃가루 뿌리면서 등장하게 함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