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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aby_20047
    작성자 : 꿀잉
    추천 : 17
    조회수 : 1654
    IP : 112.170.***.130
    댓글 : 69개
    등록시간 : 2017/06/07 14:03:42
    http://todayhumor.com/?baby_20047 모바일
    워킹맘이란... 참 어렵네요 ㅠ
    푸념글이 될것 같아요, 경우에 따라서 기분이 언짢으실 분들도 계실듯 해서.. 미리 죄송합니다.

    저는 출휴 3개월만 쉬고 복직한 워킹맘입니다.
    애기가 고작 100일도 안되었을때, 복직했어요. 임신기간 내내 심한 입덧때문에, 그리고 쌍둥이에 자궁경부 길이도 짧아서 병원에서 한달 이상을 누워있었어야 했거든요.
    3~4년을 기다려왔던 아이들이라 임신기간동안 입덧때문에 죽고싶을정도로 힘들어도 나쁜생각, 나쁜말 안하려고 정말 참고 참으면서 (조산이긴 했지만) 아이들을 건강하게 낳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어렵게 만난 아이들임에도, 일을 해야할 수 밖에 없는 엄마 마음이라는게, 참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더라구요.
    나한테 이런 모성애라는게 있었던건가,, 싶을 정도로 정말 매일매일 울고, 또 울고.. (그마저도  애들에게 보여주면 정서에 안좋다고 해서 애들 앞에서는 티도 안내려고 노력했네요. 신생아들 앞에서도요.ㅠㅋㅋ)
    아이들과 정말 떨어지기 싫었지만, 시어머님과 베이비시터 이모님을 모시고 저는 복직을 하게 되었어요.

    글을 쓰기시작하면 한도 끝도없이 길어질 것 같아요.
    그냥 여러가지 일들도 많았고, 여러가지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애들 놓고 일나가서 편하고 좋겠다. 어머님이 많이 힘드시겠다.
    알죠. 어머님 고생하시는거 잘 알아서.. 
    힘든 일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마시라고 항상 말씀드려요. 
    빨래도 하시지 마세요, 씻기는것도 제가 할게요, 애들 데리고 제가 잘게요. (이건 워킹맘인 제 욕심도 있어요. 잠이라도 같이 자야할것 같아서..)

    어머님과 시터이모님은 평일에 애들 봐주시고 제가 왠만한건 다 하려고 항상 노력해요..
    아무리 건강하셔도 애들 보는 일이 보통일이 아닌건 저도 잘 아니까요 ㅠㅠ
    평일에 6시 반에 퇴근하고 오면 그날 빨래들, 젖병이나 식기 소독, 장난감 청소, 어지러진 집안 청소, 애들 목욕, 밤새 자는것까지 
    나름 힘들고 귀찮다 싶은 일은 제가 다 하려고 하는데..

    그렇다고 애들 위해서 하는 일인데 공치사 받고싶은 마음이 있는건 전혀 아니지만요
    적어도 "너는 애들 알아서 키워주고 해주시는 분 계셔서 편하겠다" "직장 다니는게 훨씬 편하지." "할머니가 고생이 많다, 잘해드려라" 같은 이야기까지 듣고싶진 않아요, 이기적이고 나쁜맘인지 모르겠지만요 ㅠ
    어머님 고생 많으신거 알고, 항상 고생하셨다고 인사도 드리고, 자주 선물도 사드리고 용돈도 매달 드리는것 외에도 더 챙겨드리기도 하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애들에게도, 애기 봐주시는 어머님 아버님께도요.

    근데 전 왜 누구에게도 고생이 많다는 이야기를, 그런 위로나 칭찬을 들을 수 없는걸까요..
    워킹맘인 저는 직장에서도 칼퇴한다고 죄인, 부모님께도 죄인, 아이들에게도 죄인이 되어가는 느낌이에요..

    누구 말마따나
    아침에 회사로 출근, 퇴근하면 집으로 출근, 애들 재우면 집안일로 또 출근인데..
    전업엄마들 육아퇴근이라는거 없어서 힘든거 잘 알고 있지만,
    워킹맘인 저도 퇴근이 없는데...
    워킹맘은 왜 그저 육아 남에게 내팽겨쳐놓은 편한 엄마가 되어있는건지..

    이 글을 쓴 이유가 다름이 아니라,
    제가 본 댓글중에 "시부모님과 살면서 육아라곤 데리고 자는것 밖에 없다" 라는 걸 보고 충격받아서요..
    아, 남들 눈엔 내가, 워킹맘이 이렇게 비춰지는구나 라고 느껴지면서
    내가 애들땜에 이런 고생을 기쁜 맘으로 사서하고 있지만
    적어도 노력하고 있다고 보여질 줄 알았는데, 그냥 편하게 일하고 돈벌면서 육아라곤 하나도 모르는 애기엄마 된 사람으로 보이는구나.. 라고.
    충격도 받고, 심장도 조금 두근거리고... 힘도 빠지고요. 요즘 몸도 맘도 힘들어서 그런가 유리멘탈이 된건가 싶기도 하고ㅠ
    뭐하러 내가 이렇게 사서 고생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가, 아니야, 애들 위해서 한건데 당연히 했어야 할 거였지, 하다가도
    그래도 속상하긴 한 느낌..ㅠㅠ
    엄마들 모두 고생이 많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ㅠㅠ (물론 아빠들도요)
    오늘만 우울해하고 다시 힘내야겠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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