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폰 보다가 메모장에 쓴 출산 후기를 발견했어요. <div>아기를 7월 14일 새벽 4시 55분에 낳았는데 메모 한 날짜가 7월 14일 오전 8시 41분이네요ㅋㅋㅋ</div> <div>애 낳고 4시간만에 폰 붙잡고 저걸 쓰고 있었다니...</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때 진통하고 아기 낳으면서 다시는 아기 안낳는다고 막 그랬었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제 겨우 100일 되어가는데 출산의 고통을 벌써 잊었어요.</span></div> <div>그래서 그럴 줄 알고 낳자마자 썼나봐요ㅋㅋㅋㅋ</div> <div><br></div> <div>어..저는 돈이 없어서 무통없이 자연분만했어요.</div> <div>일본에서 낳았는데 여긴 특별한 일 없으면 무통주사 잘 안맞는 분위기같더라고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가격도 130만원정도 하고요ㄷㄷ </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래는 메모 내용이에요ㅋㅋ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div> <div>7월 13일 오전4시반 생리통 같은 느낌에 잠에서 깸. </div> <div>첫 진통 20분간격. 왠지 오늘 병원가서 내일 낳을 것 같은 느낌임.</div> <div><br></div> <div>오전8시 진통 10분간격. 병원에 전화하고 10시쯤 천천히 출발. </div> <div>택시타면 10만원 넘게 나올 듯 하고 별로 급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버스+지하철+버스 2시간 타고 병원 도착.</div> <div><br></div> <div>오후10시 의사선생님이 1센치 열렸다고 집에 가는게 어떻겠냐고 하심. 물론 불안하면 입원해도 되지만... 지치지 않겠냐고 하심 -.-;;</div> <div><br></div> <div>오후12시 집이 멀어 입원하겠다고 하고 입원 수속.</div> <div>입원 할 수 있게 된 것에 신나서 남편 손잡고 웃으면서 입원실 올라 갔더니 간호사가 "??" 이런표정.</div> <div>입원하러 왔다니까 아직 아기 낳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은데 점심식사라도 하고 산책도 좀 하고 천~천히 돌아오라고 하심.</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오후1시반 피자먹고 근처 돌아다니다가 4시쯤 입원실로 돌아감. 진통이 오긴 오는데 별로 안아픔ㅋㅋ;;</span></div> <div><br></div> <div>오후4시 <span style="font-size:9pt;">내진 2센치. 간호사가 </span><span style="font-size:9pt;">음...입원... 하고 싶으면 해도 되는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기가 내일 나올지 모레 나올지 일주일 뒤에 나올지 모른다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일단 입원하고 내일까지 진행 없으면 다시 집에가서 기다리는걸로 하자고 하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입원 후 남편과 나는 몹시 초조했음. 배가 너무 안아프고 진통간격이 10분이상으로 벌어져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다른 아픈 산모들 보면서 좀 민망하기도 하고 너무 입원실에서 누워서 놀고있는 느낌이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남편이 나한테 '왜 이렇게 멀쩡한건데!! 부끄러워 ㅠ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나는 '나도 아프고 싶다'고 미친소리를...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괜히 입원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남편은 나때문에 오늘 일정 다 뺐는데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ㅋㅋㅋㅋ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오후8시 진통 10분간격 3~4센치열림. 진행된게 있어 남편 집에 안돌아가도 됨.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원래 면회시간이 20시까지라 분만하는거 아니면 보호자가 돌아가야함)</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엄청난 사이즈의 젤리덩어리같은 피가 나옴. 이슬은 눈곱만큼 나오는 건줄 알았는데 편의점 푸딩사이즈에 엄청 놀람.</span></div> <div><br></div> <div>오전12시 이때부터 진통이 아프기 시작. 진통 간격 널뜀 졸려죽겠는데 아파서 계속 깸. </div> <div>숨소리가 커지고 눈 뒤집히고 눈물 나기 시작함.</div> <div><br></div> <div>오전2시 참을 수 없을정도로 아프기 시작해서 간호사 부름. 6센치. 분만실로 이동해 주사바늘 꽂음</div> <div>그 후 분만실근처 병실로 이동. 이 두시간 반이 제일 힘들었음. </div> <div>죽여줘 언제까지 엄마 왜 이따이 으아아아아악 하아하아하아 야메떼 등등 온갖 말을 하며 비명. </div> <div>천장에 고리 쳐다보며 죽고싶다는 생각 하며 버팀. </div> <div>4인실에 다른 사람들 자는데 다른 사람들이고 뭐고 비명이 절로 나옴. </div> <div>소리 안지르면 버틸 방법이 없음. 화장실 한 번 갔다가 죽는 줄. </div> <div>간호사고 남편이고 다 죽이고 싶음. 내가 엄청난 죄를 지었구나 했음. </div> <div>내진할 때 정말 아팠음. 진통 안올땐 시원한 느낌도 있었지만 진통올 때 내진은... </div> <div>그렇게 아픈데도 7센치..8센치.. 너무 절망적이었음. </div> <div><br></div> <div>4시 30분 마지막 내진 후 분만실로 이동. 산소마스크 씀.</div> <div>진통이 오면 힘주라고 함. 솔직히 진통올 때 힘 빼고 호흡하는 것 보다 숨참고 힘주는게 훨씬 쉬웠음. </div> <div>제발 빨리 끝내고 싶단 마음으로 있는 힘껏 힘줌. </div> <div>인터넷에서 읽었던 어느 블로거의 글을 떠올리며 내가 로켓발사대라고 생각함. </div> <div>아무리 힘줘도 머리가 보인다거나 그런 말을 안해줘서 언제까지 이래야하나 암울함. </div> <div>아래 뭐가 껴있는 느낌인데 찢어질듯 아프고 고통스러웠음. </div> <div>간호사가 이제 다 끝났다고 밑에 보라고 함. </div> <div>마지막으로 밑에 제대로 보고 힘주라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밑에 보니 애기가 있음. </div> <div>당황스러움. 남편이 엄청 움. 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음. </div> <div>내가 제일 처음 한 말은 "끝났다"임.</div> <div>-------------------------</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정말 그 때는 아기가 귀엽거나 감동적이거나 그런게 없고</span></div> <div>드디어 끝났다 이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ㅋㅋ</div> <div><br></div> <div>참 분만실에는 조산사분이랑 간호사분 두 분 들어오셔서 아기 받아주시고</div> <div>다 끝나고 나니까 졸려보이는 남자분이 들어왔는데 청소하러 오신 줄 알았거든요,</div> <div>근데 그 분이 의사선생님이었어요ㅋㅋㅋ 분만 끝난 제 상태 슥 체크하고 나가셨어요.</div> <div><br></div> <div>저는 제 모습을 제가 못봤고 아팠던 것도 다 잊어버렸는데</div> <div>남편은 진통 겪는거 다 보고 분만하는것도 본게 절대 잊혀지지가 않나봐요ㅋㅋ</div> <div>그래도 분만할 때 같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div> <div>제가 그렇게 힘들게 낳는거 봐야 제가 얼마나 고생했나 알거 아니에요ㅠㅠ</div> <div>참고로 전 낳기전에는 병원에 걸어들어가서 소리한번 안지르고 씩씩하게 낳아야지 !! 이런 생각이었습니다...만....</div> <div>하하하하...</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