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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aby_16808
    작성자 : 호우호우호우
    추천 : 6
    조회수 : 923
    IP : 58.0.***.193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10/19 20:21:46
    http://todayhumor.com/?baby_16808 모바일
    폰 메모장에 쓴 출산후기?기록? 발견했어요ㅋㅋㅋ
    옵션
    • 창작글
    오늘 폰 보다가 메모장에 쓴 출산 후기를 발견했어요.
    아기를 7월 14일 새벽 4시 55분에 낳았는데 메모 한 날짜가 7월 14일 오전 8시 41분이네요ㅋㅋㅋ
    애 낳고 4시간만에 폰 붙잡고 저걸 쓰고 있었다니...
    그때 진통하고 아기 낳으면서 다시는 아기 안낳는다고 막 그랬었는데
    이제 겨우 100일 되어가는데 출산의 고통을 벌써 잊었어요.
    그래서 그럴 줄 알고 낳자마자 썼나봐요ㅋㅋㅋㅋ

    어..저는 돈이 없어서 무통없이 자연분만했어요.
    일본에서 낳았는데 여긴 특별한 일 없으면 무통주사 잘 안맞는 분위기같더라고요.
    가격도 130만원정도 하고요ㄷㄷ  
    아래는 메모 내용이에요ㅋㅋㅋ

    -----------------------
    7월 13일 오전4시반 생리통 같은 느낌에 잠에서 깸. 
    첫 진통 20분간격. 왠지 오늘 병원가서 내일 낳을 것 같은 느낌임.

    오전8시 진통 10분간격. 병원에 전화하고 10시쯤 천천히 출발. 
    택시타면 10만원 넘게 나올 듯 하고 별로 급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버스+지하철+버스 2시간 타고 병원 도착.

    오후10시 의사선생님이 1센치 열렸다고 집에 가는게 어떻겠냐고 하심. 물론 불안하면 입원해도 되지만... 지치지 않겠냐고 하심 -.-;;

    오후12시 집이 멀어 입원하겠다고 하고 입원 수속.
    입원 할 수 있게 된 것에 신나서 남편 손잡고 웃으면서 입원실 올라 갔더니 간호사가 "??" 이런표정.
    입원하러 왔다니까 아직 아기 낳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은데 점심식사라도 하고 산책도 좀 하고 천~천히 돌아오라고 하심.

    오후1시반 피자먹고 근처 돌아다니다가 4시쯤 입원실로 돌아감. 진통이 오긴 오는데 별로 안아픔ㅋㅋ;;

    오후4시 내진 2센치. 간호사가 음...입원... 하고 싶으면 해도 되는데 
    아기가 내일 나올지 모레 나올지 일주일 뒤에 나올지 모른다고 
    일단 입원하고 내일까지 진행 없으면 다시 집에가서 기다리는걸로 하자고 하심.
    입원 후 남편과 나는 몹시 초조했음. 배가 너무 안아프고 진통간격이 10분이상으로 벌어져서 
    다른 아픈 산모들 보면서 좀 민망하기도 하고 너무 입원실에서 누워서 놀고있는 느낌이라..
    남편이 나한테 '왜 이렇게 멀쩡한건데!! 부끄러워 ㅠㅠ'
    나는 '나도 아프고 싶다'고 미친소리를... 
    괜히 입원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남편은 나때문에 오늘 일정 다 뺐는데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ㅋㅋㅋㅋ  

    오후8시 진통 10분간격 3~4센치열림. 진행된게 있어 남편 집에 안돌아가도 됨. 
    (원래 면회시간이 20시까지라 분만하는거 아니면 보호자가 돌아가야함)
    엄청난 사이즈의 젤리덩어리같은 피가 나옴. 이슬은 눈곱만큼 나오는 건줄 알았는데 편의점 푸딩사이즈에 엄청 놀람.

    오전12시 이때부터 진통이 아프기 시작. 진통 간격 널뜀 졸려죽겠는데 아파서 계속 깸. 
    숨소리가 커지고 눈 뒤집히고 눈물 나기 시작함.

    오전2시 참을 수 없을정도로 아프기 시작해서 간호사 부름. 6센치. 분만실로 이동해 주사바늘 꽂음
    그 후 분만실근처 병실로 이동. 이 두시간 반이 제일 힘들었음. 
    죽여줘 언제까지 엄마 왜 이따이 으아아아아악 하아하아하아 야메떼 등등 온갖 말을 하며 비명. 
    천장에 고리 쳐다보며 죽고싶다는 생각 하며 버팀. 
    4인실에 다른 사람들 자는데 다른 사람들이고 뭐고 비명이 절로 나옴. 
    소리 안지르면 버틸 방법이 없음. 화장실 한 번 갔다가 죽는 줄. 
    간호사고 남편이고 다 죽이고 싶음. 내가 엄청난 죄를 지었구나 했음. 
    내진할 때 정말 아팠음. 진통 안올땐 시원한 느낌도 있었지만 진통올 때 내진은... 
    그렇게 아픈데도 7센치..8센치.. 너무 절망적이었음. 

    4시 30분 마지막 내진 후 분만실로 이동. 산소마스크 씀.
    진통이 오면 힘주라고 함. 솔직히 진통올 때 힘 빼고 호흡하는 것 보다 숨참고 힘주는게 훨씬 쉬웠음. 
    제발 빨리 끝내고 싶단 마음으로 있는 힘껏 힘줌. 
    인터넷에서 읽었던 어느 블로거의 글을 떠올리며 내가 로켓발사대라고 생각함. 
    아무리 힘줘도 머리가 보인다거나 그런 말을 안해줘서 언제까지 이래야하나 암울함. 
    아래 뭐가 껴있는 느낌인데 찢어질듯 아프고 고통스러웠음. 
    간호사가 이제 다 끝났다고 밑에 보라고 함. 
    마지막으로 밑에 제대로 보고 힘주라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밑에 보니 애기가 있음. 
    당황스러움. 남편이 엄청 움. 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음. 
    내가 제일 처음 한 말은 "끝났다"임.
    -------------------------

    정말 그 때는 아기가 귀엽거나 감동적이거나 그런게 없고
    드디어 끝났다 이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ㅋㅋ

    참 분만실에는 조산사분이랑 간호사분 두 분 들어오셔서 아기 받아주시고
    다 끝나고 나니까 졸려보이는 남자분이 들어왔는데 청소하러 오신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 분이 의사선생님이었어요ㅋㅋㅋ 분만 끝난 제 상태 슥 체크하고 나가셨어요.

    저는 제 모습을 제가 못봤고 아팠던 것도 다 잊어버렸는데
    남편은 진통 겪는거 다 보고 분만하는것도 본게 절대 잊혀지지가 않나봐요ㅋㅋ
    그래도 분만할 때 같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게 힘들게 낳는거 봐야 제가 얼마나 고생했나 알거 아니에요ㅠㅠ
    참고로 전 낳기전에는 병원에 걸어들어가서 소리한번 안지르고 씩씩하게 낳아야지 !! 이런 생각이었습니다...만....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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