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의학적으로 말하는 난임입니다. <div><br></div> <div>결혼한지 2년이 조금 넘어가는데 아직도 아이가 안생기는.</div> <div><br></div> <div>배란장애가 있대요. 난소가 다낭성이라더군요. 나팔관 검사는 아직 못했는데, 난소만 해도 이유가 충분하네요.</div> <div><br></div> <div>남편 올챙이는 검사했는데 수퍼쌩쌩하대요. 제 탓인거죠.</div> <div><br></div> <div>사실 결혼 전에도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빨리 갖고 싶은 적도 없었구요.</div> <div><br></div> <div>아이를 낳는다는것이 제 인생에 큰 목표이자 큰 부분은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막연히 하나 정도는 있어야겠지. 라고 생각하고 와준다면 최선을 다해서 키워야지. 라고 생각했던정도입니다. </div> <div><br></div> <div>그런데 결혼을 하고 저런 진단을 받고, 산부인과를 다니고 약을 먹고 해도 임신은 잘 안되고.</div> <div><br></div> <div>그러다 보니 사람이 참 간사하게도 임신에 간절해지더라구요.</div> <div><br></div> <div>근데, 낳고 나서를 생각하면 사실 한숨부터 나와요.</div> <div><br></div> <div>저는 지금 이직한 직장에서 막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고, 연말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사실 6월 이후에나 임신을 해야 합니다. </div> <div><br></div> <div>그런데 난임이니까 6월에 생길지는 몰라요. 나이도 이제 35세이죠.</div> <div><br></div> <div>저는 출산 후에도 일을 그만 둘 생각이 없어요. 저뿐 아니라 엄마 시어머니 아줌마가 엉켜서 육아지옥 맞이해야합니다.</div> <div><br></div> <div>생각 할 일 해결 할 일 투성이네요.</div> <div><br></div> <div>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간절해지더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div>남편이 나한테 삐지거나 해도 남편은 아이가 갖고싶은데 내가 못가지니까 짜증이 나는가 하는 그런 의심까지 하네요.</div> <div><br></div> <div>사실 뭐라고 한적 한번도 없어요, 근데 그냥 제발저리는거죠. 제가 저를 혼자 달달 볶는거에요. </div> <div><br></div> <div>TV에 출산 관련 얘기만 나와도 부아부터 치밀고 그냥 화가나요. 남편 눈치가 보이고요.</div> <div><br></div> <div>친정엄마는 대놓고 압박하고 아예 직장을 관둬보라십니다. 스트레스 안받으면 애가 잘 들어선다면서.</div> <div><br></div> <div>친정엄마가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제 상태 따로 말씀 안드렸어요.</div> <div><br></div> <div>시어머니도 압박은 안주시지만 길거리에서 애기만 보면 눈을 못 떼시네요.</div></div> <div><br></div> <div><br></div> <div>이러다 보니, 마치, 그냥, 임신이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처럼 보이는 그런 느낌?</div> <div><br></div> <div>일단 하면, 이 마음의 모든 갈등이 당장은 해결될거 같은 느낌. </div> <div><br></div> <div>이게 그냥 이 임신이 간절해지는게</div> <div><br></div> <div>과연 내 만족을 위해 임신을 원하는건지 아이를 원하는건지조차 헷갈려져요 이제는.</div> <div><br></div> <div>어릴때 부터 완벽주의자같은 성격이고 직장이나 학교에서도 남들한테 지는건 참아도 내가 해야 할일을 안하면 스스로가 못참는 성격이었어요.</div> <div><br></div> <div>임신은 내가 빨리 해치워야 할일, 이라고 생각되니</div> <div><br></div> <div>이게 마치 숙제같고 못하는 내가 병신같고 다들 나를 비난하는거 같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애도 못가지는 제자신이 너무 싫어요.</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그냥 테스터 두줄이 한번 보고싶은, 왜 임신을 하고싶은지 조차 헛갈려지는, 돌대가리같은 내 머리도 싫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제 세쌍둥이 육아프로그램 보다가 갑자기 터진 감정이 아침까지 남아서 그냥 써 봤어요...</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