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쌍둥이 키우고 있어요. <br>쌍둥이라 힘들어서 애들 다 데리고 외출하는 건 손에 꼽을 만한 일이긴 하지만... 나갈 때마다 동물원 원숭이가 된 거 같아요.<br><br>아이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개월 수가 아니라 쌍둥이 유모차 태워서 다닐 수 밖에 없는데 유모차가 워낙 크니 눈에 잘 띄는 건 사실이에요.<br>그래서 되도록 사람많은 곳에 안가려고 하는데 불가피하게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유모차 밀고 가는 제 주변에서 손가락질하면서 '어머 저기봐. 쌍둥인가봐~' 라고 합니다.<br>유모차 캐노피 내려놓으면 그거 걷어올리면서 애들 얼굴 확인하고..<br>'요새 쌍둥이가 유행이네~' 는 덤으로 따라오는 말이구요.<br>그냥 속으로 생각하고 겉으로 표현 안하면 안되나요?<br> <br><br> <br>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에요.<br>밖에 나갈 때마다 모르는 사람들이 다 쌍둥이 쌍둥이 쌍둥이 하면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거..<br>다 들리는데 어머 저기 쌍둥인가봐~ 남잔가? 여잔가? 저기 쌍둥이 봐봐~ 하며 나누는 대화..<br>쌍둥이 신기하다며 갑자기 핸드폰 꺼내서 사진찍는 사람들...<br> 그 와중에 쌍둥이 어떻게 가졌냐고 시험관했냐 인공수정했냐 물어보는 거..<br><br>다른 곳에 있는 자기 아이까지 불러오며 여기 쌍둥이 있다~ ㅇㅇ야 쌍둥이 봐봐~ 라며 구경시켜주는 거..<br>요새 왜이렇게 쌍둥이가 많아~~~~?? 라는 말...<br>요새 쌍둥이 유행이잖아~ 라는 말까지... <br><br><br> 유행 따라서 쌍둥이 낳은 거 아니에요.<br>그 어떤 말보다 그 얘기에 제일 상처받네요.. <br>쌍둥이 부모 카페에서 그런 일들 겪은 글 많이 올라와서 각오는 했는데 실제로 외출할 때마다 이런 상황을 맞이하니 너무 부담스러워요.<br> 티비에 쌍둥이들 많이 나온 이후부터는 더더욱 심해졌다고 그러더라구요.<br>아이들 데리고 나가면 구경거리로 전락한 기분이 자꾸 들어서 외출이 점점 무섭네요.<br><br> 혹시라도 길가다가 쌍둥이 유모차타고 누가봐도 쌍둥이입네.. 하면서 지나가는 아이들과 엄마를 보시거든 그냥 속으로만 생각해주세요..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