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닿는 부분만 색을 넣으면 아래와 같이 칠해지지 않은 거대한 영역이 남게 됩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하지만 빛은 직진하고, 빛이 닿지 않으면 물체는 색을 낼 수 없습니다.
이 영역이 보인다면, 그것은 어딘가에서 빛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칠한 빛 때문은 아니죠. 그 빛은 닿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이제, 또다른 빛을 고려할 차례입니다.
또다른 빛이라고 하니 어떤 조명을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대개는 주변 물체에서 오는 빛입니다.
야외라면 많은 경우 하늘빛을 고려하게 되고, 태양빛이 강한 여름이라면 바닥에서 오는 빛이 강합니다.
실내라면 주변 물체 중 가장 강하게 빛을 반사하는 물체를 생각합니다.
이 그림의 경우, 연직 위에서 빛이 비치므로, 가장 강하게 반사하는 물체는 빛의 반대방향에 있는 '바닥' 이 되어, 바닥에서 위쪽 방향으로 오는 빛을 표현하는게 정석적이지만,
실제로 관찰해보면 정말 어느 방향이든지 다 가능합니다. 주변 물체를 고려하되 가장 강한 빛이 오는 방향은 자유롭게 정하셔도 됩니다.
저는 수평방향에서 빛이 온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물체에서 오는 빛은 대개 일반적인 조명과는 달리 크기가 큽니다. 벽면의 크기만큼 큰 은은한 조명을 생각해보세요.
계란에다가 이 조명을 표현하면 딱히 추가로 할 말은 없습니다. 이전과 똑같이, 경계를 표현하고, 경계 근처에서만 명암은 급격히 변화하고.. 나머지는 변화가 없다시피 명암을 주면 됩니다.
하지만 복잡한 물체에 적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일단 빛이 닿는 부분을 모두 칠합니다.
이 부분을 보세요. 구석진 부분은 빛이 닿긴 하지만, 온전히 도달하지 못합니다. 굴곡에 가려서 빛이 일부밖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큰 조명의 경우, 빛이 닿긴 하지만 100% 닿지 않아 어두워지는 것까지 고려해주어야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빛이 클 수록 구석이 어두워진다는 것입니다.
거시적으로는 팔이나 어깨, 엉덩이로 가려지는 허리 뒤쪽부분이 어둡고, 미시적으로는 엉덩이 골 (..) 이 그러하겠죠. 이런 부분은 빛이 정면으로 닿아도 어둡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이런 부분을 표현할 때도 빛이 아예 안 닿는 부분만큼 어둡게 해선 안 됩니다.
빛을 더 고려할 게 아니라면 마지막으로 가장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을 어둡게 칠해줍니다.
완성.
끝내기 전에 질문.
칠하면서 이미 밝은 부분은 안 건드렸네요. 약하더라도 빛이 도달할 텐데 이부분도 색이 변해야 하지 않나요?
저는 이에 관해서 이야기할 산더미같은 이야기가 있지만 최대한 참고 있습니다.. 이거 이야기하다간 올해가 다 갑니다..
결론만 말하면, 약한 빛은 강한 빛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합니다. 그러니깐 약한 빛은 어두운 부분에만 칠해도 무방합니다. 끝.
(물론 취향에 따라 고려할 수도 있지만 그 영향력은 아주 미미할 겁니다.)
또다른 질문.
그러면 두 빛 다 강한 빛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정답은, 그런 환경은 많지 않다 입니다.
그런 환경이라면 무대조명 노래방 조명 같은게 떠오르는데.. 그럴 때야말로 취향에 따라 그리면 됩니다. 구분해서 그려도 되고, 색이 같다면 거대한 하나의 빛으로 그려도 됩니다.
어, 굳이 그런데가 아니더라도, 조명이 많은 곳은 널려있지 않나요?
시장같이 빛이 많은데는 어떻게 하죠?
여기서 유의하실 점은, 점광원의 경우 빛의 세기가 거리제곱에 반비례하여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지구과학시간에 분명 배우셨을 겁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세요!
다들 시험치기에 바빠서 이것의 진짜 의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밝기가 거리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은, 조금만 거리가 떨어져도 빛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란 말입니다.
실제로 시장통에서 조명을 관찰해보시면, 가게앞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조명을 거의 받지 못합니다.
가장 가까운 조명만 고려하심 되고,
낮이라면 심지어 태양이 없어도 하늘빛이 제일 강력하기도 합니다.
이런것들은 계속 관찰해야 알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빛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그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시고.. 그림자를 확인해보세요. 그림자로 빛의 방향을 알 수 있고.. 그림자가 흐리면 빛의 크기가 큰 겁니다. 빛의 크기가 클 수록 그림자와 명암 개념이 사라지고 앰비언트 오클루젼 효과만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