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휴무를 받았다.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쉬는 도중 어머니께서 밥먹으라고 나를 깨우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으 좀더 자고 싶지만 가족들과 식사하는건 언제나 좋은일이기 때문에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식사준비를 도우고 상을 옮겼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는 밥을 먹었다.</span></div> <div>모자간에 대화가 없었다.</div> <div>나는 피곤했고 어머니는 TV뉴스를 보고 계셨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더니 이내 재미없어지셨는지 TV를 끄시고 상을 치우신뒤 쇼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키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어머니의 스마트폰으로 뭘하는지 갑자기 궁굼해져서 물었다.</span></div> <div>"어무이 스마트폰으로 뭐합니꺼?"</div> <div>"몰러 게임인데... 재미있어서 받아서 하는중인데 영 재미있질 않네"</div> <div>"그래예?"</div> <div>그리곤 이내 대화는 없어졌다. 어머니께서 퍼즐시리즈 게임을 하시는데 막히시나보다.</div> <div>난 이읔고 러브라이프 스쿨아이돌 패스티벌을 켰다.</div> <div>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우정 NO CHANGE로 라이브를 하기 시작했다.</div> <div>어머니께서는 언제 게임을 끄셨는지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div> <div>"그건 뭐꼬?"</div> <div>"아 저번주 인가? 새로나온 게임인데예.. 할만합니더"</div> <div>"야 근데 무슨 그놈의 왜놈말이 그렇게 나오노?"</div> <div>"아이고 어머니예... 일본에서 만들어서 한국에 유통시킨 게임이라 일본어가나오지예"</div> <div>어머니는 이읔고 정색하시며 말씀하셨다.</div> <div>"니는 나~가(나이가) 30이나 되놓고 뭐~하는 짓이고.. 알라들(어린아이들)이나 하는걸 앉아서 하고 있노?"</div> <div>"아이고 어무니예.. 어머니랑 저랑 나이차가 30년남니더.. 어머니 모르십니꺼? 제 어릴때 인형옷 갈아입히고 논거예"</div> <div>"그래 마 니 어릴 때 누부야(누나)가 많아서 누부야옷 다 뻇어서 니가 다 입엇다 아이가? 그래가 옷안주면 옷잡고 뒤로넘어갔다아이가?</div> <div>(어린아이들이 울면서 경기일으키는상태)"</div> <div>"아이고 어무니예.. 알라눈에 당연히 여자 옷이 이쁜데.. 알라땐 원래 그렇게 입고 싶은거 아니겠습니꺼?"</div> <div>어머니와 나는 대화의 소재를 찾았는지 서로 말이 바쁘게 오갔다.</div> <div>그리고 어머니께서 말하셨다.</div> <div>"니 아까 그거 하던거 어디서 다운받는지 갈켜도"</div> <div>"어무니예 이거 하시게예?"</div> <div>나는 눈치없게 어머니에게 물었다.</div> <div>"아따마 고놈 갈켜달라면 가르쳐주면 되지 왤케 말이 많아쌌노"</div> <div>"아이고 알았심더.."</div> <div>나는 어머니께 러브라이브 스쿨아이돌 폐스티벌 게임을 설치했다.</div> <div>그리고 어머니꼐서 게임을 켜시고 나에게 물었다.</div> <div>"이거 뭘 눌러야되노?"</div> <div>어머니께서는 러브라이브 아이돌 처음 선택지에 아이돌 고르는 화면이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무이 하고 싶은거 하시면 됩니더.. 그거예 어차피 나중에 많이하다보면 나오긴합니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실 러브라이브중 최애캐를 선택하는 거지만 나는 일부로 말을 빙빙 둘러가며 이야기햇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머니는 신중한 얼굴로 안경을 끼시고 하나하나 살펴보고 보이스를 듣고 선택하기 시작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는 이내 결정한듯 한 캐릭을 고르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따 어무니예.. 역시 피는 못속입니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와?(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처음 고른 캐릭터가 어무이가 고른 캐릭터입니더.. 역시 우리 어머니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따 은가이도 치키쌌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정말 한치의 거짓없이 어머니께서도 마키를 고른것이었다. </span></div> <div>어머니는 아들과의 공감(?)을 느끼시곤 겉으론 싫은듯 하지만 좋아하는 눈치였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정말 극도의 궁금증이 생겨 어머니꼐 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무이예 왜 그거 골랐습니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야는 애가 좀 싸보이고 야는 왤케 목소리가 듣기 싫노 그래서 마 그냥 야 뽑았다."</span></div> <div>어머니 니코가 싸다니요... 전세계 니코팬들이 웁니다..</div> <div>그리고 연세가 있으신분께서는 코토리 목소리가 듣기싫은가 보네요 ㅜ.ㅜ</div> <div>"야는 좀 뚱뚱하네.. 니 살안빼나? 나중에 동맥경화에 갑자기 쓰러진다. 내 뚱뚱한거 딱질색인거 모르냐?"</div> <div>어머니의 설교가 이어졌다.</div> <div>사실 스쿠패스게임 캐릭터 선택지에 다른 애들은 날씬하게 나왔는데 유독 노조미만 뚱뚱하게 보인것도 사실이다.</div> <div>허나 그건 다른아이들은 손을 들거나 허리에 얹거나 하는 포즈로 있는데 유독 노조미만 양손을 허리에 붙여서 눈이 많이 안좋으신 어머니께서는 그 팔을 상체체격으로 착각하신 모양이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머니는 튜토리얼을 하시며 나에게 궁금한것에 대해 하나하나 상세히 질문하셨다.</span></div> <div>"어무이예 그 동그라미에 별표 들어간건 타이밍 놓쳐서 누르면 피가 깎입니더. 그리고 그 동그라미에 가운데 선들어간건 그 두개같이 누르라는 말입니더"</div> <div>"알았다."</div> <div>그리곤 어머니께서는 튜토리얼을 끝냈다.</div> <div>내심 연세가 있으신분들에게는 이런 복잡한 게임이 어려울 수 있다.</div> <div>나는 어머니께서 최대한 싫증 나지 않고 게임을 계속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했다.</div> <div>어머니는 우리들의 LIVE 너와의 LIFE easy모드를 플레이하기 시작했다.</div> <div>어머니와 난 친구를 맺었고 좀 지켜보다가<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전화가 왔다. 친구가 놀자고 나오라는 전화였다.</span></div> <div>난 어머니께 말했다.</div> <div>"어무이예 XX가 보자네예 보고 옵니더"</div> <div>"마 일찍온나 저녘늦게 싸돌아다니지 말고"</div> <div>"알았습니더"</div> <div><br></div> <div>나는 집을 나왔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다.</div> <div>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저녘늦게까지 어머니 혼자 집에 계신다.</div> <div>나는 휴무인데 같이 시간 보내드려야 하는데 어머니께서 쓸쓸하겠다 라고 생각하곤 어머니 드시라고 치킨을 사서 집에 갔다.</div> <div>삑- 삑- </div> <div>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너무나 익숙한 음악이 들렸다.</div> <div>그건 꼬옥 껴안고 Love로 접근중 이었다.</div> <div>나도 아직.. 많이 즐기지 못해 Rank가 21인데 어머니께서는 이미 27이셨다.</div> <div>"아따 어무니예 왤케 그렇게 열심히 하십니꺼?"</div> <div>"마 할께 없어서 그냥 한다."</div> <div>"쉬엄쉬엄 하이쇼. 스마트폰 오래만지면 열이 심해서 몸에 안좋습니더"</div> <div>"알았다.."</div> <div>난 내심 기쁘면서도 어머니가 집에서 얼마나 쓸쓸하셨을까? 혹시 요근래 바빠서 대화가 없었는데 러브라이브 스쿨아이돌 폐스티벌 게임을 하니 아들과 공감대가 형성되어 좀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을까? 해서 열심히 게임을 하신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div> <div>아무래도 경상도 남자는 말이 적은편이니 말이다.</div> <div>샤워를 하고 나오니 어머니께서는 TV를 보고 계셨다. 스마트폰은 충전중인것 같았다.</div> <div>그렇게 난 방에 들어와서 러브라이브를 켰다 그런데 쪽지가 와 있었다.</div> <div>어머니께서 보낸 쪽지였다.</div> <div><br></div> <div>'XX야 일하느라 많이 힘들지? 우리아들 빨리 여자친구가 생겨서 결혼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좀 아쉽구나. 일이 아무리 바빠도 식사는 제때 챙겨먹어라. 사랑한단다. 어머니가'</div> <div><br></div> <div>카톡에서도 애X팡 푸쉬메세지만 보내시는 어머니께서 쪽지를 남기시다니... 난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div> <div>그리고 방에 나가서 TV를 보고 있는 어머니를 뒤에서 꼭 껴안아 드렸다.</div> <div>"야가 와이카노.. 덥다 버뜩 안비키나?"</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요근래 자주 까먹으신다. 감자를 삶다가도 불을 켜놓은채 외출하기도 하고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야하는데 소금을 뿌리신다.</div> <div>어머니께서는 자신이 잊기전에 사랑한다는 감정을 나에게 남기고 싶었던건 아닐까?</div> <div><br></div> <div>아무래도 난 어머니꼐서 남기신 이 쪽지가 있는한.. 러브라이브 스쿨아이돌 폐스티벌을 영원히 지울 수 없을것 같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