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만약 못다한 소망이 있어 
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집에서 예쁨받는 고양이로 태어나거나
마음씨 고운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상가 분식집 아줌마는 나비라 부르며 먹을것 주시고
폐지 정리하시는 할머니는 네가 안됐다며
매일매일 생선을 챙겨오셔서 통째로 주셨었지
동생이랑 네 이야기하면서 우리보다 잘먹는다고 막 웃었는데.



그저 가난한 고학생인 나는
500원짜리 생수랑 소세지 몇개 밖엔 줄것이 없었지만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오늘도 그자리에 있을까 기대감에 두근거렸던 그 기분을,
운이 좋아 만난 그날엔 그렇게도 나를 기쁘게 하던 그 너를
나는 잊을수가 없을것 같아

나는 네게 준 것이 없지만
너는 내게 많은걸 주고 가는구나


좋은곳으로 가렴


길 한 가운데 누워 있는 너를 
길가로 치워주고 싶어 한참을 서있었는데
아직은 지나다니는 차가 너무 많아 거기까지 갈 수가 없구나
그리고.. 피흘리고 있는 네 모습이 사실 좀 무섭기도 하고..
오늘은 개미 한마리도 못잡는 내가 참 싫다


우리, 어제까지만 해도 참 좋았는데 그치?
내가 나잇값 못하고 산 비눗방울 불어주면
네가 그거 쫓아가서 터뜨려놓고는 어디갔는지 막 찾기도 하고..
나뭇가지 줏어다가 흔드니까 막 신나서 뛰어다녔잖아.

요며칠 비가와서 밥을 제대로 못먹었는지 소세지를 허겁지겁 먹길래 
내가 소세지 하나 더 사러갔는데.. 그 짧은 사이에 어디가고 없더라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갔지 싶어서 좀 서운했는데
오늘은 또 어딜 가느라고 차도 많은데 차도를 건넜니


냉장고에 넣어놨던 어제 못준 소세지 가지고 나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