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처음, 가습기용도로 사놓은 항아리에 물고기가 있으면 이쁠것같다는 생각에 널 사왔었다. <div>그러다 점점 키울때 필요한 용품들이 늘어가고, 항아리는 거진 완벽한 어항되었다.</div> <div>당시 책임감도 관심도 없던 부모님에게서 나는 단지 불쌍하다는 이유로 조금씩 너에게 관심을 가졌고</div> <div>결국엔 너는 완벽한 내 책임이 돼있었지</div> <div>식물도 하나 제대로 못키워서 말려죽이는 나한테 너는 너무 귀찮고 싫은 존재였었다.</div> <div>그리고 너도 맨날 먹이를 주는 나지만 가까이 가면 무조건 돌틈으로 숨기 바빴지.</div> <div>나는 너를 귀찮아하고 싫어했고, 너도 나만보면 숨기 바빴으니 날 좋아하진 않았을꺼같다.</div> <div>그런 너였는데, 막상 가버리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div> <div>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았다. 징그러워하고, 아주 귀찮아했다.</div> <div>그런데 니가 죽은 어젯밤, 죽기직전까지 힘들어하는 널보며 난 니가 죽지 않기를 바랐다.</div> <div>하지만 넌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짜내어서 물을 크게 첨벙이고는 죽어버렸다. 그런 너가 난 마지막까지 징그러웠다.</div> <div>널 뭍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너한테 정이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다.</div> <div>너의 두꺼운 입술과 커다란 비늘은 너무 징그워웠지만, 찰랑이는 지느러미는 참 예뻤다.</div> <div>내가 먹이를 줄때마다 넌 숨어버렸지만, 내가 멀리 떨어지면 슬쩍 나와서 먹이를 먹었다.</div> <div>나는 그런너가 재밌어서 늘 숨어서 먹이를 먹는모습을 구경했다. 그러다 날 발견하고 다시 숨어버리면 조금 미안해하곤 했다.</div> <div>나는 너에게 관심이 아주 없었기에, 니가 언제 우리집에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div> <div>그 흔한 사진한장이 없고, 너를 부르던 이름조차 없다.</div> <div>다만 같은시기에 구입했던 다른물고기가 새끼를 낳을때 사진은 있어서, 대략 5년정도 되었겠다 하고 추측만 할수 있었다.</div> <div>니가 온 날짜도 모르고, 너의 이름도 없고, 사진한장이 없다. 이제서야 내가 너한테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이런 무관심속에서 5년동안이나 버텨준 너가 고마웠다.</div> <div>너는 이미 죽어버렸지만, 마지막이나마 너에게 무었이든 해주고 싶었다.</div> <div>그래서 너를 뭍어줬다. 햇빛이 아주 잘 내리쬐는 나무 밑에 최대한 정성을 다해 뭍어줬다.</div> <div>옆에 활짝 핀 매화나무에서 꽃을 약간 꺾어서 작은 언덕이 된 너의 위에 올려놓았다.</div> <div>꽃이라도 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div> <div>5년만에 너에게 준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였다.</div> <div>니가 나한테 오지 않았다면 더 좋은 주인을 만날수도 있었겠지.</div> <div>이제서야 미안해해서 미안해.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