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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71870
    작성자 : 슴KING가
    추천 : 18
    조회수 : 1197
    IP : 112.171.***.99
    댓글 : 32개
    등록시간 : 2016/12/02 21:44:09
    http://todayhumor.com/?animal_171870 모바일
    분양보낸 고양이근황 연락을 받았습니다. 울컥하네요 ㅠㅠ

    우리 호랑이를 처음만난건 11년도 어느 비오는날 같이사는 룸메들과 자취방을 가기위해 놀이터를 가로질러 가고 있을때 였습니다. 

    뺑뺑이 가 놀이터 한 가운데에 있었기때문에 그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작게 야옹 거리는 겁니다. 

    평소에도 워낙 고양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에 있나 둘러보니 뺑뺑이 밑에서 홀딱 젖은 아기고양이가 있었습니다.ㅠ

    야옹아 이리온 하며 다가가니까 곧장 내게 다가와 가르릉 거리며 부비는데 자세히 보니 분명 청소년고양이 정도로 보이는데 임신했더라구요 ㅠ

    털상태 몸상태 보아하니 이번 장마에 큰일 날지도 모르겠다 싶어 데려와서 씻기고 참치캔 뜨거운물에 살짝 데쳐서 먹이는데 품종묘였습니다.

     누군가가 버렸거나 가출한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쨌거나 같이 사는 친구들 모두 고양이를 좋아했기때문에 자연스럽게 데리고 있게 되었는데 일주일 뒤에 새끼를 일곱마리나 낳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어미가 범백을 앓고 있었고 새끼들도 함께 다옮고 룸메 및 저도 다 옮아서 고양이, 사람 다 병원을 다녔는데 병원비가 정말 만만치 않게 깨지더라구요...

     동물병원가서 진료를 좀 받아보니 돈도 돈이고 굳이 병원 안 다녀도 되겠다 싶어서.타먹이는 약을 좀 두둑히 받아 온 뒤에 약용 샴푸를 사서 감긴 뒤 거품 헹구지 않은 상태에서 삼십분 방치 코 주변및 얼굴 주변 딱지앉은거 닦아주기 귀 청소 매일 해주다 보니까 전부 다 완치가 되더라구요

    그리고 여덟마리는 학생신분에 현실적으로 데리고 있기 불가능해서 다 분양을 했는데, 새끼들 중에 유일하게 올화이트가 아닌 삼색냥이가 막내였어요

    여덟마리를 데리고 있으면서 형제들한테 치여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힘도 못써서 챙겨주다보니 정이 너무 들었더라구요. 

    그래서 이아이는 내가 길러야겠다 하면서 삼년가까이 길렀네요.그런데 갑자기 알레르기가 너무 심해지더라구요? 

    원래 없었는데 점점 더 심해져서 어쩔 수 없이 분양 보냈어요....  

     분양 보낸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
    이름도 항상 소심해서 치이는 모습을 보며 호랑이처럼 크라구 지어주고, 이것저것 추억이 너무 많았는데.... 

     항상 함부로 동물 키우고 버리는 사람 남에게 책임 떠넘기는 사람 욕 엄청 했었는데, 제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니 너무 부끄럽고 죄책감들고 슬펐어요.

    그날 제가 정말로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질 수 있게 되면 길러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지금은 수년이 지났고 전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동물을 데리고 오지 못해요.  

    아직도 고양이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가끔 친구하고 같이 고양이 카페를 갈 때가 있는데 약국에서 알레르기약을 사서 먹고 카페를 가요ㅠㅠㅠㅠㅠ 그래도 오래있으면 눈이 너무 간지럽더라구요 ㅠㅠ 

    아무튼 그렇게 호랑이를 보내고, 가끔씩 너무 근황이 궁금할때가 있었어요.

     호랑이 보낸지 얼마안됐을 때는 이미 분양보낸 아이 연락을 계속 원하는 것도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연락을 못 했는데 어느날 부터 연락처가 바뀌었는지 카카오톡에서도 사라졌더라구요..
     
    해가 지날 수록 호랑이 잘 지내는지 혹시나 저처럼 다른 분에게 분양을 보낸건 아닌지 버린건 아닌지..  불안하고, 그런데 연락할 방법도 없고.....

    그렇게 몇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모르는 분에게 웬 고양이 사진이들이랑 잘지내고 있다는 카톡이 온거예요. 뭔가 하고 보니까 더욱더 포동해진 호랑이 사진들이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되게 여유로워 보였구요 ㅠㅠㅠㅠㅠ

    저 진짜 회사에서 그 사진들 보고 울컥해서 눈물이 올라오더라구요. 호랑이 주인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보냈는지 몰라요 ㅠㅠㅠㅠ

    카톡을 보내면서 손도 떨렸어요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 잘키워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아이가 편해보이고 뽀얗고 사랑받는게 느껴진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ㅠㅠ 

     주인분도 아니라고 잘키워주셨어서 성격이 너무 좋다고 되려 감사하다고 하시더라구요 호랑이가 정말 소심하고 순하거든요... 

    저에게 연락을 하시려고 예전에 제가 분양글 올렸던 글을 겨우 찾아서 연락을 하셨다고 했어요ㅠㅠ

    정말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요 ㅠㅠㅠㅠ  항상 마음속 짐으로 남아있었는데 잘지내는거 보니까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다행이예요 정말 ㅠㅠ 


    으악 쓰고 보니까 글이 너무 기네요 ㅠㅠㅠㅠ  그냥 너무 기뻐서 끄적여 보았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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