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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66062
    작성자 : 못물었다
    추천 : 17
    조회수 : 945
    IP : 175.196.***.136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8/28 09:12:24
    http://todayhumor.com/?animal_166062 모바일
    해루가 처음으로 스스로 물을 먹었어요

    어...그러니까 한 남자와 여자의 이상한 목소리는 못 들은 걸로 해주시죠.

    음성제거 하고 하기엔 둘 다 좀 상태가 좋지 않아서 허헛. 늙으니까 몸이 옛날같지 않아요.

    사실 고양이가 물먹는 건 부모가 아이를 옆에 끼고 시범을 보이면서 가르쳐줍니다.

    얼마전에 오유에서도 부모가 물먹는 거 가르치는 동영상이 올라온 걸 본 적이 있는데 완전 귀엽-_-b

    하지만 이 꼬맹이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떨어졌고 저희 집에는 하악질하는 3마리의 노친네와

    종이 다른 두 인간이 있을 뿐입니다.

    그들에게서 뭔가를 직접적으로 배우긴 거의 불가능하죠.

    그냥 하는 걸 보고 흉내를 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고양이는 인간을 커다란 고양이로 인식하기에 남편이 해루앞에서 직접 물을 먹는 시늉까지 해주었으나 

    어...배운 것도 없을 뿐더러 그걸 본 해루의 표정은 상상에 맡길게요. 

    남편 상처받을까 봐 당시엔 말을 해주지 않았는데 이 글을 읽으면 말하라고 저를 닥달할지도...

    하여튼 덕분에 해루는 나이에 비해 물을 먹기 시작하는 게 굉장히 늦었습니다.

    병원에서도 저 정도 된 아이가 물그릇에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불린 사료든 뭐든 먹지 않는 건 이상한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보통의 상황같았으면 그냥 시간들여서 천천히 하지 교육시키면 되지 했을텐데

    지난 며칠간 참으로 다사다난하고 급박한 상황들이 많았기에 저희는 굉장히 마음을 졸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물을 먹더군요.

    저희가 맘졸이고 있는 건 눈치를 채서 그런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요. 

    앞으로 또 뭐 교육시킬 일 있으면 맘졸이는 척 하는 걸로. 아싸 좋은 거 알았다. 실컷 이용해주지-_-;;

    며칠전만 해도 합사와 이유식따위로 산을 넘어야 하네 마네 하면서 엄청 엄살 부렸는데

    지금은 어...진짜 산같은 언덕이 나타났지만 그래도 물 먹는 거 하나 해결되고 나니까 나머지도 굉장히 쉽게 넘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생명의 힘이라는 건 강하니까 음 뭐 네 당연히 잘 넘길 수 있겠죠.

    병원에서 그러더라구요. 애들을 진료하다 보면 절대 죽을 수 없는 애가 있는데 얘가 좀 그런 거 같대요.

    하긴 뭐 당연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귀여운 엄마 밑의 자식인데.
    못물었다의 꼬릿말입니다
    더럽고 아니꼽고 서러워서 내가 집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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