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벌써 7년전의 일이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친구가 덜컥 고양이를 기른다는 말에 "너희 집에는 다 자란 개가 있는데 그 아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물어보니 괜찮을거라 대답했다.</div> <div>걱정이 되긴 했지만, 어차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무시했던 것이 잘못이었던 것 같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 날 밤이었다. 친구는 카톡으로 "고양이가 이상해." 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 </div> <div>그렇다면 분유를 먹여야 할 만큼 어린 고양이인걸까?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카톡 프로필 사진에, 친구가 고양이를 안고 찍은 사진이 있어 살펴보니 젖먹이 어린 고양이는 아닌 것 같아, 왜 먹지 않는지 궁금해졌다.</span></div> <div>일단 분유를 먹여보거나, 사료를 바꿔보라고, 혹은 물에 불려 먹여보라고 했다. 하지만 먹지 않는다고 했다. </div> <div>먹지 않는다는 소리를 사흘 째 들었을 때, 불안감이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시간을 내서 친구의 집에 찾아갔다. 좁은 원룸문을 열자 먼저 뛰어온 개가 반겼다. 그리고 철창 안에 갇힌 작은 고양이를 보았다.</div> <div>피부병으로 여기저기 털이 움푹 파여 죽어가는 어린 고양이를.</div> <div>가슴 깊숙이 밀려오는 이상한 감정에 철창을 열고 아이를 안았다. 고개가 축 늘어져서 마구 흔들자, 반응하듯 고개를 들어올렸다. </div> <div>친구의 탓도 누구의 탓도 할 시간 없이 나는 그 아이를 들고 병원으로 뛰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영양실조와 심한 스트레스로 조금만 늦었으면 죽었을 거라고 그렇게 말했다. 친구는 집에 있어야 한데서, 전화로 사실을 알려주니 친구는 울었다.</div> <div>그리고 못 키우겠다며, 다시 입양샵에 돌려보내겠다고 그렇게 말하는 모습에 나는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내가 돈을 주고 데리고 왔다. 지금의 너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앙상한 팔에 링거를 둘둘 감고 있던 너였지만, 지금의 너는 집에서 가장 뚱뚱한 고양이가 되었다. </div> <div>사람을 무서워 하는 너였는데, 지금의 너는 무릎냥이라 너무 귀찮다. </div> <div>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던 녀석이, 이제 이름을 부르면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봐 준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세삼 생각해보면 키운다는 친구를 만류했다면 너는 그렇게 굶주림에 죽을 고비를 넘기지 않았을거라 생각했다.</div> <div>나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도 생각했다.</div> <div>나의 고양이에게 슬픈 추억을 남겨준 것이 매번 미안하고, 내게 와 주어서 정말로 고맙다.</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