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를 통해 고양이를 입양받은 유저입니다.
분양자분이 길에서 구조한 아이였고, 일단 임보로 데려왔으나 입양계약서까지 다 쓰고 온전히 입양했습니다.
오유에 입양받은후에 사진도 많이 올렸습니다.
저는 현재 혼자 자취중인 여성이고 작은 원룸에서 살지만 고양이 하나 정도는 키울 여건이 충분합니다.
근데 지금 분양자분에게 고양이를 뺏긴? 상황입니다.
정황을 말하자면 개인사를 좀 풀겠습니다.
저는 20살 되자마자 자취를 시작했으나,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고 전남친을 잘못만나서 말 그대로 쓰레기인생을 살았습니다.
일끝나면 술밖에 안마셨고, 오로지 인생이 술이었고 심할때는 자해까지 생각했을정도 였습니다.
그러다가 아는오빠(라고 하기엔 나이가 곧 마흔)가 채찍질을 심하게 해줘서 늦게나마 정신차리고 살고있습니다.
그 오빠는 제가 똑바로 살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고 혼자 술을 마시거나, 집이 더럽거나, 말도안되는 미친짓을 할때마다 엄청 혼내주는,
오히려 아빠보다 더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절 챙겨줍니다. 선생님이라고 할까요?
고양이 데려올때 집을 완전 깨끗이 산다는 약속을 하고 데려왔습니다.
그렇게 잘 지내고 있다가 제가 오빠랑 약속했던 몇가지문제를 어겼습니다.
현재는 괜찮았지만 고양이를 분양자분께 맡길 당시
저는 갖가지 질병을 앓았고 병원을 다니던 상태에서 우울감에 빠져 술을 몇번 마셨고 때마침 이사까지 겹쳐서 집도 엉망이었습니다.
당연히 오빠가 지적을 시작했고 그 와중에 고양이얘기까지 나왔고 실제로 분양자분에게 데려가라고 한번 연락도 했었습니다.
약점이라고는 고양이밖에 없으니 그걸 건든거죠.
그러다 오빠가 니몸보다 고양이가 더 중요하냐며 치료끝날때까지 고양이를 당분간 분양자에게 보내라고 했고
분양자분께 당분간 맡아달라며 고양이를 보냈습니다.
보낸동안 며칠입원하고 하루에 주사 3개이상씩 맞아대며 치료에 집중했고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입니다.
오빠랑도 얘기를 많이 해서 결론은 이제 고양이데려오고, 어떤 잘못을 하던 다신 고양이에 대해 간섭하지않겠다, 약속까지 다 받아내고
분양자분께 다시 데려오겠다고 연락했습니다.
분양자분은 오빠랑 만날것을 요구했고 알겠다고 약속을 잡았다가 수면마취때문에 한번 약속이 취소되고 그 다음주인 오늘, 만나려고 했습니다.
어제 시간을 정하려고 연락을 했는데 만나서 제가 왜 고양이를 다시 데려갈수없는지 설명하려고 만나는거라 하더군요.
당연히 데려올걸 생각해서 무슨소리인가 하니, 제 상황과 오빠가 불안해서 다시 줄 수 없다는 말만 하시네요.
네, 제가 잘못을 해서 고양이를 보냈습니다.
분양자입장에선 그 오빠라는 사람이 못미더운거 압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다시 보내기싫은거 알겠습니다.
그래서 계속 얘기를 했습니다. 다신 고양이 건들일 없을거고 분양자분이 생각하는, 그런일 없을겁니다 한번만 더 믿어달라구요.
그럼에도 끝내 고양이를 못 돌려받았습니다.
분양자분 상황도 충분히 이해가 되니까 더 속상합니다.
어릴때부터 고양이를 키웠고 햄스터도 4년을 병원데려가며 키웠습니다.
혼자살기 시작하면서 고양이를 계속 키우고싶었지만 그럴 여건이 안된다고 판단해서 여태 못키웠습니다.
햄스터가 죽고..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도 하고나니 이정도면 되겠다싶어 데려온 고양이입니다.
워낙 동물들을 좋아한지라 파충류도 키워보고싶고 개도 키우고싶고 다시 햄스터도 키우고싶고 생각에 생각을 하면서 고민하던 찰나에
고양이임보글을 봤고 지역도 근처인지라 마음잡고 바로 데려온게 제 고양이입니다.
처음에 삐쩍말라서 살찌우려고 간식주고 정주며 6개월을 키웠습니다.
제 고양이였던 살구는 부르면 달려오고 품에 안기는걸 좋아하고 식탐은 많지만 사람음식 안건드리고 제 팔베고 잠도 잘자고
수다도 많고 살도 많이쪄서 예뻐졌고, 처음보는 사람한테도 발을 부비며 넉살도 좋았던 고양이입니다.
혼자 집에 있다보면 이따금 살구가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이 적막합니다. 살구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분양자입장을 알기에 더이상 떼도 못쓰고 그냥 혼자 울수밖에없네요.
다른곳으로 보낸다고합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수있는 곳으로.
다시는 이런일 없게한다고 수십번 말해봤자 소용없답니다.
아마 임보처 혹은 다른곳으로 또다시 이사가서 살겠죠.
살구 성격이 워낙 좋아서 금방 적응하고 살겁니다.
이쁨받고 오래 살았으면 하네요.
살구야 반년이지만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