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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586
    작성자 : VKRKO
    추천 : 18
    조회수 : 1935
    IP : 1.232.***.4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6/06/16 22:44:03
    http://todayhumor.com/?panic_88586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씌어버린 여자 - 2
    <div>그 홋카이도 여행 이후 3개월.</div> <div><br></div> <div>나는 지금, 도내 역전 광장 벤치에 앉아있다.</div> <div><br></div> <div>여름 더위도 꺾이고, 거리에는 겨울 기색마저 감도는 가을 바람 부는 날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계절의 흐름에 따라 거리의 색이 변하듯, 지난 3개월간 내 인생도 크게 바뀌었다.</div> <div><br></div> <div>그날, 나와 함께 홋카이도를 여행했던 오토바이는 이제 없다.</div> <div><br></div> <div>트럭과 정면충돌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대파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그 사고로 인해 왼팔과 왼다리, 왼쪽 쇄골과 늑골까지 4곳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div> <div><br></div> <div>전치 5개월짜리 부상이었다.</div> <div><br></div> <div>살아남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다섯달간 일도 못하는 인간을 필요없다며, 회사에서는 서류 한장으로 나를 잘라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국 오토바이도 잃고 일자리도 잃은 내게 남은 건 얼마 안 되는 저금과 너덜너덜한 몸뚱이 뿐이었다.</div> <div><br></div> <div>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회복은 했지만, 왼팔은 묘하게 회복이 늦었다.</div> <div><br></div> <div>다리와 늑골, 쇄골은 거의 멀쩡해졌는데, 왼팔만큼은 접혀서 펴지지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의사도 불가사의라고 말할 정도였다.</div> <div><br></div> <div>나 역시 마찬가지였다.</div> <div><br></div> <div>그때 나는 왜 사고를 일으킨 것인지, 전혀 기억이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의사는 사고의 쇼크로 인한 일시적 기억장애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div> <div><br></div> <div>나는 완전히 사회에서 동떨어진 몸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설령 부상이 낫는다 하더라도, 내게는 돌아갈 직장이 없다.</div> <div><br></div> <div>나는 완전히 살아갈 자신을 잃은 터였다.</div> <div><br></div> <div>이대로 나는 사회 부적응자로서, 마른 나뭇잎처럼 헛되이 죽어가는걸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생각들만이 머릿 속을 가득 채웠다.</div> <div><br></div> <div>내가 지금 역전 광장에 앉아있는 이유는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div> <div><br></div> <div>나는 병원에 가기 위해 이 역을 이용하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갑자기 내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질 않았다.</div> <div><br></div> <div>갑자기 인파 속에 발이 묶여, 그대로 넘어졌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슬쩍 시선을 주고, 곧 나를 지나쳐 간다.</div> <div><br></div> <div>그건 아무래도 좋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딱히 도와줬으면 하는 생각도 없었으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밉다는 마음도, 원망스러운 기분도 없다.</div> <div><br></div> <div>단지 스스로가 비참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약해진다는건 고독하고 비참한 감정이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매일 같이 울고만 싶은 나날이었다.</div> <div><br></div> <div>역전 광장 벤치에 앉아, 나는 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걸 보며, 나는 과거의 일상을 떠올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무렵으로 돌아가고 싶다.</div> <div><br></div> <div>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div> <div><br></div> <div>갑자기 한 젊은 남자가 내 옆에 앉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젊은 남자는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하늘로 연기를 뿜었다.</div> <div><br></div> <div>[형씨, 위험해 보이네.]</div> <div><br></div> <div>젊은 남자는 내게 말을 걸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입 다물고 계속 인파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딱히 이상한 놈은 아니야. 지금 형씨를 보면 도움이 필요해보여서.]</div> <div><br></div> <div>[도움? 도움 따윈 필요없어. 몸만 좋아지만 나도 혼자 살 수 있다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젊은 남자는 한숨을 쉬듯 연기를 뿜어냈다.</div> <div><br></div> <div>[그 몸은 더 이상 낫지 않아. 설령 좋아진다 하더라도 같은 일을 반복할 뿐이고.]</div> <div><br></div> <div>나는 조용히 사람들 오가는 것만 바라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대답할 기력도 없었다.</div> <div><br></div> <div>[일주일 후에 다시 여기로 와. 그럼 우리가 형씨의 힘이 되어 줄테니까.]</div> <div><br></div> <div>그렇게 말하고 젊은 남자는 자리를 떠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저런 놈한테 저런 소리를 들을 정도로 형편없는 꼴이 된건가.</div> <div><br></div> <div>그날 밤, 나는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나가 종종 돌봐주러 올 때를 빼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div> <div><br></div> <div>나는 고독하고 좁은 아파트에서, 그저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잠시 잠에 빠졌다, 갑자기 깨어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천장에 구멍이 뚫려있었다.</div> <div><br></div> <div>그것도 사람 한 명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구멍이.</div> <div><br></div> <div>난데없이 나타난 천장의 구멍에 놀라, 나는 몸을 일으키려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무언가에 얽매인 것처럼 몸은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div> <div><br></div> <div>나는 패닉에 빠졌다.</div> <div><br></div> <div>천장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 전혀 움직이질 못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발버둥치던 내 귀에, 무언가가 질질 끌리는 소리가 들려온다.</div> <div><br></div> <div>천장 구멍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다.</div> <div><br></div> <div>온몸에 경계신호가 흐르기 시작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분 나쁜 기색이 천장 구멍 안에서 가득 흘러넘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눈을 감았다.</div> <div><br></div> <div>이것은 꿈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일어나! 일어나! 일어나!</div> <div><br></div> <div>필사적으로 빌었다.</div> <div><br></div> <div>눈을 뜬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홋카이도에서 봤던 미치광이 여자가 천장 구멍 안에 있었다.</div> <div><br></div> <div>내 심장은 터질듯 뛰었다.</div> <div><br></div> <div>미치광이 여자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움직일 수 없는 나는, 그저 벌벌 떨 뿐.</div> <div><br></div> <div>미치광이 여자의 입이 우물우물 기묘하게 움직인다.</div> <div><br></div> <div>마치 껌을 씹는 듯한 움직임 뒤, 여자의 입에서 천천히 피가 흘러 떨어져 내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피가 방울져 내 얼굴에 달라붙는다.</div> <div><br></div> <div>여자의 입에서 나온 피는 사람 피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차가웠다.</div> <div><br></div> <div>시체의 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 머릿속에는 그 생각만 들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절규했다.</div> <div><br></div> <div>누구라도 좋으니 알아차려 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군가 도와줘.</div> <div><br></div> <div>내 얼굴을 가득 메울 정도로, 계속해서 여자는 피를 토해냈다.</div> <div><br></div> <div>나는 외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음 속으로부터 외쳤다.</div> <div><br></div> <div>도움을 구해 미친듯 외쳤다.</div> <div><br></div> <div>그러자 여자는 구멍에서 몸을 질질 끌고 나와, 그대로 천장에서 떨어져 내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 심장은 멈추기 직전이었다.</div> <div><br></div> <div>떨어진 여자는 천장에 매달리듯 목을 걸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자의 입에서는 엄청난 양의 피가 흘러나온다.</div> <div><br></div> <div>차가운 피가 여자의 흰 원피스를 붉게 물들인다.</div> <div><br></div> <div>갑작스레 여자의 목을 매단 로프가 끊어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치 꼭두각시 인형의 줄이 끊기듯, 여자는 힘없이 내 배 위로 떨어졌다.</div> <div><br></div> <div>내 공포는 정점으로 달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질질 끌듯, 여자의 얼굴이 내 귓전에 다가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너는 내 거야...]</div> <div><br></div> <div>그렇게 말하며 여자는 내 몸을 만지작거린다.</div> <div><br></div> <div>나는 공포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용서해 줘, 살려줘.]</div> <div><br></div> <div>간절히 바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div> <div><br></div> <div>여자는 내 입에 들이대듯 불쾌한 키스를 해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울면서 흐려진 소리로 절규했다.</div> <div><br></div> <div>그 순간, 여자는 사라졌다.</div> <div><br></div> <div>나는 대량의 오물을 입에서 토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침, 눈을 뜬 내 주변은 내가 토한 토사물투성이였다.</div> <div><br></div> <div>거울을 들고 얼굴을 본다.</div> <div><br></div> <div>여자의 피는 묻어있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침대 주변에도 여자의 피는 없었다.</div> <div><br></div> <div>천장도 멀쩡했다.</div> <div><br></div> <div>그저 내 토사물만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짐을 정리하고 아파트를 뛰쳐나왔다.</div> <div><br></div> <div>낮에는 역 구내에서 쉬고, 밤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전전하며 버텼다.</div> <div><br></div> <div>나는 이제 혼자 있는 걸 견딜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구라도 좋으니 사람이 있는 곳에 머물고 싶었다.</div> <div><br></div> <div>그런 생활이 일주일 가량 이어졌다.</div> <div><br></div> <div>내 심신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좀체 낫질 않는 몸.</div> <div><br></div> <div>익숙해질 수 없는 생활 환경.</div> <div><br></div> <div>내 안에서 수많은 것들이 무너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열심히 일을 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지금은 노숙자와 다름 없다.</div> <div><br></div> <div>그 이유라곤 그 미치광이 여자가 내게 씌었기 때문이라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유였다.</div> <div><br></div> <div>정신이상자라고 불려도 어쩔 수 없다.</div> <div><br></div> <div>나는 이제 정말 끝인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진심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내 마음이 반쯤 죽어 있는 기분이었다.</div> <div><br></div> <div>모든 것이 절망적일 뿐이었으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그 젊은 남자와 만났던 역전 광장 벤치에 앉아있었다.</div> <div><br></div> <div>마지막 의지였을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나는 단지 아무 생각 없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름 더위도 꺾이고, 거리에는 겨울 기색마저 감도는 가을 바람 부는 날이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div> <div><br></div>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br></p>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br></p>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br></p>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br></p>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span style="line-height:21.6px;">티스토리 블로그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span><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 style="color:#0000ff;text-decoration:none;line-height:21.6px;border-bottom-width:1px;border-bottom-style:dashed;border-bottom-color:#840000;background-color:transparent;">http://vkepitaph.tistory.com</a><span style="line-height:21.6px;">)</span></p>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span style="line-height:21.6px;"><br></span></p>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span style="line-height:21.6px;"><br></span></p> <p style="margin:0px;color:#333333;line-height:21.6px;padding:0px;font-family:'돋움';"><span style="line-height:21.6px;">1편 읽기 -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anic_88565">http://todayhumor.com/?panic_88565</a></span></p>
    출처 http://vkepitaph.tistory.com/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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