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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4430
    작성자 : VKRKO
    추천 : 31
    조회수 : 5383
    IP : 110.8.***.183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5/11/09 22:39:16
    http://todayhumor.com/?panic_84430 모바일
    [번역괴담][Reddit괴담]다운타운의 괴인
    <div>5년 전, 나는 미국 어느 대도시의 다운타운에 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올빼미족이었지만, 룸메이트는 아침형 인간이었다.</div> <div><br></div> <div>내가 일어날 즈음이면 그 녀석은 잠자리에 들었기에, 한밤 중에는 언제나 혼자 지루한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시간을 때울 겸, 기나긴 밤을 밖에 나가 산책하며 보냈다.</div> <div><br></div> <div>이런저런 사색을 하며 밤거리를 걷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리하여 나는 4년 가량, 한밤 중 혼자 걸어다니는 걸 습관으로 삼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섭다는 생각은 한 적 없었다.</div> <div><br></div> <div>룸메이트한테 [이 동네는 마약밀매 하는 놈들도 예의바르다니까.] 라고 농담을 할 정도였으니까.</div> <div><br></div> <div>하지만 어느밤, 단 몇분 사이에 그런 내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날은 수요일로, 시간은 새벽 1시와 2시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div> <div><br></div> <div>나는 아파트에서 멀리 떨어진 공원 근처를 걷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경찰차의 순찰 경로이기도 해서 별 걱정도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특히나 조용한 밤이었다.</div> <div><br></div> <div>차도 별로 없고, 주변에 걷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div> <div><br></div> <div>공원 안도 밤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는 듯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슬슬 집에 돌아갈까 생각하며 걷고 있던 도중, 나는 처음으로 그 남자를 발견했다.</div> <div><br></div> <div>내가 걷는 길 저 멀리, 남자 그림자가 보였다.</div> <div><br></div> <div>남자는 춤을 추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묘한 춤이었다.</div> <div><br></div> <div>왈츠를 닮은 느낌이었지만, 하나의 움직임을 끝낼 때마다 한 걸음씩 나아가는 기묘한 움직임이었다.</div> <div><br></div> <div>춤추며 걷고 있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는 내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술이라도 진탕 마셨나?] </div> <div><br></div> <div>그렇게 생각한 나는, 가능한 한 차도 가까이 붙어서 그 남자가 지나갈만한 공간을 확보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가 가까워져 올수록, 우아한 움직임이 확실히 눈에 들어온다.</div> <div><br></div> <div><br></div> <div>몹시 키도 크고, 팔다리도 쭉쭉 뻗어 있는 사람이었다.</div> <div><br></div> <div>오래 된 느낌의 수트를 입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는 춤추며 점점 가까이 왔다.</div> <div><br></div> <div>얼굴이 분명히 보일 정도의 거리까지.</div> <div><br></div> <div>그의 눈은 크고 흉포하게 열려 있었고, 마치 만화 캐릭터처럼 웃는 채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눈과 미소를 본 나는, 그 녀석이 더 가까이 오기 전에 반대편으로 건너갈 마음을 먹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도로를 건너려, 순간 그 남자에게서 눈을 뗐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열심히 걸어가 반대편에 가까스로 도착한 후, 뒤를 돌아보고 멈춰섰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는 반대편 길 한가운데에서 춤을 멈추고, 미동도 않은채 한발로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는 나와 평행으로 이동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얼굴은 나를 향하고 있었지만, 눈은 변함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입에는 여전히 기묘한 미소를 띄운채.</div> <div><br></div> <div>나는 완전히 겁에 질려 다시 걷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이번에는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보고 있는 동안에는 그 녀석이 움직이지 않았으니까.</div> <div><br></div> <div>나와 남자 사이 거리가 반 블록 정도 떨어지자, 나는 앞에 장애물 같은 게 없는지 확인하려 잠깐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div> <div><br></div> <div>내 앞에는 차도, 장애물도 전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시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div> <div><br></div> <div>그는 사라지고 없었다.</div> <div><br></div> <div>아주 잠깐, 나는 안도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감정은 곧 사라졌다.</div> <div><br></div> <div>남자는 내 바로 옆에 와 있었으니까.</div> <div><br></div> <div>반쯤 몸을 구부린채,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두운 덕에 확실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남자는 나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내가 남자에게서 눈을 뗐던 건 고작해야 10초 정도였다.</div> <div><br></div> <div>그 사이에 그는 엄청난 속도로, 소리도 없이 내 옆까지 다가온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충격을 받아 한동안 가만히 서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러자 그는 다시 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이번에는 춤을 추는게 아니라, 발가락을 세운 자세로 몹시 과장되게 걸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치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가 소리를 내지 않으려 살금살금 걷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div> <div><br></div> <div>다만 만화와 다른 게 있다면, 남자가 엄청난 속도로 다가온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그 자리에서 도망을 치던, 주머니 속의 방범 스프레이를 꺼내던, 휴대폰으로 신고라도 하던 해야 했을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웃는 얼굴의 남자가 소리없이 다가오는 사이, 나는 완전히 얼어붙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div> <div><br></div> <div>남자는 나와 차 한 대 정도 거리를 두고 멈춰섰다.</div> <div><br></div> <div>그는 아직 웃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눈은 변함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div> <div><br></div> <div>나는 어떻게든 소리를 지르려 했다.</div> <div><br></div> <div>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그대로 말할 요량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화를 내며 "무슨 짓이야!" 라고 외칠 생각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결국 입에서 나온 건 [무슨.......] 하는 울음소리 같은 것 뿐이었다.</div> <div><br></div> <div>공포의 냄새라는 걸 맡을 수 있는 걸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과연 어떨지 나는 잘 모르겠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적어도 공포라는 건, 들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그 때 느꼈다.</div> <div><br></div> <div>내가 낸 소리는 공포라는 감정 그 자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걸 스스로 들으면서, 나는 더욱 겁에 질리고 말았던 것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남자는 내 소리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그저 우뚝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웃는 얼굴 그대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영원한 것처럼 느껴지던 시간이 지나고, 그는 휙 몸을 돌렸다.</div> <div><br></div> <div>무척 천천히, 또 춤추며 걸어간다.</div> <div><br></div> <div>나에게서 멀어져 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 두 번 다시 그에게 등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떠나가는 그를 그저 바라봤다.</div> <div><br></div> <div>남자의 그림자가 점점 작아져,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바라볼 작정이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무언가를 눈치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남자의 그림자가 작아지질 않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춤도 멈췄다.</div> <div><br></div> <div>공포와 혼란 속에서, 나는 남자의 그림자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는 내게 돌아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이번에는 춤을 추는 것도, 발가락을 세워 걷는 것도 아니었다.</div> <div><br></div> <div>달려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도 남자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더 밝고, 차도 드문드문 보이는 도로로 나왔다.</div> <div><br></div> <div>도망치며 뒤를 돌아보았지만, 어디에도 그의 모습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집까지 이어진 나머지 길을, 언제 그 웃는 얼굴이 튀어나올까 벌벌 떨며 걸었다.</div> <div><br></div> <div>항상 어깨 너머, 뒤를 바라보며.</div> <div><br></div> <div>결국 그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그 날 밤 이후로도 6개월 가량 더 그 도시에서 살았지만, 밤에 산책을 나가는 짓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 얼굴에는 무언가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이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는 취한 것도, 약을 한 것도 아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만 완전히 미친 것처럼 보였을 뿐.</div> <div><br></div> <div>그리고 그건, 차마 볼 수 없는, 너무나도 두려운 것이었다.</div> <div><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email protected]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티스토리 블로그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a class="tx-li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m" target="_blank" style="color:#333333;text-decoration:none;border-bottom-width:1px;border-bottom-style:dashed;border-bottom-color:#840000;">http://vkepitaph.tistory.com/m</a>)</div></div>
    출처 http://vkepitaph.tistory.com/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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