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머니는 외동딸로 온갖 대접을 받고 자랐었다.</div> <div><br></div> <div>철모르고 결혼한 아버지와 이혼한 건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div> <div><br></div> <div>나와 나이 어린 남동생, 여동생은 어머니를 따라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외갓집이 지방도시의 명문이었던 덕에, 외갓집에 얹혀 살면 자유롭고 유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외조부모님은 마음대로 돌아온 어머니에게 격노했다.</div> <div><br></div> <div>결국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외조부님에게 절연당했고, 집에서 내쫓겼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에서 그리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던 건설회사 아저씨와 재혼했다.</div> <div><br></div> <div>아저씨는 그야말로 벼락부자로, 취미도 좋지 못한 남자였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부모님에게 절연당하고 애가 셋 딸린 어머니에게는 최고의 남자였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동안 호텔에서 기거하던 우리는, 어머니의 재혼을 기점으로 아저씨네 집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그 집은 무리하게 증축을 거듭한 듯, 집은 컸지만 일본식 집에 조립식 가옥을 덧댄 느낌이었다.</div> <div><br></div> <div>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집 자체가 뒤틀려 있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어린나이라 아무 것도 모르던 나와 동생들은 순진하게 집이 크다며 좋아했었다.</div> <div><br></div> <div>우리가 집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저씨네 아들이자 우리에겐 의붓형이 되는 사람이 집을 나갔다.</div> <div><br></div> <div>형은 우리 남매에게는 상냥했기에, 우리는 우리 때문에 형이 집을 떠나는 건가 싶어 무척 미안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후에도 별 문제 없이, 우리 가족은 그 집에서 살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해 여름, 기묘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가족끼리 거실에 앉아 있으면 2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벽을 "꽝, 꽝"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div> <div><br></div> <div>거실 바로 위에 있는 2층 방은 [안에 작업 도구들이 있으니 들어가면 안 된다.] 라고 아저씨가 엄포를 놓았던 곳이었다.</div> <div><br></div> <div>문도 잠겨 있어 누가 들어갈 수 없었기에, 처음에는 그저 [안에 있는 짐이 떨어진건가?] 라고 생각할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저씨도 쥐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말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점차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빈도가 늘어났다.</div> <div><br></div> <div>그러다 마침내 아기 울음소리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저씨에게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고, 어머니 역시 아무 말도 없었다.</div> <div><br></div> <div>결국 그 소리가 듣기 싫어서, 우리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자기 방에서 각자 식사를 가져다 먹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그 와중에도 나는 어떻게든 2 지망이던 고등학교에 합격했고, 중학교 마지막 봄방학을 맞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방학이라 혼자 집에 남아 있는데, 갑자기 집을 나갔던 형이 돌아왔다.</div> <div><br></div> <div>[가져갈 물건이 있어서 말야.]</div> <div><br></div> <div>나는 형에게 반년 전부터 들려오던 이상한 소리에 관해 이야기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형은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div> <div><br></div> <div>[잠깐 기다려 봐.]</div> <div><br></div> <div>그리고는 거실 선반에서 처음 보는 열쇠를 꺼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구한테도 말하면 안 돼.]</div> <div><br></div> <div>그리고 형은 나를 데리고, 2층의 들어가면 안 되는 방 앞으로 갔다.</div> <div><br></div> <div>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분명 부적투성이인 무서운 방일 거라 상상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극히 평범한 일본식 방이었다.</div> <div><br></div> <div>다만 맹장지 너머 부적이 한 장씩 붙여져 있었고, 불단 위에 인형이 엄청나게 올려져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마 서른에서 쉰개 사이였을까.</div> <div><br></div> <div>나는 형에게, [누구 불단이야?] 라고 물었다.</div> <div><br></div> <div>[내 누나라는 것 같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라는 것 같다니?]</div> <div><br></div> <div>[태어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죽었대.]</div> <div><br></div> <div>형의 이야기는 이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저씨는 첫 아이였던 딸이 죽은 것에 낙심해, 첫 부인을 무척 나무라고 괴롭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로부터 2년 후, 형이 태어났지만 딸을 원했던 아저씨는 더욱 부인을 못 살게 굴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어떤 괴롭힘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부인은 그걸 견디지 못해 2층 방에서 나오질 않게 되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집안일은 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혼자 방에 가만히 들어앉아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럼에도 아저씨의 폭력과 폭언은 더욱 도를 더해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형은 아무도 자신에게 신경 쓰지 않는 사이, 눈앞에서 아수라장을 펼치는 부모를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지만, 형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해 부인은 그 방에서 죽었다.</div> <div><br></div> <div>자살한 흔적도 없었고, 단지 그 자리에 누워서 죽어 있었다고 형은 말했다.</div> <div><br></div> <div>경찰에 의하면 사인은 심근경색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이야기를 듣자, 나 스스로도 오싹함을 느꼈다.</div> <div><br></div> <div>그런 아저씨와 결혼한 어머니가 한심하게 느껴지며, 이런 집에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으니.</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보다 궁금한 것은, 왜 아저씨가 이 집에 아직도 살고 있는지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형에게 물었다.</div> <div><br></div> <div>[왜 아저씨는 그런데도 이 집에서 계속 사는거야?]</div> <div><br></div> <div>[여기에서 멀어지면 어머니가 나온다더라. 귀신이 되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부인의 장례식을 마치고, 아저씨는 휴양을 겸해 친가에 갔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매일 밤, 죽은 부인이 움직이지 않는 아이를 안고 아저씨에게 달라붙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한밤 중 몇번이고 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는 아저씨를 보고, 친척들은 지쳐있는 것 같다며 동정만 할 뿐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저씨는 형에게 몇번이고 너한테도 보이지 않느냐며 물었다지만, 형에게는 영 보이질 않았기에 그냥 애매하게 맞장구만 쳤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집에 돌아오니 그 꿈도 꾸지 않게 되었고, 아저씨도 점점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아저씨가 부인의 납골당 안치를 마치고 어딘가에 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오늘 밤은 안 들어올거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형이 새벽에 잠이 깨서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더니, 아저씨가 얼굴이 새하얘져서 뛰어 들어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리고는 불단에 뛰어가 염불을 외웠다나.</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형은 "아, 또 어머니가 나왔구나..." 싶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뿐 아니라, 형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 2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끝내는 아기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집 밖에서 자면 악몽에 시달리고, 집 안에서는 원인불명의 소리에 시달리던 끝에 아저씨는 영능력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아직 어릴 적이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버지도 꽤 돈을 쏟아부었던 거 같아. 효과가 없으면 다른 영능력자를 찾아가고, 그런 게 1년 정도 이어졌었지.]</div> <div><br></div> <div>그 무렵부터 형은 집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아, 약간 삐뚤어져 밖으로만 나돌았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사이 아저씨는 어느 영매사에게 방법을 알아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불제를 올려 영혼의 화를 억누르고, 집을 증축해 침실을 불단에서 최대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결국 어떻게든 불단에서 떨어지는 걸 목적으로 증축을 거듭한 결과, 지금처럼 크기만 크고 뒤틀린 형태의 집이 되었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럼 공양도 했으니 된 거 아냐? 소리는 왜 아직도 들리는거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형에게 물었다.</div> <div><br></div> <div>[뭐, 불제를 올린지도 한참 지났고 아마 효과가 끝난거겠지.]</div> <div><br></div> <div>형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쨌든 이런 집에 있어봐야 좋을 거 하나 없어. 오래 있으면 혹시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너도 고등학교 졸업하면 집에서 나가라. 대학을 가던 취직을 하던 아무튼 다른 데 나가서 살아.]</div> <div><br></div> <div>형은 마지막으로 내게 당부하고 문을 잠궜다.</div> <div><br></div> <div>[네 동생들한테는... 네가 알아서 해. 이야기를 해주던 말던. 아직 둘 다 어리니까 시기를 잘 봐서 얘기해 주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형이 돌아간 후부터 낯선 사람들이 집을 드나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아마 영매사였을 거라 생각한다.</div> <div><br></div> <div>그 무렵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향 냄새가 감돌고, 뜻모를 염불 같은 게 계속 흘러나와 옆집에서는 매일같이 불만을 제기해 올 정도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 고등학교 입학식에는 어머니도, 아저씨도 오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자기 방에서만 지내는 나날이 이어졌다.</div> <div><br></div> <div>여름 무렵, 이상한 소리는 사라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영매사 중 누군가 성공했나 싶었지만, 그 후에도 거실에 나와 있는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div> <div><br></div> <div>그 후, 고등학교 3학년 때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 나는 신문사 장학생을 신청했다.</div> <div><br></div> <div>어머니와 아저씨랑은 인연을 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도중, 2월 막바지 들어 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것도 이제는 집안에서...</div> <div><br></div> <div>나는 말하려면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에, 졸업식 다음날 동생들에게 형한테 들은 이야기를 해줬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날 밤, 아저씨와 어머니에게 잔뜩 야단을 맞았다.</div> <div><br></div> <div>그 무렵 형과는 연락이 끊겼던 터라 솔직히 형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고백했다.</div> <div><br></div> <div>더불어 아저씨가 어머니에게는 비밀로 했던 전처에 대한 폭력과, 대학에 가면 이 집을 나갈 생각이라는 것까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전처가 가정폭력을 당했던 건 몰랐던지 무척 당황해했지만, 어떻게든 나는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대로 집을 나와 친구네 집에서 숙박하다, 장학생에 선발되자 도쿄로 상경했다.</div> <div><br></div> <div>그 후 일은 남동생에게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외조부모님에게 사과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다.</div> <div><br></div> <div>이혼신고서만 던져놓고 집으로 돌아와 가업을 돕고 있다나.</div> <div><br></div> <div>두 동생들은 어머니를 따라 외갓집에서 살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만 아저씨는 어머니가 던져놓은 이혼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남동생이 뒷처리하느라 땀 좀 뺐다고 한다.</div> <div><br></div> <div>나는 대학에 들어갈 무렵 선배에게 도움을 받아 아저씨네 호적에서 나왔고, 지금은 친아버지 성을 따라 평범히 살고 있다.</div> <div><br></div> <div>이제 와서 새삼 이 이야기를 늘어놓게 된 건 외할아버지가 얼마 전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참석하러 갔다가, 아저씨가 그 집 불단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 가족은 그 집에서 도망갔으니 모르지만...</div> <div><br></div> <div>과연 아저씨는 혼자 남겨진 후, 그 집에서 어떻게 살고 있었던 걸까...</div> <div><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
[email protected]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티스토리 블로그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a class="tx-li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m" target="_blank" style="color:#333333;text-decoration:none;border-bottom-width:1px;border-bottom-style:dashed;border-bottom-color:#840000;">http://vkepitaph.tistory.com/m</a>)</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