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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4081
    작성자 : VKRKO
    추천 : 26
    조회수 : 4173
    IP : 110.8.***.18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10/24 13:01:40
    http://todayhumor.com/?panic_84081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지지 않는 태양
    <div>10년은 더 된 이야기지만, 다른 세상 같은 곳을 본 적이 있다.</div> <div><br></div> <div>당시 나는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 여중생으로, 방과후나 점심시간에는 언제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곤 했다.</div> <div><br></div> <div>우리 학교 도서관은 그리 크지 않았기에, 1년 정도 다니자 흥미가 있을만한 책은 대충 다 읽게 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에는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고 있던 도중, 어느 책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div> <div><br></div> <div>제목은 "지지 않는 태양".</div> <div><br></div> <div>도서관 가장 안쪽 책장, 맨 아랫단에 있던 게 지금도 기억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책이라고 하기보다는 소책자라 부르는 게 어울릴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표지는 태양이 달을 녹이고, 그 아래 있는 인간계와 인간들도 녹아들고 있는 그림이었다.</div> <div><br></div> <div>표지를 본 순간 핵폭탄을 의미하는 건가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던 거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용은 기묘했다.</div> <div><br></div> <div>어느 페이지에는 눌러 말린 꽃이 끼워져 있고, 다른 페이지에는 "태양은 지지 않는다. 태양이 지지 않으면 숨을 수 없다." 라고 써 있었다.</div> <div><br></div> <div>어느 페이지에는 이상한 그림이 끝도 없이 그려져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모든 페이지에는 태양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딱 한 페이지만 레몬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을 뿐인 그림이 있었다.</div> <div><br></div> <div>테이블에는 "어서오세요" 라고 써 있었다.</div> <div><br></div> <div>문득 나는 깨달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책은 페이지 수가 완전히 제멋대로였던 것이다.</div> <div><br></div> <div>레몬이 그려진 그림은 책 한가운데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1페이지였다.</div> <div><br></div> <div>기분도 나쁘고 웬지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책을 내려놓을까 싶기도 했지만, 나는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계속 책을 읽어나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대로는 무슨 의미인지 도췌 알 수가 없었기에, 아래 써 있는 페이지를 따라 책을 뒤적이며 읽어나갔다.</div> <div><br></div> <div>레몬 그림은 단순한 표지이고, 그 다음 페이지부터는 태양이 나와 서서히 모습을 바꾸며 인간을 녹여 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마지막에는 태양이 인간의 형태가 되는 이야기가 완성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완성했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div> <div><br></div> <div>멀리서 무언가가 소리치는 게 들려오고, 동시에 주변 사람들이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div> <div><br></div> <div>눈초리는 어째서인지 번쩍거리는 느낌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분이 나빠져서 나는 도서관에서 나왔다.</div> <div><br></div> <div>밖으로 나오자 어쩐지 공기가 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div> <div><br></div> <div>평상시에는 그런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과민반응일 것이라 스스로를 타이르며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평소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본 적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div> <div><br></div> <div>무의식 중에 계속 걸어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째서인지 불안감은 없었던 게 기억난다.</div> <div><br></div> <div>한동안 나아가자, 본 적 없는 방파제에서 낚시꾼 몇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바다는 먹물처럼 새까맣고, 하늘은 빨간색에 가까운 핑크색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상한 모습의 생선이 낚시꾼의 양동이 안에서 날뛰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낚시꾼은 가까이 다가온 나를 보고 순간 놀란 듯 했지만, 시선을 돌려 다시 낚시에 열중했다.</div> <div><br></div> <div>내가 멀어지려는 순간, 속삭임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잡아먹힐거야.]</div> <div><br></div> <div>[네?] 라고 반문한 순간, 나는 까마귀 같은 새에게 손을 쪼였다.</div> <div><br></div> <div>그와 동시에 낚시꾼은 양동이 속의 생선을 새들에게 던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새들은 그리로 모인다.</div> <div><br></div> <div>낚시꾼은 한 방향을 가리키며 [서둘러라.] 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 방향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중간에 딱 한 번, 뒤를 돌아봤었다.</div> <div><br></div> <div>태양이 다가와 있었다.</div> <div><br></div> <div>낚시꾼도, 새도, 경치도 모두 태양에 녹아들어 증발해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div> <div><br></div> <div>병실 침대 위였다.</div> <div><br></div> <div>근처에 있던 간호사에게 말을 걸자, 곧바로 의사를 불러주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나는 책을 읽다 갑자기 넘어져 한 달 넘게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있었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머리맡에는 같은 반 친구들이 쓴 롤링 페이퍼가 있었다.</div> <div><br></div> <div>이윽고 부모님이 왔지만, 두 분 모두 통곡하는 바람에 달래는 게 큰일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단순히 꿈을 꾼 게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점차 그게 평범한 꿈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증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우선 그 세계에서 나를 살려준 낚시꾼은, 내가 어릴 적 세상을 떠난 우리 삼촌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삼촌이라고는 해도 워낙에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아서, 나는 두세번 밖에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옛 앨범을 뒤지다 삼촌의 사진을 발견한 내가 깜짝 놀라 아버지에게 물어 알게된 사실이었다.</div> <div><br></div> <div>그 후로 나는 매년 삼촌 묘에 성묘를 가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뿐 아니라, 그 세계에서 새에게 쪼인 상처는 현실에 온 후에도 내 손에 나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임사체험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손에 남은 상처만은 미스터리다.</div> <div><br></div> <div>만약에 그 때 새들에게 온 몸을 쪼이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지막으로,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 일어난 사건이 하나 있었다.</div> <div><br></div> <div>같은 반 친구 한 명이 자살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K라는 남자아이로, 나와는 별 친분이 없는 양아치스러운 아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주변 평판도 그닥 좋지 않았고.</div> <div><br></div> <div>그런데 그가 남긴 유서에, "지지 않는 태양" 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라곤 본 적이 없었기에, 나는 더욱 놀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후일, 읽을 생각은 없었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한 번 더 그 책을 찾아보았다.</div> <div><br></div> <div>책은 없었다.</div> <div><br></div> <div>얼마 뒤, 나는 K와 친했던 S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K는 내가 기절하기 전 읽고 있던 책을 읽어보려 했었다고.</div> <div><br></div> <div>S는 말렸다지만 K는 무시하고 그 책을 찾아내 빌려갔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읽은 직후에는 아무 일 없는 듯 보였고, 오히려 저주 받은 책이라며 그걸 태워버렸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나 그 후 서서히 K는 이상해지더니, 결국 목을 매달고 자살했다는 이야기였다.</div> <div><br></div> <div>당시에는 너무나도 무서워 정신이 이상해질 것만 같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평범하게 대학도 졸업하고 지금은 열심히 살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책은 지금도 무척 좋아한다.</div> <div><br></div> <div>다만 그 때 이후로, 누가 썼는지 알 수 없는 책에는 손을 대지 않게 되었다.</div> <div><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br></div> <div style="font-family:gulim;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email protected]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티스토리 블로그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a class="tx-li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m" target="_blank" style="color:#333333;text-decoration:none;border-bottom-width:1px;border-bottom-style:dashed;border-bottom-color:#840000;">http://vkepitaph.tistory.com/m</a>)</div></div>
    출처 http://vkepitaph.tistory.com/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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