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우리 누나들에 관한 이야기다.</div> <div><br></div> <div>누나들은 쌍둥이로, 둘 다 영감이 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중에서도 큰누나가 특히 더 강하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옛날, 아직 내가 태어나기 전, 명절이 되어 가족이 다같이 외갓집에 내려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시골이라 친척들이 주변에 모여 살았으니, 모이면 엄청나게 사람이 많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일단 잠은 자야 하니, 다들 거실에 모여 이불을 깔고 누웠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튼 그렇게 누나들도 누워 잠을 청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잠에 빠진지 얼마나 지났을까.</div> <div><br></div> <div>어디선가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들려 큰누나는 눈을 떴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도대체 어디서 소리가 나는건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았다.</div> <div><br></div> <div>소리는 외할아버지의 머리맡에서 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작은 백열전구 하나만 켜져 있는 어슴푸레한 방에서, 할아버지 머리맡에 무언가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두 마리의 작은 호랑이가, 할아버지의 머리를 갉아먹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처음 이 이야기를 들을 때는, 나도 무슨 소린가 싶었지만 누나는 진지했다.</div> <div><br></div> <div>당시 외갓집에는 도코노마가 있고, 거기에는 불단과 족자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족자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의 머리를 갉아 먹는 호랑이들은 마치 종이장으로 만든 것 마냥 얇고 가늘었는데, 그게 할아버지의 머리를 갉아 먹고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꾸역꾸역 먹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왠지 보면 안 되는 걸 본 것 같다는 생각에, 누나는 무서워서 눈을 감으려 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문득 옆을 보니, 작은 누나도 깨어 있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작은 누나 역시 할아버지의 머리맡을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으아아아아앙! 할아버지 머리가아아아!]</div> <div><br></div> <div>이내 작은 누나가 통곡하기 시작해, 가족들이 다들 놀라 일어나 불을 켰다.</div> <div><br></div> <div>작은 누나는 [할아버지가 호랑이한테 잡아먹히고 있었어!] 라며 울었지만, 가족들에게는 당연히 보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불을 켰을 때는 이미 호랑이는 족자 속으로 들어가 있었고, 할아버지 머리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결국 꿈이라도 꾼 것으로 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틀 후에 할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일 이후로 족자는 치워버리고, 칠복신 동상을 들여놨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호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외가 쪽에는 묘하게 영감이 강한 사람이 많아, 비슷한 이야기는 아직도 종종 듣는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이와는 크게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내가 어느 조각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들은 이야기가 있다.</div> <div><br></div> <div>그 사람이 스승에게 신신당부 받았던 게 하나 있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람을 보는 눈을 기르게. 사람이 가진 힘을 간파해야만 해. 그리고 아무리 부탁을 받더라도 힘이 모자란 인간에게 용이나 호랑이는 조각해줘서는 안 되네.]</div> <div><br></div> <div>스승의 말에 따르면, 조각에는 종교적인 의미가 있어서, 조각한 도안의 힘이나 영력이 그것을 가진 인간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그리하여 힘이 약한 인간에게 용이나 호랑이를 조각해주면, 그 조각의 기운에 인간이 짓눌려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살게 되어 버린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마 그 때 할아버지도...</div> <div><br></div> <div>힘이 있는 존재 그 자체가 아니더라도, 모양을 본뜬 것에는 어떤 힘이 깃드는 모양이다.</div> <div><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1.6000003814697px;"> <div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color:#333333;">
[email protected]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color:#333333;"><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color:#333333;">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color:#333333;"><br></div> <div style="margin:0px;padding:0px;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color:#333333;">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a class="tx-li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m" target="_blank" style="color:#333333;text-decoration:none;">http://vkepitaph.tistory.com/m</a>)</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