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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5905
    작성자 : VKRKO
    추천 : 16
    조회수 : 5272
    IP : 110.15.***.206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5/01/04 19:53:44
    http://todayhumor.com/?panic_75905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북알프스 호타카 연봉
    <div>이전에 산친구인 선배랑 함께 일본 북알프스의 호타카 연봉을 등정했을 때 이야기입니다.</div> <div><br></div> <div>그 날은 호타카 연봉 북쪽에 있는 야리카타케(槍ヶ岳)부터, 능선을 타고 안쪽에 있는 호타카다케(穂高岳)로 이어지는 종주 루트를 오를 예정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루트에는 미나미다케(南岳)와 북쪽 호타카다케(北穂高岳)를 잇는, 다이키렛트(大キレット)라는 V자 모양의 낭떠러지로 구성된 능선이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친 암벽이 계속되는 이 루트는, 일반 등산로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곳으로, 매년 실족으로 인한 사망자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div> <div><br></div> <div>당일 아침에는 해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지만, 미나미다케(南岳)에 이를 무렵에는 옅은 안개가 끼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일기예보보다 3시간이나 이른 비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투덜거리며 비옷을 입고, 서로의 몸을 로프로 연결했습니다.</div> <div><br></div> <div>키렛트(キレット)는 암벽에 사다리와 쇠사슬을 타고 매달리는 힘든 내리막을 시작으로, 200m 정도 내려가야 키렛트의 최하단입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평탄한 언덕까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것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비바람은 거세졌고, 우리를 강하게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이쯤해서 그만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체력이 충분했기에 오늘 안에 키렛트를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강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바위산은 우리를 가로막는 것처럼 서 있엇지만, 우리는 그 곳을 향해 발걸음을 계속해 나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암벽을 매달리듯 올라가는데, 머리 위에서 희미하게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div> <div><br></div> <div>등산 시즌도 아니고 이런 악천후 속에 산행이라니...</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말고도 앞을 나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나는 같은 등산객을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산꼭대기에 다다를 무렵까지 분명히 남자 목소리가 들렸지만, 산꼭대기에서 본 광경은 김빠지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람 모습은 어디 하나 없고, 가늘고 우뚝 솟은 능선만 끝없이 이어질 뿐입니다.</div> <div><br></div> <div>금방 우리가 올라온 루트는 한 번에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만큼 폭이 좁아서, 다른 길로 엇갈릴 리도 없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능선은 아주 좁은 발디딜 틈만 있고, 삐죽하게 높이 솟아 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아래는 짙은 안개 때문에 보이지도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선배, 금방 남자 목소리 들리지 않았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너도 들었냐? 나도 들었어.]</div> <div><br></div> <div>[설마 떨어졌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죠?]</div> <div><br></div> <div>[그럴리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들렸는데다 뭐가 떨어지는 소리도 안 들렸잖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선배의 표정은 불안과 의문이 섞인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환청이겠지. 어서 가자.]</div> <div><br></div> <div>환청이 아닌 것 같았지만, 굳이 반론할 마음도 들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발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곧 죽음인 바윗고개 능선을, 좁은 길을 따라 지나갑니다.</div> <div><br></div> <div>아랫쪽에서는 강풍이 불어와 골짜기와 공명해 기분 나쁜 소리를 퍼트립니다.</div> <div><br></div> <div>바람 소리라고는 해도,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의 절규처럼 들려와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끼쳤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집중해! 바람에 휩쓸리면 끝이야! 절대 몸을 산에서 떼어 놓으면 안 돼.]</div> <div><br></div> <div>그걸 알아차린 것인지, 선배가 해 준 말이 무척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div> <div><br></div> <div>키렛트에 들어선지 2시간이 지나, 최하단의 고개를 통과해 북쪽 호타카다케(北穂高岳)로 오르는 험난한 곳에 도착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야말로 벽 같은 그 곳은, 장비 이전에 고도의 산악 기술이 필요한 곳이라는 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div> <div><br></div> <div>선배가 먼저 올라가고, 나는 아래에서 뒤를 맡았습니다.</div> <div><br></div> <div>선배가 올라가기 시작한 후, 나는 선배가 던져준 로프의 자일을 핀에 연결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중간 정도까지 올라갔을 때, 귓가에서 공허한 남자 목소리가 속삭였습니다.</div> <div><br></div> <div>[이봐.]</div> <div><br></div> <div>온 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 순간, 나는 누군가에게 오른다리를 잡혀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div> <div><br></div> <div>[야, 괜찮아?]</div> <div><br></div> <div>만약 자일을 제대로 연결해 두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대로 떨어져 죽었겠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선배에게 괜찮다고 대답하려는 순간, 귓가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br></div> <div>[살려줘.]</div> <div><br></div> <div>나는 몸서리를 쳤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공허하고 생기 없는 그 목소리는, 꿈에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div> <div><br></div> <div>지금도 떠올리노라면 소름이 끼칩니다.</div> <div><br></div> <div>그 날은 결국 호타카다케(穂高岳) 완등은 포기하고, 북쪽 호타카다케(北穂高岳)의 오두막에서 묵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기서 만난 베테랑 등산인인 50대 남자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도 같은 경험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곳에서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오두막에서 여자에게 다리를 잡히는 악몽을 꿔서 깼더니, 친구도 똑같은 꿈을 꿨다는 둥...</div> <div><br></div> <div>산에 자주 오르다 보면 그런 이상한 일도 겪기 마련이라며, 그는 내일 산을 내려가라는 조언을 해 줬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는 그의 말을 묵묵히 받아들였습니다.</div> <div><br></div> <div>다음날 아침에는 비가 조금 내려 안개가 자욱했지만, 아래까지 내려오자 맑게 갠 후였습니다.</div> <div><br></div> <div>우리는 하산하기 전에 조난자의 영을 기리는 호타카 신사에 들려 지금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고, 조난자의 명복을 빌어주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사히 집에 돌아온 다음날 아침, 선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br></div> <div>[야, 지금 뉴스 봤냐?]</div> <div><br></div> <div>[뭐 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뉴스에서는 우리가 이틀 전에 지나갔던 그 길, 북쪽 호타카다케(北穂高岳)에서 한 남자가 실족해 사망했다는 것을 전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북알프스에서 조난당하는 이들 중에는, "끌려간" 사람들도 꽤 있는 건 아닐까요.</div> <div><br></div> <div>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라는 건 알지만, 직접 그런 경험을 하고 난 입장에서는 웃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div> <div><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email protected]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br></div> <div style="font-family:'돋움';line-height:21.6000003814697px;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a class="tx-li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m" target="_blank" style="color:#333333;text-decoration:none;border-bottom-color:#840000;border-bottom-width:1px;border-bottom-style:dashed;">http://vkepitaph.tistory.com/m</a>)</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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