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지금은 세상을 떠난 우리 삼촌에 관한 이야기다.</div> <div><br></div> <div>독신이었던 삼촌은, 누나의 아들이었던 나를 친자식처럼 귀여워 해 주셨다.</div> <div><br></div> <div>나도 삼촌을 무척 좋아했기에, 나는 사회인이 된 후에도 삼촌 집에서 생활했고, 삼촌이 돌아가실 때까지 함께 살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삼촌에게는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div> <div>삼촌은 아이들의 손바닥을 무척 무서워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이상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어릴 적의 내가 양 손을 쫙 펴고 손을 들면 금새 전속력으로 달려 도망칠 정도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릴 때 나는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자주 손을 삼촌에게 내밀고 삼촌을 따라 달려가곤 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짓궂게 손을 내밀고 달리던 내가 까딱 잘못해 넘어지기라도 하면, 삼촌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애써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 주시곤 했다.</div> <div><br></div> <div>그런 마음씨 따뜻한 분이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회인이 되고 몇 해 지났을 무렵, 나는 삼촌과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TV를 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 날은 드물게 우리 둘 다 과음을 해서, 잔뜩 신을 내며 이야기를 했다.</div> <div><br></div> <div>그러다 보니 어릴 적 이야기까지 꺼내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삼촌은 어느해 설날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div> <div><br></div> <div>당시 종종 TV에서 나오곤 하던 강시 영화를 본 내가, 잔뜩 겁에 질려 밤에 화장실도 못 가고 혼자 울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즐겁게 꺼내 놓았다.</div> <div><br></div> <div>삼촌 등에 꼭 매달려 숨은 채, 조심조심 화장실로 가던 내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랐다면서.</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삼촌은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크게 웃었다.</div> <div><br></div> <div>어릴 적 부끄러운 이야기에 조금 화가 난 나는, 삼촌을 놀릴 겸 어린 시절 내 손바닥을 무서워하던 삼촌의 이야기를 꺼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한동안 나는 삼촌이 얼마나 한심한 꼴로 내 손바닥을 무서워하며 도망쳐 다녔는지, 심술궂게 떠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문득 삼촌의 얼굴을 보자, 깜짝 놀랄만큼 정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삼촌이 화가 났나 싶어 당황해 사과부터 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게 아니라 삼촌이 평소에 말하지 못했던,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삼촌이 이야기 하기만을 기다렸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삼촌은 좀체 입을 열지 않는다.</div> <div><br></div> <div>기다리다 못한 내가 뭐라 한 마디 하려는 순간, 삼촌은 느릿느릿 이야기를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젊은 시절, 삼촌은 트럭 운전사의 조수로 일한 적이 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트럭 운전사의 조수라고는 해도, 삼촌은 아직 면허도 못 따고 학원에 다닐 무렵이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래서 회사와 계약한 운전사 옆에 앉아, 길도 익히고 운전도 배우면서, 짐이나 나르는 것이 다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젊은 시절이었기에 짐을 나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었지만, 목적지까지 향하는 길 중간에는 딱히 할 일도 없어 삼촌은 그저 창 밖 경치만 바라보곤 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 드물게 꽤 먼 곳까지 가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운전사랑 이야기 할 거리도 다 떨어진 삼촌은, 평소처럼 고속도로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지방은 며칠 전 눈이 내렸던 듯, 고속도로 길 여기저기나 벼랑 가장자리에는 희미하게 반쯤 녹은 눈이 남아 있었다.</div> <div><br></div> <div>잠시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삼촌은 옆에 달리는 차 안에 작은 여자아이가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멍하니 그 여자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사이, 여자아이도 삼촌을 바라본 것인지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다가 차차 웃는 얼굴로 삼촌을 바라봤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삼촌도 미소를 지어주며, 가족끼리 여행이라도 왔나보다 싶어서 부러운 마음에 계속 여자아이를 보았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러자 아이는 신이 난 듯, 웃으며 유리창에 딱 달라붙어 삼촌을 향해 그 작은 손을 열심히 흔들었다.</div> <div><br></div> <div>기분이 좋아진 삼촌도 손을 흔들어 주려는 순간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큰일났다!]</div> <div><br></div> <div>운전을 하고 있던 트럭 기사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급브레이크를 밟았다.</div> <div><br></div> <div>삼촌도 깜짝 놀라 앞을 보니, 거기에는 눈 때문에 타이어가 미끄러져서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내려오고 있는 대형 트럭이 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삼촌네 트럭도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은 탓인지, 천천히 차체가 옆으로 기울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서서히 앞 유리창에 다가오는 아스팔트를 보며, 삼촌은 트럭이 옆으로 쓰러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당황해서 안전벨트를 꽉 붙잡고 충격에 대비하는 삼촌의 눈 앞에, 똑같이 눈 때문에 미끄러져 옆으로 기울고 있는 여자아이의 차가 보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자아이는 옆으로 떨어지는 차 유리창에 딱 눌러붙어 있었다.</div> <div><br></div> <div>사랑스러운 얼굴이 유리창에 꽉 눌러붙어 완전히 찌그러져 있다.</div> <div><br></div> <div>이윽고 옆으로 기울다 못해 차는 아스팔트에 내던져지듯 굴러떨어진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빙글 돌면서 여자아이가 붙어있는 유리창 쪽이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얼굴이 찢어지고 부서져 피가 흩날린다.</div> <div><br></div> <div>삼촌의 눈에는 그 모든 광경이 고속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천천히 비치고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후 결국 삼촌이 탄 트럭도 그대로 전복했고, 삼촌은 그 충격 때문에 정신을 잃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눈을 떴을 때 삼촌은 병원 침대 위에 있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입원 도중 병문안을 왔던 상사의 말에 따르면 그 여자아이는 교통사고 충격 때문에 시신마저 제대로 수습할 수 없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후 삼촌은 회사를 그만 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결혼한 뒤 아이를 얻게 되었을 때, 그 아이가 여자아이일 수도 있다는 생각만 해도 공포감에 시달리게 되어 결국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삼촌은 아이의 손바닥을 보면 그 때 그 광경이 되살아나, 두려움을 참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피투성이가 되어서 새빨갛게 물든 채, 차가 회전할 때마다 아이의 형체가 무너져 가는데, 거기 달라 붙은 작은 손바닥만 하얗더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말하고 얼음이 녹아 옅어진 소주를 단숨에 들이킨 후, 빈 손으로 마구 머리를 긁던 삼촌의 모습이 아직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div> <div><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br></div> <div style="line-height:21.6000003814697px;"> <p style="margin:0px;padding:0px;color:#333333;font-family:'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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