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

눈이 뜨인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아니. 하나는 있다.

"뭐여. 왜 불럼마!"

"..."

고개만 돌려 나를 돌아보는 눈길에 괜시리 가슴 한켠이 시려온다.

'하긴... 그럴 리가 없지.'

나는 짐짓 화난 체 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등뒤로 부스럭거리는 낌새로는 다시 하던 일을 하는 것 같다.

근 백에 달하는 자식 같은 녀석들을 팽개치고 이곳으로 도망온 지 어느덧 반년이 다 됐다. 그 반년 새 녀석들의 모습은 점점 가물가물해지고 이제 내게 남은 건 이 푸르딩딩한 녀석 뿐이다. 괜시리 울적해지는 오후다.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쑥스러움을 무릅쓰며 녀석에게 물었다. 아니, 혼잣말 하는 척 물었다.

"어.. 음... 요즘 얼굴 본 지도 통 오래 된 것 같은데 한 번 산책이라도 같이 할.. 까?"

"..."

이후 괴로운 침묵의 계속. 역시 괜히 꺼냈나 멋쩍어 뒤통수만 긁적거렸다. 뭐, 원체 말이 없는 녀석이니까.

"응? 뭐야. 왜, 왜그래 너..!"

이런저런 생각으로 합리화하는 사이, 녀석이 내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앞발(처럼 보이는 날개지만 그냥 편히 발로 부르는)엔 무엇인가 뾰족한 것을 든 채 뒷다리로만 성큼성큼 걷는 꼴이 자연스러워 더욱 무서웠다. 자연히 입에선 비명 아닌 비명이 터져나왔다.

"아, 아무리 내가 소홀했기로 그러는거 아아아 아니다, 너! 야, 야!"

내가 무슨 소리를 하건 녀석은 멈추지 않고 내게로 다가왔고, 한 걸음도 채 안 되는 거리까지 오자 앞발을 들어올려 내 머리를 향해 있는 힘껏 내리쳤다.

"헉!"

나의 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다시 침묵이 찾아왔다.

"...?"

피와 살이 그리고 뼈가 튀는 나의 상상과는 달리 현실은 평화로웠다. 살짝 실눈을 떠서 보니 녀석의 주둥이와 머리엔 못 보던 것들이 달려있었다. 내 머리에도.

뿌우- 탁!

뿌우- 탁!

호흡인지 흥얼거림인지에 따라 블로우 아웃이 내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긴장이 풀리자 안도인지 짜증인지 모를 한숨이 터져나왔다.

'하긴... 그럴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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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오씨 빨려고 지어냄

이히ㅣㅣㅣㅎ힉

포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