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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4504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2
    조회수 : 3810
    IP : 121.170.***.7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4/26 00:24:18
    http://todayhumor.com/?panic_14504 모바일
    브금주의]신체포기각서





    언젠가부터 불 다꺼진 거실에서 글에 쓰여질 브금을 들으며 자판을 두들기고있네요

    예전엔 상상도 못하던 일인데

















    1. Strong Wind (거센 바람)



    더 이상 삶에 의미 따위는 없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로 인생이 이대로 끝나 버렸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망할놈의 하늘은 내 미쳐 버릴 듯한 심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맑기도 하였다.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흘러 내릴 정도는 아니었다. 마음 같아선 펑펑 울고 싶었지만, 또 그렇게 할 순 없었다. 나는 눈을 계속 깜박 거려 눈물을 없앴다.


    모든 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꿈만 같았고, 꿈이길 바랄 뿐이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 모두 흐릿하게 보였다. 마치 나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있는 듯 했다. 억제하려 애쓰던 눈물이 다시 나기 시작했다. 코까지 콧물때문에 막혀 오는 느낌이었다. 얼굴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인상이 점점 찡그려지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 곳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의 옆에는 [고령고등학교] 팻말이 붙어 있었고, 사방은 이미 어두컴컴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것인가…? 학생들은 모두 집에 간 듯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 역시 교문 앞에서 발걸음을 떼어 어디론가 향했다. 목적지는 없었으나, 집은 절대로 갈 수 없었다. 엄마를 뵐 면목이없었다. 엄마의 얼굴들이 떠오르자 다시 울컥했고, 나는 울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중학교 때 였을 것이다.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시고 나서부터 원래 많이 드시던 술을 떡이 되도록 드시더니, 이내 2년 만에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엄마는 살아보겠다며 발 벗고 나서 포장마차를 하셨고, 그렇게 나를 뒷바라지 해오셨다. 나 역시 그렇게 힘든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죽어라고 공부를 했고, 그렇게 고3까지 전교 1등을 놓쳐 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나였는데, 수능을 앞둔 1주일 전, 나에게 패닉증세가 찾아왔다.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어느날 잠에서 깨자1 년 이상 외웠던 수학공식들, 이론들, 시들… 모든 게 머릿속에서 깔끔히 지워졌다. 마치 누군가가 지우개로 벅벅 지워 놓은 듯이. 군데 군데 기억이 나는 부분도 있었으나, 교과서에는 대부분 처음 보는 듯한 것들이었다. 너무 놀라 숨이 막혀 왔지만, 나는 엄마에게는 비밀로 했고, 터무니 없이 부족했으나 1주일 동안 죽어라고 모든 것들을 다시 공부했다. 그리고 시험때가 다가오면 모든 것이 다시 돌아 올 것이라고 기도를 했다.


    그러나 내가 기도 드렸던 신은 나를 실망시키고 말았던 것이었다. 첫 시험지를 받는 순간 다시 기억이 날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백지장을 내었고, 시험이 끝나자 학교를 걸어 나왔다. 재수 따위는 우리 형편에 할 만한 것이 못 되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엄마는 우리 아들만 믿어.’


    엄마가 늘 하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나 자신이 너무 미웠고, 죽고 싶었다. 그런 생각이 한 번 꽂히면 무서운게, 더 이상 떠나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늦은 저녁 거리를 쏘다니며 이러한 생각들로 머리를 채웠다.


    “난 불효했어. 죽어야 마땅해. 난 천하의 개새끼야. 그래, 죽자. 죽어버리자. 엄마야 조금 슬프겠지만, 그게 오히려 엄마한테 나은 것 일수도 있어. 나 같은 놈 믿는 엄마가… 엄마가 잘못한거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아스팔트 바닥을 내려다 보았다. 원래 발로 밟고 있던 아스팔트 바닥이 점점 멀어져갔고, 이내 나의 발과 20층 정도의 거리를 두었다. 나는 어느새 빌딩 꼭대기에 서서 아스팔트 바닥을 내려다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죽자.”


    내가 허공에다 한마디 내뱉었다. 그리고 왼발을 띄자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왼발은 마치 거리를 지나다니는 깨알만한 사람들을 밟아 죽일 듯 허공에서 뱅뱅 돌고 있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거센 바람이 불자 한발로 서있던 나는 뒤로 자빠졌다.


    뒤로 엉덩방아를 찍었지만 아픔따위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 아픔은 사치였다. 내가 죽지 못하는 이유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망신스럽게도 부족한 용기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엄마가 외박한 아들을 걱정하며 티비를 켜는 순간 아들이 자살했다는 보도를 보는 모습을 절대 용납할 수가 없었다. 나쁜 아들은 되어도 엄마를 평생 마음 아프게 할 수는 없었다 . 자살까지 하는 대못을 박는 일은 저지를 수가 없었다. 나는 엉덩이를 훌훌 털고 일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눈 앞이 깜깜했고,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하던거 계속하지…?”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나의 뒤에서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고, 돌아본 곳에는 40대 후반 쯤 되어보이는 호호백발의 중년 아저씨가 서 있었다. 그는 초록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고, 검은 정장 바지에 구두를 신고 있었는데, 모습이 마치 서재에 틀여박혀 책만 읽는 갑부 노인네 같았다.


    “뭐라구요?”


    내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가뜩이나 미쳐버릴 것 같던 심정에 웬 이상한 아저씨가 시비를 걸어왔다. 그는 나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이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는데, 왠지 모를듯한 소름끼침이 엄습해왔다.


    “아까 밑에서 보니까 죽으려고 하는 것 같던데. 난 그냥 구경하러 온 것 뿐이야. 계속하라고.”


    그가 나와 간격을 그대로 유지하며 차분하게 말을 했다. 나는 치밀어오르는 화를 억제하려 애를 썼다.


    “이봐요 아저씨. 나 지금 뵈는 게 없는 사람이거든? 그러니까 그냥 좋게좋게 가지? 같이 끌고 떨어지기 전에.”


    그가 다시 한번 함박웃음을 지었다. 웃는 모습이 누군가를 닮았었다. 누구더라…?


    “내가 10만원 걸겠는데, 넌 못 뛰어.”


    그가 한 발자국 다가서며 말했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누,누가 그래?”


    본심과는 다르게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는 이미 내 속내를 눈치챘는지 몇 걸음 더 다가왔다.


    “넌 아직 너무 어리거든. 어린놈들 중에 제대로 자살하는 놈들 많이 못 봤어. 대부분이 너처럼 엉거주춤하다가 얼씨구나 떨어지는 거지. 아까도 바람만 반대방향으로 불었으면 너도 그렇게 되었을 껄?”


    그가 계속 정곡을 찌르는 말만 해댔다. 나는 울화가 치밀어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는 누군데 남의 일에 참견을 하고 그래?”


    “나? 난 말야…”


    그가 뜸을 드렸고, 나는 그런 그의 모든 동작을 유심히 바라만 봤다.


    “난 그 반대방향의 바람 같은 사람이랄까?”








    2. Slave Trade (신체포기각서)



    “내가 운영하는 회사는, 너 같이 삶의 의욕이 없는데, 자살할 용기는 없고… 뭐 그런 사람들을 위한 회사지.”


    그가 호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들어 나에게 건넸다.


    “[커만드먼트] 회장… 오민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간단한 일을 하고있어. 자살하고 싶은 의뢰인이 찾아오면,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왜, 어디서, 어떻게 죽고 싶은 지 간단하게 말을 하면, 우리가 알아서 잘 포장해 주는 거야.”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었다. 신체포기각서는 물론, 그외에 그가 한 모든 잡소리들이…


    “그거 불법 아닌가요? 그리고 신체포기각서는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 때문에 계약 효력이 없어요.”


    그가 갑자기 미친듯이 웃어댔다. 마치 법 따위는 가소롭다는 눈치였다. 한 20초를 그렇게 웃는 듯 했다. 웃음을 겨우 멈춘 그는 눈가에 찔금 고여 있던 눈물을 찍어 없앴다.


    “그래 그래 불법 맞아. 근데 법은 사람이 만든거고, 사람은 완전하지 못하니까… 법도 완전하지 못하지. 그래서 때론 말야, 나처럼 융통성있게 법을 변통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게 꼭 나쁜건 아니야.”


    그의 말투에는 무언가가 스며들여저 있었다. 마치 엄청난 흡입력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신체포기각서가 유효한다는 거… 그 부분은 우리 회사가 잘 처리할 자신있어. 그래, 관심있나 학생?”


    그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물었다. 나는 잠시 잊고 있었던 오늘의 일들이 눈앞에 파노라마 처럼 다시 지나갔다. 그리고 엄마의 실망할 눈빛이 보였다. 호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부재중 {집} 20통]


    엄마가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다시 눈물이 흐르는 듯 했다.


    “저런 저런, 울지마 학생.”


    그가 나를 말로 다독였다. 왠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결심을 했다.


    “할께요, 계약.”


    그가 씨익 웃어보였다.





    “어, 엄마. 미안해 내가 전화기를 가방에다 놓고 와서… 지금 진수네 집에있어. 응. 자고 바로 학교 가려고. 당연히 잘봤지. 내가 누군데… 알았어. 응. 끊어.”


    내가 전화를 끊은 뒤 그를 쳐다 보았다. 그는 그의 서랍에서 무언가를 찾는 듯 했다.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꼬깃꼬깃한 종이를 꺼냈다. 나는 그 동안 그의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사무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비좁고 초라한 옥탑방 이었다. 컴퓨터 한대와 택상 하나 외에는 별 가구도 없었다. 바닥은 어디서 왔는지 모를 전선들이 사방에 이리저리 놓여 있었다.


    “자, 여기.”


    그가 미소를 띄우며 구겨진 A4종이를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넙죽 받았다. 그것을 바라보니 신체포기각서였다. 거기에는 단순하게 한마디 적혀 있었다.


    [나, _________ 는 오늘, _________ 이후로 나의 신체를 포기하고 ‘커만드먼트’에 넘긴다.]


    “그거 쓰고 밑에다 사인하면 돼.”


    그가 펜을 건네주며 말했다. 나는 두근 거리는 마음과 함께 펜을 집었다. 그러다가 무언가가 생각 나서 그에게 물었다.


    “돈은? 돈은 얼마나 지불해야 되죠?”


    그가 놀란 눈치였다.


    “돈…? 아… 돈. 음, 이건 어떠냐. 넌 내가 특별히 공짜로 해주마.”


    나는 못미더웠지만 그대로 사인을 하고 말았다. 사인을 마치자 그가 종이를 낚아채어 서랍에 도로 집어 넣었다.


    “자, 이제 말해봐.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가 깍지를 끼고 물었고, 나는 군침을 삼켰다. 내 죽음을 내가 정한다라…


    “일단, 일주일의 살아있을 기간을 주세요.”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나의 죽음의 원인인 수능을 내 죽음으로 저주하고 싶었다. 또, 일주일동안 생각을 하고 싶었다.


    “그래, 그럼 어디서.”


    “학교 앞에서요.”


    신문에 아주 특별한 기사가 날 듯했다.


    “어떻게?”


    이 질문에서 나는 조금 멈칫했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칼질, 총질, 뺑소니…


    “아프지 않게 죽는 방법 뭐가 있을까요?”


    내가 묻자 그가 미소를 띄며 대답했다.


    “돌연사가 가장 덜 아프지. 심장마비 같은거.”


    심장마비를 일으킬 만한 흉기…


    “중독으로. 주사기 같은 거로 최대한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직원에게 전해주세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뒤에, 학교에서 보자.”




    3. Immunity (면역성)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나는 거리를 맴돌며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나의 삶을 다시 한 번 훑어보기도 하였고, 하염없이 울어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한가지 결심을 했다. 나는 죽는 그 날 까지 엄마 얼굴을 보지 않기로.


    그때 누군가가 나를 툭 건드리고 지나갔다. 나는 뒤를 돌아 그를 째려 보았다.


    “뭐야! 눈 똑바로 보고 다녀! 죽고싶어?”


    그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그는 20대의 청년이었는데, 무척 사나운 인상을 띄우고 있었다.


    ‘죽고 싶냐고?’


    그때 무언가가 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살 날을 고작 1주일 앞둔 나에게는 무척 아이러니한 말이었다. 그래, 난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1주일 뒤에 난 죽는 것이었고 죽음보다 더한 것은 없었다. 때문에 나는 신체포기각서를 쓰는 동시에 법의 면역성을 얻은 것이었다. 다시 말해, 나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그를 향해 달려가 주먹을 휘둘렀다. 그의 얼굴을 정확히 타격했고, 나는 잠시도 멈칫하지 않고 바닥에 놓여진 돌맹이를 주웠다.


    이성을 되찾았을 때 돌맹이를 들고 있던 내 손은 피투성이였고, 사내는 길바닥에 내팽겨쳐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들이 나에게 향했다. 여기저기서 경찰에 신고를 하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나는 다시 사내를 쳐다보았다. 미동도 없었다. 내가 사람을 죽인 것이었을까?


    나는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나를 건드리거나 막는 사람은 없었다. 한참을 뛰어 거리를 돌아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심호흡을 몇 번이고 했다. 도저히 진정이 되지가 않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땀이 뻘뻘 났다.


    ‘내가 사람을 죽였다…’


    내가 속으로 계속해서 되풀이했다. 한번 말할때마다 뇌에 심한 자극을 주었다. 18살인 나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생각을 되새겨 보자, 어차피 7일 뒤면 끝날 인생, 살인죄 따위는 무섭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인죄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자, 살인의 대한 두려움도 삭으러들었다.





    4. Killer (킬러)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온갓 나쁜짓을 하며 살아갔다. 돈을 훔쳐 택시를 타 도시를 벗어 났고,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 2명을 강간한 뒤 죽였다. 경찰과 뉴스는 나를 찾느라 난리가 아니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엄마가 이 사실을 이미 뉴스를 통해 전해 들었을 것이고, 엄마의 가슴에 대못은 이미 박혔다. 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죄를 지을 마음은 없었다. 그러나 법의 면역성의 유혹은 차마 뿌리칠 수가없었다.



    이제와서 이미 늦은 일이었다. 후회도 절망도 소용없었고,잡혀서 사형당하거나 평생 소년원에서 썩느니, 차라리 ‘커만드먼트’에서 고용된 사람이 날 죽이는 게 나았다. 경찰들에게 잡혀 들어가느니 애초에 자살이 나았으니까.


    택시에서 내리자 학교가 보였다. 나는 천천히 길을 걸었다. 언제 누가 어디서 와서 나의 목에 주사기를 꽂고 갈 지 몰랐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나는 이제 곧 죽는다. 그리고 뉴스에는 뜨겠지,


    [사람 셋을 죽인 18세 소년, 고용된 킬러에게 살인]


    잡혀 들어가는 것보다 훨신 폼났다. 나는 그렇게 서서 기다렸다. 누군가가 오기를…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갔다.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밤은 여전히 깜깜했고, 거리에는 여전히 행인들이 거의 없었다. 약속 위반이었던 것일까? 이제와서 왜?


    나는 갑자기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지금까지 저지른 모든 범행들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내가 왜 그런 짓들을 저질렀는지 몰랐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모두 너무 끔찍하고 경악스러운 일들이었다. 내 다리가 풀렸고, 나는 그 자리에서 힘없이 주저 앉았다. 다시 눈물이 흘렀다. 이제 나에게 아무런 기회가 없는 것이었을까? 시간 뒤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나 잡혀서 감옥에 들어가기는 너무나 비참했다. 엄마가 면회라도 오는 날에는 볼 면목조차 없었다. 엄마와 마지막으로 한 통화 내용이 떠오르자 다시 눈물이 눈앞을 가렸다.



    그때 무언가가 내 앞에 떨어졌다. 눈물을 훔치고 보니 그것은 허연 액채가 담긴 주사기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학교 앞 길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민철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마치 희안한 물체를 바라보듯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놀라 일어서며 그의 멱살을 잡았다.


    “왜 약속을 어긴거죠? 어떻게 된 거예요?”


    그가 웃으며 말했다.


    “넌 중독으로 죽고 싶다고 했지, 누구한테 죽는 다는 말은 애초에 없었어.”


    “그래서 날 지금 오도가도 못하게 하는 건가요? 나보고 자살을 택하라고? 그러려면 애초에 빌딩에서 밀어버리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넌 빌딩 위에 서있던 그날 이미 죽은 거였어. 그 바람 기억나? 내가 널 살려서, 기회를 준거야. 넌 날 실망시키지 않았고.”


    그가 깔깔대며 웃었다. 그 모습이 정말로 누군가와 흡사했다. 누구지…?


    “애초에 넌 “위”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어. 근데 난 알았지. 네 마음속엔 사악함이 너무나 가득해서, “위”로 올라가긴 글렀다는 걸. 그리고 1주일이면 충분했어. “그” 에게 네 사악함을 보여주기엔. 넌 이제 날 따라오면 돼.”


    모든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모든게 시험이었다…? “위”는 어디이고, 그렇다면 “그” 는 누구 인가…? 아니, 민철의 존재는 또 무었인가…?


    문득 기억이났다. 어렸을때 티비를 자주 보던 나는 만화영화를 즐겨 봤고, 민철은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캐릭터와 비슷하게 생겼었다. 특히 그가 웃을때…


    그때 민철의 뒤에서 검붉은 꼬리가 기어 올라왔다. 아주 굵직하고 기다란 꼬리였는데, 끝이 마치 창 같이 매우 뾰족했다.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치 굶주린 사자가 먹이감을 잡은 듯한 표정이었다.


    “가자.”


    거리에서 펄럭이던 신문지가 눈에 띄었다.











    [무고한 살인 저지른 18세 남성, 끝내 학교 앞에서 자살]
































    출처



    웃대 - 로버트아바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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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26 00:26:27  61.255.***.24  괴마
    [2] 2011/04/26 10:49:42  141.223.***.154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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