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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아주 옛날 지구가 막 태어났을 때의 이야기이다.
신은 고민했다. 이 아름다운 푸른 별에 그 어느 것도 없다는 것이.
그래서 신은 자신을 섬기던 정령들을 불렀다.
정령들은 생물체의 눈알 같은 모양이었고, 눈부실 정도로 아주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크기 또한 매우 컸다.
어떤 기준인지는 몰라도 이런 정령들에게는 서열이란게 있었다.
힘이 세거나 말을 잘하거나 그런 행동 또한 없었고 그들에게는 오직 신을 거들기 위한 존재였다.
"너희들에게도 서열이 있으니 서열대로 서 보거라."
신은 형광색의 액체가 담긴 유리병을 위 아래로 흔들며 말했다.
정령들이 비비 꼬이며 하나 둘씩 순서대로 섰다.
제일 첫번째 줄에 선 정령은 대여섯개의 정령과 맞먹을 정도로 굉장히 밝게 빛났다.
"넌 굉장히 밝구나. 너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
첫번째 정령은 잠시 고민하더니 곧 말했다.
"저는 이 정령들 사이에서도 대장이었습니다. 뭐가 되든 간에 제일 강하게 되고 싶습니다."
신은 오른쪽 엄지손톱을 조금 자르고 유리병안에 형광색 액체를 조금 뭍히더니 그 정령에게 주었다.
손톱을 받은 정령은 갑자기 펑 하고 터졌다.
연기가 사라지자 그 첫번째 정령은 목에 길고 가느다란 털이 달리고
입 안에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갈색의 생물이 되었다.
신은 그를 보고 이름을 붙혀줬다. "넌 이제부터 사자라고 부르겠다."
그러자 그 생물은 '어흥'하더니 지구로 뛰어 내려갔다.
신은 그 다음 두번째 정령에게 말했다.
"넌 무엇이 되고 싶으냐?"
두번째 정령은 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는 방금 첫번째 정령과 맞먹을 정도의 힘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신은 왼쪽 엄지손톱을 조금 자르고 유리병안에 형광색 액체를 조금 뭍히더니 그 정령에게 주었다.
손톱을 받은 두번째 정령도 첫번째 정령과 같이 펑 하고 터지더니
연기가 사라지자 주황색의 몸에 검은색의 줄무늬가 있었고,
입 안에는 역시 날카로운 송곳니와,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생물이 되었다.
"넌 호랑이라고 부르겠다."
그 말을 듣곤 첫번째 정령과 똑같이 '어흥' 하더니 이내 지구로 뛰어 내려갔다.
이런 광경을 본 다른 정령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다 똑같이 생긴 정령들에게 있어서 신을 제외하곤 저런 모습들은 처음이었기에.
신은 형광색의 액체를 더 만들고 흔들며 정령들에게 말했다.
"너희들도 저러한 모습을 갖게 될 것이다. 차례대로 나와 나에게 말을 하거라."
정령들은 신에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되고 싶었던 것들을 말했다.
어떤 정령들은 몸이 액체에 닿는 기분이 좋다고 하자,
신은 발톱을 조금 뜯어 액체를 뭍히고 정령에게 주었다.
그리곤 그 정령들은 긴 꼬리가 있고, 물갈퀴가 있는 미끌 미끌한 생물이 되어 지구로 내려갔고
신은 물고기라고 이름을 붙혀줬다.
또 다른 정령들은 땅에 붙어 있기 싫다고 하자,
신은 머리카락은 조금 떼어 액체를 뭍히고 정령에게 주었다.
그러자 그 정령들은 굵고 넓적한 털들이 달리고 날개가 있는 생물이 되어 지구로 날아 갔다.
신은 새라는 이름을 붙혀줬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정령만 남게 되었다.
그러나 형광색액체도 조금밖에 남지 않았고,
머리카락이나 손톱, 발톱 등도 다른 정령들에게 나눠주어 모자랐다.
마지막 정령은 서러워하며 말했다.
"아. 정령들 사이에서도 제일 낮은 서열이라 서러웠는데,
이젠 혼자 남게 될 것을 생각하니 더 서럽습니다."
신은 그 말을 듣고 생각하더니 자신의 가슴을 잘라 심장을 뺏다.
"이건 나에게도 하나밖에 없는 것이니라. 그렇지만 혼자 남는 걸 원치 않으니 이것을 너에게 주겠다."
그 정령은 그 말에 서러움을 참고 말했다.
"그 심장은 저에게 어떤 능력을 주는 겁니까?"
신은 그 심장에 마지막 남은 형광색 액체를 모두 부으며,
"이것은 너에게 날카로운 발톱도, 송곳니도 주지 못한다.
그렇다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나, 액체에서 자유로히 다닐 수 있는 물갈퀴 또한 주지 못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너에게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마지막 남은 정령은 별로 탐탁치 못 하였으나 별 방법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알았습니다. 저에게 그 심장을 주십시오."
심장을 받은 정령은 이내 펑 하며 터지고 연기가 사라지자
뭉툭하고 네모난 이빨에, 둥그런 발톱이 나있었고
그리고 온 몸이 밋밋하여 털도 얼마 없는 생물로 변했다.
정령은 말했다.
"신이시여, 저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신은 잠시 고민하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넌 이제부터 인간이라 부르겠다."
출처
웃대 - 륙손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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