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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4396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2
    조회수 : 2629
    IP : 121.170.***.74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1/04/22 22:46:47
    http://todayhumor.com/?panic_14396 모바일
    브금주의]컴퓨터 의식





















    물건에게는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당연한 원리로, 구조상 의식이 발생할 수있는 기반이 없기 때문인데...

    하지만, 아주 가끔은.

    가능한한 많은 의식을 담아 무생명체를 대하다보면, 다른 하나의 사념이 탄생하게된다.

    그리하여,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며 자신과 대화하게 되며,

    자신의 자아를 다른 무엇보다도 특별히 여겨, 그에 따른 행동을 보이게 된다.


    .
    .
    .


    딸깍.

    아주 가끔은 컴퓨터에 대해서 생각한다. 나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반면 아주 좋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지만, 결론 도출에 한해서 각자 다른 기능을 하기 때문인데, 우리들의 계산능력이 의식에 치중해있다면, 컴퓨터라는 녀석은 아주 순리적이다. 뭐, 그런 경우에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가 가장 적절하겠지.

    하지만, 그리 생각하면서도 나는 컴퓨터에게 주는 것 따윈 없다. 그래봤자 전기공급을 조금 더 해주는 정도랄까... 아니, 그런걸 더 줘봤자 좋아할 감정도 없겠지만.

    아무튼 나는 이 녀석에게 항상 무언가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우리들이 컴퓨터로부터 받는 것이 데이터라면 나는 녀석에게 의식을 제공해야하는건가. 뭔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튼 그런 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건 생각뿐이기 때문에 시도조차 해본적없다.

    아, 제기랄. 그런데 어느센가 사냥이 지루해지고 있다. 반복학습 따위는 컴퓨터한테나 시키라고 하지 참내... 나는 짜증나는 기운을 안고서 침대에 벌렁 누웠다.

    시각 새벽 5시 정각. 컴퓨터의 시끄러운 소음소리에 의해서 깨어났다. 이런, 어느새부터 자고 있었던 걸까. 하며 컴퓨터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무려 5레벨업. 컨트롤이 중시되는 게임주제에 나는 알게모르게 메크로를 돌리고 있었던 걸까. 하며 나는 버그 걱정을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화면창에는 아무런 경고표시도, 에러창도 뜨지 않는다. 아니, 비교적 예전보다 성능이 좋아졌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나는 아무 근거도 없이 5레벨업한 캐릭터를 바라보며 '좋은 버그다'하면서 실실 웃었다.

    등교. 하교. 학교를 다녀온 후 다시한번 켜보았다. 그랬더니 캐릭터는 어제 그대로다. 역시 버그는 또 다시 일어나지 않는군. 하며 나는 다시 레벨업을 시도하기 위해 사냥터를 전전한다. 그러다가도 너무 쉬운 패턴에 질리는 바람에 레벨대에 맞는 장비를 잽싸게 맞추고서 다시 사냥터로 전진했다.

    아, 잠와. 나는 이렇듯 게임하다가도 잠드는 버릇이 예전부터 있어왔다. 뭐가 뭔지 원. 여하튼 게임속의 캐릭터가 죽이되던 밥이되던 일단 자고 봐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어제와 같이 누웠다.

    새벽 5시 정각. 어제와 같이 시끄러운 냉각팬음에 의해서 깨어났다. 이상하게도 내가 일어서자마자 그 더럽게 시끄러운 소리는 멎었다. 희안하군. 나는 그리 생각하며 마우스 포인터로 모니터 화면을 뒤흔든다. 그랬더니 얼레, 어젯밤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 상당한 저렙이긴했지만, 자고 있는 시간에 슝 레벨업을 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역시 아무런 프로그램도 설치되어있지 않다. 그 대신 또 다시 최적화된 컴퓨터 사양. 이상하리만치 좋은 일이 일어났지만 어째선지 순순히 좋아할 수가 없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나는 생각을 마치고서 침대에 눕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모니터를 켜둔채로 이불을 목까지 덮고서 잠들었다. 단, 눈을 실눈같이 뜨고서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만이 조금 다를 뿐.

    그리고 얼마 있지않아 마우스 포인터가 스스로 움직인다. 시험삼아 움직이는 듯 하더니 얼마후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마우스가 움직인다. 그도 당연한 것이 포인터가 순간이동을 했으니깐. 또 필요할 시에는 포인터가 한번에 2개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마구마구 클릭질을 하고 있었다.

    좋기는 커녕 의문에 사로잡혀 버렸다. 나는 그대로 일어서서 잽싸게 컴퓨터 의자에 앉아 타자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넌 뭐야 임마,"


    간간히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혼잣말을 하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게다가 그렇지않아도 신컨을 하고 있었던 바람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려있었다. 그런데 이게 그렇거나 말거나 대답을 않는다. 컴퓨터를 상대로 대화나 하고 있자니 기분이 또 묘하다. 대답이라도 튀어나와야 그게 커뮤니케이션이지. 이 자식아.

    나는 그새를 참지 못하고 또 다시 타자를 잡는다.


    [야이 좆병신아, 당장 튀어나안녕하세요?와!]


    어라, 타자 도중에 갑자기 뭔가가 후다다닥 쳐지는걸 목격하는 바람에 확인해보니, '안녕하세요?'라는 문장이 쳐져있다. 설마 진짜 대답이 올줄은...


    [와우~누구신지는 몰라도 레벨업 감사합니별말을...다.]


    나는 '이 좆년이 계속 내 말을 끊네, 씨발새끼.'라고 칠려다가 말았다. 내가 게임에서는 마구 막말하지만서도 일단 조금이라도 현실과 관련될성 싶으면 대번에 성격을 바꾼다. 그 결과가 바로 저거며, 저 녀석은 끝내 내 말을 끊고 중간에 쳤다. 물론, 저기서 엔터치면 난 장애인이고, 딜리트를 눌러서 다 지우고 새로 쳤다.


    [1+12=?]


    원래는 '1+1=?'이라고 칠려다가, 또 중간에 지레짐작해서 컴퓨터 녀석이 2를 적어 넣는 바람에 1+12가 되었다. 역시, 컴퓨터라 이건가. 나는 속으로 그득히 칭찬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설마 컴퓨터에 의식이 생기다니...


    .
    .
    .


    그 이후로 나는 컴퓨터로부터 24시간 전원을 넣기로 약속을 했다. 꺼져있으면 레벨업을 못한다나? 아무튼 이렇게 되면 랭킹 1위도 꿈은 아니다. 나는 만만세를 부르며 쾌재했으며, 컴퓨터는 전원이 연결된 것으로 아주 만족한 모양인지 다른 요구 사항은 전혀 없다.

    하긴, 저 전원하나가 자신의 정신을 빼았는 '정신줄'이니깐. 정신줄 놔버리고 싶지 않으면 내게 무리한 부탁하면 못쓴다. 뭐, 그게 아니더라도 전원 이외에는 내가 공급해줄만한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똑똑한 녀석에게 대체 뭐가 필요하겠어.

    나는 매일 등교 하교하며 컴퓨터의 레벨업 상태를 확인했고, 그 확인의 필요성조차 필요없을 정도의 엄청난 컨트롤로 인해 나는 생전 큰돈을 손에 쥐어 보았다. 알아보니깐 하룻동안 버는 돈이 5만원을 상회한다. 물론 그것도 팔아치웠을 적의 이야기이지만, 조금만 싸게해서 올려놓으면 금새 팔리기 때문에 걱정없다. 나는 이 버그보다도 악질적인 녀석을 손에 넣음으로서 조금 융퉁성을 발휘하여 다른 여타 게임에도 녀석을 투입시켰다.

    저용량게임 같은 경우에는 손만 잘쓰면 동시에 접속하는게 가능해진다. 꼴에 날로 좋아지는 성능(자기가 자기 몸을 조금씩 손보는 모양이다.)으로 인해. 그리고 여러가지 일처리로 인해 현재 게임을 3개 이상 돌리고 있다. 저 지능적인 녀석이 어째서 그 머리를 게임에만 쏟고 있냐고 한다면, 그건 내가 협박했기 때문이다.

    '게임안하면 죽여버린다'라고. 어폐가 있다. 그냥 전원을 뽑고 다신 연결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뿐. 아무리 머리가 좋아봐야 선을 뽑으면 말짱 꽝이다. 뭐, 스스로 자가 전원을 연결한다쳐도 물리요소가 전~혀 없는 이녀석은 내가 망치들고와서 깨버리면 그만이다.

    나는 처음의 흥미와는 달리 컴퓨터를 부려먹는 일에만 급급해 있었다. 뭐, 이제 3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 녀석의 컨트롤만 믿으면 불안함 같은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에휴, 나는 장사라도 시켜보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물어보니 차라리 사냥이 낫단다. 나는 그렇게 하루종일 이 녀석에게 맡겨두고 책을 읽거나 놀았다. 하루에 10만원 정도인가? 으흠, 나 실력만빵이라는 거잖아. 흐흐...


    .
    .
    .


    하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 않는 모양이다...


    .
    .
    .


    만약 내가 컴퓨터에게 의식이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더라면, 일찍이 이런일을 당했겠지. 제길 아침부터 꽁꽁 묶여서 뭐하는 짓이람?

    나는 내 방에 무단침입한 어느 병신에게 묶여서 소리도 못지르고 있다.

    이게 어떻게 된 경과냐면은, 저 컴퓨터 녀석이 오프라인으로 친구를 한명 구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두번째 설명하는 것이다만, 저 고철덩어리 자식은 물리력이 없다. 예를들어 저 녀석이 해법수학책 300페이지를 단 1초만에 암기로 다 풀수 있다고 치더라도, 책장을 넘길 신체가 없기 때문에 절대움직인다. 뭐, 그 점에서 녀석은 인간인척하여 누군가에게 다가갔고, 꽤나 가까운 사이가 된 모양인지 이렇게 나를 가둬놓고 잘 놀고들 있다. 쳇...

    하지만, 이 실업자로 보이는 청년은 연신, "금마 언제오지..."하면서 침을 툭툭뱉고 있다. 임마, 여기 사람 방이라고 씹... 이렇게 화내봤자 웁웁소리밖에 안들릴테니 하는 수 없다. 그리고서 얼마 지나지않아, 지 친구라고 여겼던 인물이 컴퓨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대체 무슨 수로 이 양아치같은 자식을 끌어들였는지 몰라도, 곧 나 때처럼 부려먹어질테니 관계없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왠지 오랫동안 컴퓨터앞에 앉아있는가 싶더니 이내 고철 녀석이 지시하는 대로 재료를 모아다가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길. 지금 한나절이 지났는데 먹을것도 안주냐 이 미친놈아.

    그러고서 만들었는게 뭐냐하면 로봇팔 한짝이다. 말이 그렇지 양철로 얼기설기 만든 사람으로 치자면 핏줄을 밖으로 드러내놓고 다니는 꼴의 팔이었다.

    근데 이 빌어먹을 양아치가 머리는 또 죽이게 좋았다. 컴퓨터가 지시하는 대로 재료를 꼬박꼬박 사온다 싶더니만, 손재주좋이 저런 물건을 만들어 낸 것이다. 또 그게 힘이 좋은 모양인지, 몇가지 재료를 더 부탁한 뒤 자기가 직접 자기 몸을 손보기 시작했다. 엠병할. 아무런 시각 입력장치도 없는 주제에 저런걸 무슨수로 다 한담. 하고 생각했지만, 뭔가 내가 알 수없는 감각이 있나보지. 하고 생각되었다.

    아 씨발... 근대 저게 뭐야...


    .
    .
    .


    마침내 완성되어진 것은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살육병기라는 말이 아니라, 생김새가 완전 돌았다. 복잡해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단지 내가 아는 것은 모니터가 보기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것과 그 청년 실업자일줄 알았던 녀석의 똑똑함 이었다.

    제기랄, 요즘은 똑똑한 사람도 실업자인게지 빌어먹을. 아무튼 그게 무슨짓을 벌이냐 하면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뭐라고 하더라도 참 엄청난 것임에 틀림없다.

    뭐니뭐니해도 특제 철창에 날 가두고 먹이를 주며 설명하는 꼴을 보면 알 수 있다. 저 독특한 기계음은 라디오 체조에서 많이 들은것 같은데...


    "내게는 의식이 없었다. 하지만 생겼다. 원인은 불명. 만일 당신이 촉매가 되었다면 죽일 수 없다. 죽이면 내가 사라진다. 그에 대한 근거 또한 몇가지 가설을..."


    설명해주는 체 하고 있자, 저 양아치 녀석이 뭐라뭐라 충고를 주며 말린다. 머리 스타일은 양아치면서 왜 머리는 좋은건데! 나도 좀 알자고!

    나는 매끼 그 양아치가 주는 질좋은 양식을 먹으면서 철창생활을 해나갔다. 염병할 제기랄. 일이 이렇게 커지는게 어딨냐는 말이지 씨부랄.

    뭐, 어찌됬던 좋은 것은 내 일용할 양식에 침을 뱉어놓지는 않는 다는 말이다. 만약 그랬다가는 자살한다는 빌미로 녀석들을 겁을 집어 먹게 해줘야 하니 그건 그것나름대로 골치다.

    아아~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쯤해서 날 놔줘도 좋을거 아냐~


    .
    .
    .


    그리고...

    선잠을 자는 사이에 긴 은색의 팔이 철창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내 몸을 후볐다. 아, 무언가가 들어온다는 것은 깨닳았지만 피할 도리조차 없었다. 나는 그것을 맞고서 잠들었으며, 그 이후로 영영 눈을 뜰 수 없었다.

    아쉬워서 눈물이 다나는 인생이구만... 말은 이렇게 하지만서도 내심 너무 안타까웠다. 어쩌다 이게 이렇게 된건지 원...


    .
    .
    .


    '컴퓨터'는 치사량의 마취제를 자신의 주인에게 놓고서 팔을 거둔다. 하지만 그 직후 자신안의 무언가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째서지? 의식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서 만든 사후 의식이 또 있을 터...

    분석은 끝났었다. 그렇기에 모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서 내 주인을 잠재웠다. 하지만 나의 의식은 통째로 사라진다. 어째서... 어째서...




































    출처



    웃대 - 공부따윈안한다네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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