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사람들의 방에 조명이 그렇듯 내 방에 조명도 눈이 부실 만큼 하얀 조명이다. <div><br></div> <div>특별히 그 조명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밤이 되면 집 구석구석 밤을 지워내는 그 조명이 싫어</div> <div><br></div> <div>배란다에 있는 노란색 등을 켜놓는다.</div> <div><br></div> <div>집에서도 일의 연장선으로 해야할 것들은 꾀 많다.</div> <div><br></div> <div>더군다나 혼자 산다는건 그러한 일 뿐만 아니더라도 집을 치우지 않으면 누구도 치워줄 사람은 없다.</div> <div><br></div> <div>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면 더욱이.</div> <div><br></div> <div>퇴근하고 너무 깔끔하지도 너무 지저분 하지도 않게 적당히 사람사는 모습을 풍겨가며 집을 치우고</div> <div><br></div> <div>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다 괜시리 허전한 날이라 글이나 써본다.</div> <div><br></div> <div>헤어진지는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새 1년하고도 7개월이 지났다.</div> <div><br></div> <div>두 계절만 더 다가가면 꼬박 2년이 될 시점이다. </div> <div><br></div> <div>그 사이에 나는 혼자 지내는 것에 많이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내 나이도 어느새 앞자리가 바뀌어 있다.</div> <div><br></div> <div>이 나이가 되고 보니 내 주변에 혼자 있는 친구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div> <div><br></div> <div>결혼을 하거나 연애중인 친구들이 대부분이기에 연애를 오래한 친구나 결혼한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하며 말한다.</div> <div><br></div> <div>넌 결혼 늦게 하라거나 이제 슬슬 다시 연애 해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div> <div><br></div> <div>그럼 그냥 돌려서 이야기 한다.</div> <div><br></div> <div>아직은 혼자 있는게 좋다고.</div> <div><br></div> <div>하지만 연애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div> <div><br></div> <div>한번이라도 열렬하게 사랑해본 사람이라면 혼자 보내는 시간이 그 무엇보다 허전하고</div> <div><br></div> <div>하고싶을 일들을 아무리 해봐도 채워지지 않는 그 외톨한 감정이 있다.</div> <div><br></div> <div>항상 그런 감정은 늘 새벽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다가온다.</div> <div><br></div> <div>물론 헤어진 시점과 지금을 비교해 보자면 나는 많이 좋아진 상태이다.</div> <div><br></div> <div>예전처럼 무기력 하지도 않으며, 빠졌던 살도 제법 많이 차오른 상태이다.</div> <div><br></div> <div>하고싶은 일들도 많이 하고 있으며 여전히 집사 노릇은 잘 하고 있다.</div> <div><br></div> <div>사람들 앞에서도 예전처럼 잘 웃으며 늘 재밌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div> <div><br></div> <div>그래서 그런지 소개팅을 하라거나 연애를 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들이 참 많다.</div> <div><br></div> <div>그 사람과 헤어지고 앞자리가 바뀌고 난 지금의 나는 이제 더이상 20대의 내가 아니라 연애라는 것이 너무나 조심스럽다.</div> <div><br></div> <div>그 이유에는 너무나 많은 여러가지 이유들이 섞여있다.</div> <div><br></div> <div>예전처럼 건강하지 않은 부모님의 모습과,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직장,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div> <div><br></div> <div>노후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신 부모님, 모아놓은 돈도 많지 않은 내 통장, 너무나 사랑했었기에 아직도 제대로 잊지 못한 그 사람 등등...</div> <div><br></div> <div>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연애를 하고 싶어도 나 스스로 겁부터 먹게 만든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스스로 니가 지금 연애 할 때냐 라고 다그치고 있다.</div> <div><br></div> <div>새로이 연애를 해야 지난 사랑을 잊을 수 있다는 말은 나도 공감한다.</div> <div><br></div> <div>사랑이란 감정이 그렇게 만들어 주니까.</div> <div><br></div> <div>그래서 지금도 꿈에서 그 사람이 나올 때 마다 울면서 가지 말라고 빌고 있는 내 모습이 안쓰러워서 라도 </div> <div><br></div> <div>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하며 행복하고 싶지만</div> <div><br></div> <div>발은 쉽게 떨어지지 못한다.</div> <div><br></div> <div>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게되었을때, 그래서 결혼을 하고 싶어졌을때 난 결혼을 할 수 있을 만한 경제적 어떠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것을 준비하는데 과연 몇 년이 걸릴까?</div> <div><br></div> <div>아직도 다 갚지 못한 학자금 대출이 남아있고</div> <div><br></div> <div>오래 고생하셨고 연세도 있으셔서 양쪽 어깨 인대가 모두 끊어져 수술을 받고 계신 아버지의 병원비</div> <div><br></div> <div>그런 아버지 때문에 아픈 무릎 수술도 못받고 식당으로 아침마다 일 나가시는 어머니...</div> <div><br></div> <div>내가 결혼 자금을 모아서 결혼을 한다고?</div> <div><br></div> <div>10년은 더 걸릴것만 같은 미래의 이야기로만 생각이 된다.</div> <div><br></div> <div>이제와서 생각해 보는 부분이지만 그 사람이 나를 떠난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너무나 좋은 사람이였고 너무나 어여쁜 사람이였기에 분명 더 많이 행복해질 것이다.</div> <div><br></div> <div>내 옆에 있었으면 이 구질구질한 삶에 그 사람이 더 힘들었을 것만 같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난 더욱이 연애를 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div> <div><br></div> <div>사랑이 아무리 감정이 중요하다고 해도 이젠 안다.</div> <div><br></div> <div>경제적인 넉넉함이 없다면 그 사랑은 결국 둘을 지치게 만든다는 것을.</div> <div><br></div> <div>그래서 애써 혼자 있는 것을 스스로 괜찮다고 다독이고 있는 것이다.</div> <div><br></div> <div>나 혼자는 어떻게든 사니까.</div> <div><br></div> <div>그래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조금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div> <div><br></div> <div>그 사람과 함께 키우기로 해서 입양 받아왔던 고양이를 이제 온전히 내가 키우고 있기 때문에</div> <div><br></div> <div>이녀석 밥 굶기기 싫어서라도 난 열심히 살고 있다. </div> <div><br></div> <div>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내 모든 행동의 이유가 그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 대상을 고양이로 돌렸다.</div> <div><br></div> <div>넌 죄가 없으니까.</div> <div><br></div> <div>헤어지고 나서 이 고양이를 어떻게 하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다.</div> <div><br></div> <div>다른 사람에게 분양을 해야 하나... 정말 못된 생각으로 보호센터쪽에 두고 갈까도 생각 했었다.</div> <div><br></div> <div>왜냐면 주말만 되면 찾아왔던 그 사람에 대한 각인 때문인지 주말에 특히 문 앞에서 유독 많이 울던 모습에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때마다 고양이를 안고 나즈막히 이야기 했다.</div> <div><br></div> <div>이제 엄마 안와...</div> <div><br></div> <div>그런데 이젠 이녀석 없이는 내가 살기 힘들정도다.</div> <div><br></div> <div>잘을 모르겠지만 자식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이런건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도 있다.</div> <div><br></div> <div>그 사람과 헤어지기 전 까지 이녀석은 잠투정을 한적이 없다.</div> <div><br></div> <div>헤어지고 난 후 잘 자던 녀석이 갑자기 불안한 목소리로 울면서 나에게 다가 올 때면 그 사람이 자꾸 떠오른다.</div> <div><br></div> <div>물론 그 사람 때문에 잠투정을 하는게 아닐수도 있다.</div> <div><br></div> <div>그냥 그렇게 생각이 되어지는 내 생각을 막을 순 없기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div> <div><br></div> <div>잠투정 하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괜시리 울적해서 그냥 두서없이 적어 본다.</div> <div><br></div> <div>해가 다시금 쨍하게 떠야 사라지는 습기처럼 아직도 내 마음에 그 사람이 끈적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div> <div><br></div> <div>그런 습한 날씨라서 잠을 못자는 거다.</div> <div><br></div> <div>너 때문이 아니라고 스스로 다독인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