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연게에 질문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서 어떤 기분일까 했는데 제가 지금 바로 그 기분을 느끼면서 글을 쓰고 있네요.. </div> <div>제가 하도 일희일비 하니까 주변에서 그만 얘기하라 잔소리를 해서 몰래 이곳에 와서 글을 씁니다. </div> <div><br></div>벚꽃이 만발했던 그날 지난 연애를 충격적으로 마무리하고 마음을 추스리던 차에 주변에서 소개팅을 해보라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div><br></div> <div>원래 "소개팅은 내스타일이 아니다!" </div> <div>"난 볼매이기 때문에 하루만에 성공할 수는 없다!"</div> <div>"자세히 봐야 예쁘다 그게 바로 나다!" 라고 자부하던 터라 소개팅은 썩 내키지가 않았던 저였습니다만</div> <div>그냥 한번 만나나 보라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주선자의 말에 해보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div> <div><br></div> <div>연락처를 받고 저장도 안하고 그냥 두다가 재촉하는 주선자의 독촉에 마지못해 연락을 했습니다.</div> <div>반갑게 인사를 하니 반갑게 받아주시더군요. 간단한 안부인사 등을 하다가보니 제가 일이 바빠 대화가 끊겼었습니다. </div> <div>그러니 먼저 연락이 와서 대화를 이어갔지요. 주말에 뭐하느냐 날이 별로다 뭐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했습니다.</div> <div>전 워낙에 만나기 전에 조금 이야기를 하는 편이라서요.</div> <div><br></div> <div>그리고는 다음날에도 연락이 먼저 왔습니다. 거참 좋더라구요. 그래서 기분좋은 맘에 바로 약속을 잡습니다.</div> <div>전 그래도 소개팅이고 주선자의 체면도 세워줘야 하니 이탈리안? 이런걸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고른 것은 삼겹살..</div> <div>사실 소개팅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 많지 않은 경험은 고작해야 파스타나 먹으러 갔던 저였기 때문에 사실 삼겹살은 조금 놀라운 답이었습니다.</div> <div>왠지 상대방이 좀 가볍게 생각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고 나만 괜히 너무 좋아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div> <div>그래서 저도 가볍게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 하면 좋겠다 는 생각으로 첫 만남을 준비합니다. </div> <div>그분 편한 장소에 삼겹살집들을 찾아보고 언제 볼지 정하고. </div> <div><br></div> <div>그리고 당일.</div> <div>일이 조금 늦게 끝나 약 10분정도 늦어진다는 연락을 하고 지하철역을 뛰어올라갑니다. 지하철이 그렇게 깊은 곳에 있는줄 처음 알았죠.</div> <div>출구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길래 마지막 점검을 슬쩍 하고 그냥 가볍게 보는거야 라고 스스로 되뇌이며 장소에 도착합니다.</div> <div>이미 그분은 와계시더군요. 죄송한 마음에 언능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그리고는 문자보다 더 어색한 대화가 시작되었죠.</div> <div>고기를 시키고 평소에 고기를 잘 못굽는 저지만 그래도 열심히 뒤집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어색하니까 빨리 한잔 해요" 라고 하시며 따라주셨고,</div> <div>그렇게 저희는 소주를 3병을 마십니다. </div> <div>전 주량이 보통 1병반에서 2병사이 그분은 반병에서 한병이라고 하셨으니 많이 마셨지요.</div> <div>어색함은 사라진지 오래 즐거운 대화가 오갑니다. 제 직업이 좀 특이한 편이라 관심도 많이 보이시고 관련 이야기도 재밌게 들어주시구요.</div> <div>그렇게 3인분에 찌개까지 끓여먹고 일어납니다. </div> <div>2차는 맥주집이네요.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파인애플 피자. 저 참 좋아하는데요. 그걸 시키시네요. 피맥. 크.</div> <div>분위기는 좋습니다. 그분도 농담도 하시고 전 좀 취기가 올라서 겁없이 미인이세요. 라고 멘트도 던지고.</div> <div><br></div> <div>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잠깐 어디 가실곳이 있다며 마무리를 했습니다.</div> <div>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에프터를 신청하고 흔쾌히 받아주십니다. </div> <div>솔직히 말해서 전 소개팅이 이렇게 좋을줄 몰랐습니다. 전 제가 외모지상주의잔줄 몰랐습니다. 삼겹살은 정말 신의 한수였던 것 같습니다.</div> <div>진짜 그날밤 전 제가 완전 행운아라고 역시 신은 날 버리지 않았다고 행복해하고 감사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다음날. </div> <div>잘 쉬셨냐는 저의 질문에, 화려한 이모티콘이 옵니다. 하지만 정작 말은 거의 내용이 없습니다. </div> <div>대부분이 단답입니다. 뭔가 느낌이 쎄합니다. </div> <div>뭔가 대화가 이어지는게 아니라 조금씩 끊기는 느낌이 듭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렇게 제가 연락을 안하면 연락은 오지 않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쎄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분명 만나기전과의 대화의 색이 다릅니다. 뭐 어디까지나 저의 판단이겠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그래서 하루이틀 연락을 안하다가 하면 어느날은 아주 반갑게 반응을 해줍니다. </div> <div>이모티콘은 여전하지만 먼저 안부도 묻고 이야기도 시작합니다.</div> <div>매우 즐거운 대화를 합니다. 뭐했는지 뭐할건지 이야기도 하고 소개팅날 있었던 얘기들도 하고 좋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또 어떤 날은 대화를 이어가기가 어렵습니다. </div> <div>단답으로 일관하시는 걸 보고 <span style="font-size:9pt;">자꾸 말걸면 오히려 민폐인것 같아 저도 적당한 선에서 접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고작 며칠 되지 않되는 기간에 일어난 일입니다. 다만 그날그날의 분위기가 매우 급격하게 변하는 것 같아서 좀 혼란스럽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분명 상대가 맘에 든다는 표현을 조금씩이나마 직접적으로 했고 또 만날 약속도 잡은 상태이니 제가 구지 자꾸 연락을 하는 것이 귀찮으신건지.</span></div> <div>아님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지. 너무 세상을 논리와 이해로만 보려 하는 저이기 때문에 이런게 어려운건지도 모르겠네요.</div> <div> </div> <div>소개팅한 상대와의 연락에 또 그 분위기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어야 할까요? </div> <div>오늘도 연애 초보는 글로 배워가려고 이렇게 질문을 드립니다. </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