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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 힘으로 밀어붙여 법사위 쥐었다..6개 상임위 선출 강행"(중앙일보)
"협치는 없었다".. 통합당 원내지도부 '사의' 표명"(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정의당, 열린민주당, 일부 무소속 의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의 구성을 끝마치자, 중앙일보와 세계일보가 속보로 내보낸 기사의 제목이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무소속 의원 등 범여권이 힘을 합쳐 원구성을 밀어붙였다는 비판적 논지다. 중앙일보는 기사에서 '거여(巨與) 국회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고, 세계일보는 원구성 표결이 민주당의 비타협적·독선적 행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타의 다른 보수언론의 보도 내용도 중앙일보-세계일보와 크게 차이는 없다. 모두 민주당 등 범여권이 제1야당인 통합당과의 협치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일제히 쏟아내고 있다. 나는 이 장면 속에 통합당과 보수언론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왜 그럴까.
'협치'는 문자 그대로 협의에 의한 정치를 뜻한다. 그런 까닭에 두 대상 간에 대화와 타협이 없다면 이뤄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협치다. 그러나 통합당이 누구인가. 어디 이 상식적인 주문이 통하는 정당이던가. 정권을 잡기 위해서라면 안 하는 게, 못하는 게 없는 정당이 바로 통합당이 아닌가.
대한민국 정치사의 흑역사로 기억되는 것들의 대부분이 바로 저 정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다. 아직도 회지되는 차떼기 사건과 총풍 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전설적인 3.15 부정선거, 그리고 국정원, 군 사이버사령부, 검찰, 경찰 등 국가기관이 개입된 국정원 사건을 떠올려 보라.
정권 획득을 위해 '주적'인 북한과 내통하는 것도 모자라 국가기관을 동원해 부정선거까지 획책한 자들이 바로 통합당이다. 사정이 이럴진데 협치를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보이거나 외계인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통합당과 '한통속'일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 이 판국에 협치 운운하는 이 나라 보수언론처럼 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통합당의 행태는 한결 같았다. 국회 보이콧과 반대를 위한 반대를 남발하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 결과 각종 개혁 과제가 표류하는가 하면, 중요한 민생·경제법안들이 무더기로 계류되거나 좌초되기 일쑤였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로 불리게 된 이유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여당에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시민들은 반대와 몽니를 일삼으며 국회를 파행시켰던 통합당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며,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웠던 통합당이 외려 혹독히 심판 당한 것이 바로 그 방증이다.
국회 개원 이후 2주 동안 민주당은 원구성 문제로 통합당과 여러 차례 회동을 갖고 타협과 절충을 시도해왔다. 상임위원장수를 11대 7로 배분하고, 예결위 몫을 통합당에 양보하기로 했으며, 15일로 본회의까지 연기하면서 통합당이 합리적 선택을 하기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통합당은 관행을 내세워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관행보다 중요한 것이 법이고, 민의다. 게다가 20대 국회 당시 법사위를 국정을 발목잡기위한 전초기지로 적극 활용했던 통합당이 다시 어깃장을 부리는 건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울 뿐더러, 또다른 몽니일 뿐이다.
통합당과 협치를 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국가와 공공의 이익보다 당리당략이 먼저인 이익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과거 행태가 이를 경험으로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런 통합당과 협치라니, 이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보수언론은 '협치가 없었다', '거여가 힘으로 밀어붙였다' 따위의 수사로 본질을 호도하지 말기 바란다. 협치는 그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협치는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끼리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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