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요리는 정말 어렵다. 먹는 건 순간인데 연성해내는 과정은 어찌나 멀고 험한지.</div> <div>오늘은 요리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 해보겠다.</div> <div> </div> <div>처음엔 큰오빠와 작은오빠 둘이 자취를 했다.</div> <div>우리가 합류하기 전까지 그들은 거의 모든 끼니를 사먹거나, 시켜먹거나... 그랬다고 한다.</div> <div>하지만 나와 막내가 합류하고 나서부터 음식은 해먹어야 겠구나를 모공으로 느꼈다고.</div> <div>왜냐면 시켜먹고 사먹는 식비가 만만찮았기 때문이다.</div> <div>일단 장정이 셋, 소 한마리를 먹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니까.</div> <div>거기에 잘먹기도 잘먹고 차릴 때 가지수 많은 게 좋은거라고, 많은 종수를 원하는 나까지.</div> <div>밥 먹고, 치킨을 시키려고 해도 네마리는 기본이고 맥주까지 마신다고 치면 돈 십만원이 우습게 깨진다.</div> <div> </div> <div>큰오빠: 이러다가 진짜 거지되겠어. 앞으로는 시켜먹는 거 자제한다!</div> <div> </div> <div>라고 했을때, 이제 나와서 사는 재미는 모두 끝났구나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하는 생각뿐이었다.</div> <div>아무튼 그렇게 요리시대가 시작되었다. </div> <div> </div> <div>전적으로 보자면, 일단 요리를 글로 배운 큰오빠.</div> <div>대신 계량따위가 없다. 모든 감으로 때려 맞추기 때문에 승률이 낮다.</div> <div>맛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고 꼼꼼한 편인데, 이상하게 부엌만 들어가면 모든 걸 내려놓고 </div> <div>"어차피 먹으면 배에서 섞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진술했다. (밥물은 큰오빠가 거의 맞춘다)</div> <div> </div> <div>반면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되는게 없는 막내.</div> <div>이것도 재주라고 얘는 부엌만 들어가면 부상을 입는다.</div> <div>분명 칼은 가만히 있었는데 손이 찾아가서, 알아서 베이고</div> <div>기름은 그저 끓고만 있었는데 알아서 데이는 신공을 보여준다.</div> <div>워후! 으라차~ 하는 소리도 들리고 가만히 보면 부엌에서 칼춤 추는 망나니 같을 때도 있다.</div> <div> </div> <div>나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주의. </div> <div>라면 끓일 때도 물은 물이라서 엄청 쏟아붓고 후회한다.</div> <div>적게 넣으면 어쩐지 넣은거 같지 않아서 재료를 아끼지 않고 팍팍 넣는다.</div> <div>변명을 하자면, 난 요리 자체에 흥미가 없는것이다,,,</div> <div>물로 끓인 라면 먹던 막내가 "어이, 나나 이거 좀 심한거 아니오?" 라고 한다.</div> <div>(지는...)</div> <div> </div> <div>자기 주장 강한 요리고자가 셋이나 있는데,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div> <div>작은오빠는 몸부림에 가깝지만 먹을만한 음식을 꽤 쏟아내고 있다.</div> <div>일단 각종 찌개 종류들은 엇비슷하게 한다. </div> <div>대박 맛있다! 이런건 아니고, 사람 먹을 맛은 되는군 정도.</div> <div>이 모든것은 MSG와 참치와 햄이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div> <div>큰오빠는 작은오빠의 선전에 크게 기뻐하며 부엌을 물려줘도 되겠다며  어깨를 두드려줬다.</div> <div> </div> <div>처음에 부엌에 들어갈 때는 정말 비장했었고, 처음엔 라면 스프를 넣어 찌개를 끓이다가</div> <div>이제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찌개를 끓일까 고민하고 뚝딱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div> <div>그중 가장 잘하는 것은 김치찌개와 소세지 야채볶음, 그리고 파없는 파전이나 김치전 같은 부침개.</div> <div>가끔은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거 할 건데 뭐 들어가?" 라고 물어보기도 하고,</div> <div>마트 시식코너에 일하시는 아주머님께 조리법을 물어보며 수다를 떨기도 한다.</div> <div>요즘은 부쩍 예쁜 식기가 눈에 들어온다고.</div> <div> </div> <div>만들어놓고 "크핫, 너무 맛있지 않냐." 혹은 "내가 정식 요리 교육만 배웠어도 티비에 나올텐데." 따위같은</div> <div>어림없는 말이나 늘어놓지만, 우리는 당장 먹고 살아야 하니 그에 대해서 별로 반박은 안한다.</div> <div>작은오빠는 요즘 집에서 요리채널을 틀어놓으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div> <div> </div> <div>이번 말복에는 직접 삼계탕을 하겠다고 실언 비스무리한 말을 뱉었고, 모두가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