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넷이 함께 살다보면 가장 불편한 점 (여러개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화장실이다. </div> <div>지금 살고 있는 집은 두 오빠가 자취를 하던 집이라서 방 두개에 화장실 하나의 구조이다.</div> <div>막내가 제대하고 넷이 살게 되면서 집을 옮기려고 알아봤지만,</div> <div>서울의 높은 집세를 듣고 좌절해서는 여기도 나쁘지 않지 뭐 하면서 치킨을 시켜먹으며 주저 앉은게 수십번이다.</div> <div>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우리 남매의 정신은 아침에 자아성찰을 하는 중요한 장소에서 </div> <div>이런들 어떠하지 않을 수 있구나를 깨닫게 된다.</div> <div> </div> <div>아침,화장실에 있을때, 똑똑 두드리면 막내.</div> <div>"나나, (누나의 애칭) 내일까지 있을건 아니지?"</div> <div> </div> <div>콰오카왘오타ㅘㅋ와쾅 두드리면 둘째오빠.</div> <div>"야이 씨, 니 방이냐? 방이야?"</div> <div> </div> <div>두드리지 않고 </div> <div>"어흠, 엇흠!" 하고 잔기침을 하면 병약한 미소년 st 큰오빠.</div> <div> </div> <div>아무래도 넷이 살면서 씻고 용변을 보기에 하나의 화장실은 너무나 비좁다.</div> <div>남자들끼리야 일볼 때 옆에서 씻고 하지만... 아무래도 여자 형제가 있으니까 조심해주려는 노력은 개뿔</div> <div>아무때나 문 열지 말라고 욕하고 싸우는게 다반사다. 그럴 때마다</div> <div>"니가 문을 잠그면 되겠네!" 라고 말하는 작은오빠의 명치를 뚫어버리고 싶다.</div> <div> </div> <div>우리는 저녁에 집에 있으면 "내일 아침에 어디 가?" 라는 질문을 꼭 한다.</div> <div>씻는 순서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급한 사람부터 예약제를 해주는데,</div> <div>아무래도 오래 씻거나 화장실을 방삼아 화장도 하는 내가 쓰게 되면 (화장대가 없어서...)</div> <div>괄약근이 약한 막내가 참지 못하고 집 앞 놀이터로 뛰쳐나가곤 한다.</div> <div> </div> <div>집에 들어올때는 약간 풀이 죽은 (환희에 찬 표정을 완전히 감추지 못하고) 얼굴로 들어와서</div> <div>"이사가자, 제발 이사가자." 라던지 "다시 태어나면 화장실 다섯개 있는 집에서 태어날 거야." 라는 말을 한다.</div> <div>티비를 보다가도 무의식의 흐름으로 "만수르는 집에 화장실 몇개 있을까?" 따위를 궁금해한다.</div> <div>불쌍한 녀석. (절레 절레)</div> <div> </div> <div>저녀석 저러다 언젠가 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큰오빠는 올 여름도 이사를 알아 보고 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