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프로포즈 관련으로 글도 썼던 사람입니다.
이번에 드디어 프로포즈를 하고, 성공했습니다!
엄청 기분 좋네요. 특히 상대방이 행복해하니 더더욱이요.
되게 근사하게 한건 아니었어요.
작년 10월말정도부터 사귀기 시작했었고, 어느정도 지내다보니 결혼해야겠다는 마음이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들더라구요.
원래는 결혼하자는 말을 서로 꺼내기 전에 프로포즈를 하는게 1차 목표였으나..
아무래도 준비할 타이밍을 놓쳐버렸습니다. 이게 올해 1~2월정도..
그래서 여자친구 생일이 4월1일이라 그때 맞춰서 좋은 식당을 예약하고 프로포즈를 하는것도 생각했었는데..
정작 그때 생일은 서로 바쁘기도 했고, 저도 그때 한창 어떤걸 해줘야할까 고민하던 시기라 또 지나쳤죠. (...)
그리고 4월즈음부터 결혼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이야기를 제대로 하려고 했는데, 이미 타이밍은 놓쳐버렸고...
그렇다고 결혼하자는 이야기를 안꺼내면, 그것도 여자친구한테 너무 힘들것같아서 함께 결혼하자는 말은 해주었죠. (이게 중요하더라구요)
(주변에서 프로포즈 근사하게 준비한다고, 결혼얘기 안꺼내고 시간끌다가 헤어지기 직전까지 갔던 커플도 봤었어서..... 물론, 그 커플은 그 위기를 넘기고 잘 결혼했지만요)
대충 결혼얘기는 하고, 서로 집안에다가 결혼할거에요~ 같은 말은 하는 정도로 하고..
일단 돈얘기랑 구체적인 준비, 인사같은건 5월부터 하기로 대충 서로 말을 맞췄죠.
(현실을 마주하기 싫었...)
그리고 200일이 되는 기념으로, 1박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여자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셨었는데, 납골당이 벽제에 있었거든요.
여자친구가, 제일먼저 자기 어머니 뵈러갔으면 좋겠다고 예전부터 말했어서, 벽제 들려서 인사드리고 파주로 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이번 1박동안에 프로포즈를 하기로 마음을 굳게먹고..
전날에 12시에 일끝나고 집에 들어갔지만, 졸린눈을 부비면서 여자친구에게 써줄 편지도 썼습니다.
이번에 못쓰면 프로포즈 타이밍을 또 놓친다!! 하고요..
파주에 모티프원이란 북스테이 숙소가 있는데, 거기 되게 깔끔하고 주변환경 예쁘고 좋더라구요.
여튼 여자친구 어머니 뵈고, 숙소에서 쉬고... 저녁먹으러 잠시 나갔다오고..
여자친구 어머니 뵌다고 셔츠에 넥타이랑 맸었는데, 여자친구가 편한옷 입으라고 해도 예쁘게 입고있을거라고 하면서 버텼습니다. (...)
프로포즈할때 그래도 잘 입고 해주고 싶잖아요...
소이캔들 하나 가져갔었는데, 숙소에다 켜놓으니까 아로마향도 은은히 나니 좋더라구요.
한참 서로 숙소에서 딩굴거리면서 놀다가, 줄거 있다고 하면서 손편지를 주었습니다.
손편지에는, 여자친구가 좋다는 내용,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내용같은걸 적었었지요.
그리고 2장째에는, 나랑 결혼해주겠니? 라고 적었습니다.
미리 준비한 목걸이를 준비하다가, 2장째 넘어갈때 여자친구 눈앞에 열어주었죠.
그리고 나랑 결혼해달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노래도 불러주었어요. '행복을 주는 사람' (이소라 ver.)
어차피 잘부르지는 못하지만, 당신이 나에게 그런 사람이라고 하면서 불러주었던것 같아요.
노래를 다 불러주고, 목걸이도 여자친구 목에다가 직접 걸어주고요.
그리고 또 한번 후렴만해서 불러주었습니다.
엄청 감동하고 좋아하더라구요.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해주어서 너무 고맙다고.. 너무 좋다고..
원래는 이번주에 양가 부모님 첫인사도 드리고, 6월중에 상견례도 하기로 대충 말은 맞춰놓은 상황이었거든요.
이 시기에, 제가 일이 바쁘다고 해서 제대로 준비 못할거라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받았다고 어찌나 감동받고 울던지...
저도 되게 좋았습니다.
일단 제일 큰짐 하나를 덜어낸 느낌이기도 했고요.. ㅋ
무엇보다, 여자친구도 너무 좋아하면서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니네요..
음.. 다른 사람들도 잘했다고 좋은 반응 돌아오는걸 보면, 막 촛불이나 풍선 이런 요란한거 아니더라도 마음은 잘 잡은것 같습니다..ㅎ
워낙 행복해하니, 저도 되게 자랑하고 싶어져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되네요..
확실히 프로포즈에서 제일 중요한건, 적절한 타이밍같아요. (...)
물론 가능하면 결혼얘기 나오기 전이 제일 좋지만, 그게 불가능하더라도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하는게 여자친구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인것 같더라구요.
어디선가 들은 얘기로는, 한 커플이 결혼식날까지 남자가 프로포즈를 안해주다가, 결혼식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프로포즈를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고 하더라구요. 신부가 눈물이 그렁그렁한데, 신부 친구들이 그걸 보면서.. "분명 열받아서 우는거야"라고 수근댔었다던.. ㅋㅋ
여튼 시간끌고 타이밍 놓치면 정말 죽도밥도 안되는게 프로포즈같습니다..
여튼 올해중에 결혼하는게 목표네요..
프로포즈라는 '홀로 준비하는 험난한 고비'도 무사히 넘겼고, 남은 고비들은 여자친구와 함께 잘 넘어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