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div>또한 식당 운영도 병행하면서 요리도 하구요.</div> <div><br></div> <div>하지만 단 한번도 스스로 작가 또는 쉐프라고 생각한적도 지칭한 적도 없습니다.</div> <div><br></div> <div>다른 직업과 다르게 "작가"라는 호칭에는 묘한 무게감이 실려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작품을 만들어서 대중 앞에 선보이는 사람이 작가인데</div> <div>그 작품이 정말 대중 앞에 선보일만큼 부끄럼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리 고민하고 노력해봐도 도무지 자신감이 생기질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대중의 것이 된다.... 는 말처럼 작품 하나를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div> <div><br></div> <div>"제가 만든 요리를 모두 좋아할거라고 착각하지 마라. 30%만 좋아해줘도 너는 성공한거다." 라고 수십번 강조하신 어머니덕에 불 앞에 설때마다, 조리를 마치고 서빙을 위해그릇을 담을 때마다 심장이 쫄깃해질때가 많습니다. 주방의 작은 창으로 손님의 눈빛을 살피는 쫌생이 같은 짓도 많이 하지요.</div> <div><br></div> <div>존경하는 선배작가님 중에 환갑을 넘기신 대작가님이 계십니다. 만화계로 따지면... 허영만 작가님 정도?</div> <div>그 분과 술자리중에 "작가님"이라고 불렀다가 엄청 혼났습니다.</div> <div><br></div> <div>"나에게 작가라고 하지마라. 부끄럽다. 나는 돌아보면 이때까지 알량한 돈 좀 만져보겠다고 사진찍어서 팔아먹고 산 사람이다. 잡가라고 불러라. 돈되는 거 다 찍는 잡가. 내가 이렇게 된것도 운이 좋아서이다. 예전에 누군가가 이것을 찍어보면 반응이 좋을거다 해서 따라서 했는 데 그게 먹힌것 뿐이다."</div> <div><br></div> <div>이 분은... 유럽의 성주가 연락해서 "우리 성 좀 예쁘게 찍어주세요~" 하면 비행기 타서 가고 찍어주시고 오는... 저같은 비루한 존재는 상상조차 불가능한 레벨이십니다.그런데도 스스로 작가로 불리는 걸 극도로 경계하며 항상 엄청 경계하십니다. </div> <div><br></div> <div>웹툰 작가님들이 데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과 노력을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div> <div>그런데 스스로 작가, 예술정신 운운하며 독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태도들이 참 가관입니다.</div> <div><br></div> <div>웹툰업계가 어떤 곳인지 모르겠지만 쟁쟁한 거장들이 묵묵히 계시는 데, 듣보들이 웹툰작가의 이름으로 얕은 지식을 함부로 씨부리고 다녀도되는 지... 스스로 선/후배/업계를 대변할 수 있다고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론적으로 그렇게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생각으로 마음껏 떠들어댈 수 있는 지 궁금하네요.</div> <div><br></div> <div>다들.....작가같은 소리하고 넘어졌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