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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것>
그녀의 배꼽은
도넛 같았다.
그녀를 만난 후
초콜릿이 좋아졌다.
그녀와 함께
아이스크림 하나를 나눠 먹곤 했다.
그녀는 절대로
사탕을 씹어먹지 않았다.
이제 나는
도넛 대신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한 번 녹은 초콜릿을 다시 굳히고
아이스크림 통을 분리수거해 버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사탕을 선물한다.
단 것은
행복한 순간에만 찾게 되는 게 아니다.
<너는 나를 몰라>
그녀가 내게 영화를 보러 가자 했다.
'뮤지컬 영화야.' 그녀는 그런 걸 좋아했다.
'뮤지컬을 별로 안 좋아해서.' 나는 거짓말을 했다. '미안.'
'다음에 다른 거 보면 되지.' 그리고 그녀는 방을 나섰다.
영화의 예고편을 찾아봤다.
꿈, 가족, 사랑, 행복. 감동적인 실화.
이리도 빤한 이야기라니, 우습지 않니? 있잖아,
나는 절대로 꿈과 가족과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그런 글은 두 번 다시 쓰지 않을 거야.
<You don’t know me>
She invited me to watch a movie.
It’s a musical film. She liked such things.
I don’t like musicals. I lied. Sorry.
Then maybe next time, and she left the room.
I looked for the trailer of the movie.
Dream, family, love, joy: a true story.
But isn’t it funny, being obvious? You know,
I will never write a story filled with
dreams and families and loves and joys, again.
난 여자지만 화자가 남자인 글을 더 많이 쓴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글을 쓰다가 아주 잠깐씩 '남자라면 이런 식으로 말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건가'와 같은 고민을 하기도 한다.
남자라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라면. 형과 남동생 사이라면. 불알친구 사이라면.
멋진 여자를 사랑하는 기분이란 어떤 걸까. 멋진 여자에게 사랑받는 기분이란 또 어떤 걸까.
좋아하는 남자 가수가 있는데, 이 사람은 가사를 자주 여자의 시점에서 쓰곤 한다. 노래를 듣고 많이 울기도 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께서 나를 위해 지어주신 이름은 두 개였다. 딸이라면 이 이름으로, 아들이라면 그 이름으로. 내가 만약 아들이었더라면 불리게 됐을 이름을 듣고 그 이름과 바로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내가 쓴 소설 중 마음이 가던 어떤 아이에게 그 이름을 붙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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