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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1875
    작성자 : 께소
    추천 : 3
    조회수 : 396
    IP : 150.203.***.9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9/25 14:40:57
    http://todayhumor.com/?readers_21875 모바일
    네 마음을 열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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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가 된 이유는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싶다느니,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느니, 텔레비전에서 본 어떤 의사를 존경하게 됐다느니, 그런 반짝거리는 생각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P가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둘이서 내 방에 앉아 냉장고에서 아버지 몰래 빼온 차가운 맥주에 눅눅한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고 있던 순간, 아마도 열려 있지도 않던 창문을 바라보며 말이다. 그리고 나는 고집스럽게도 녀석의 시선이 향한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케첩 없이 먹는 감자튀김은 그래도 먹을 만했다. 맥주는 언제 마셔도 콜라만큼은 맛있지 않았다. P의 앞에 놓인 맥주병에서 사르륵, 하고 공기방울이 올라오는 부드러운 소리가 들렸다. P는 아직 맥주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상태였다.

     

    갑자기 무슨 의사야? 건축 공부할 거라며.’

    사정이 생겼어.’

    아주머니께서 또 뭐라고 하신 거야?’

    어머니는 아예 관심 없으셔. 알잖아.’

     

    입술이 버썩 마른 게 느껴져 맥주병을 다시 집어 들었다. P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매번 이런 식이었다. 입을 열고 대화를 이어가는 쪽은 P가 아니라 나였다. 나는 P의 그런 면이 좋았다. 마치 홀로 동굴 속에서 얘기를 하는 것과 같았다. 내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고 내가 내뱉은 말들을 곱씹을 수 있다. 입에 머금은 맥주를 삼키지 않고 이로 천천히 씹었다. 작은 공기방울이 터지는 걸 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꿀꺽, 하고 맥주를 삼킨 후에 이렇게 말했다.

     

    잘됐다.’

     

    P의 손이 드디어 맥주병을 쥐었다.

     

    나도 의대에 갈 생각이었거든.’

     

    내 말을 들은 P가 슬쩍 웃었다. 그는 무슨 헛소리냐며 내 거짓말을 추궁하는 대신에 맥주를 마셨다. 공기방울이 녀석의 식도를 타고 몸 속으로 들어간다. P의 목울대가 움직이는 걸 보고는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문의 틈새는 조금 열려 있었고 그 사이로 옅은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 * *

     

    중학생이었던 네 아들을 보살핀 지 이제 막 사 년이 지났다. 그 전엔 갓난 아기였을 때 네가 딱 한 번 보여 주고 만난 적이 없었지. 이상하게 나는 네게 그런 부탁을 할 수가 없었다. 아이는 어떻게 커가고 있는지 알려 달라든가, 사진이라도 좀 보여 주라든가 말이다. 너도 스스로 나서서 내게 가족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일부러 입을 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너의 침묵을 나만큼 아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하지만 섭섭하진 않았다. 섭섭해 해 봤자 마음이 상하는 건 나지 네가 아닐 테니까. 너도 알지 않냐. 자존심밖에 없는 나라는 걸.

     

    솔직히 네가 좋은 아버지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되면 변하는 인간들도 수두룩하다지만 너는 변할 리가 없었다. 너는 네 아들에게 많은 말을 아꼈을 것이다. 대화를 나누지 않고도 아들이 널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었을 것이다. 그건 마지막까지 네 옆을 지켰던 나의 존재처럼 네겐 당연한 일이었다.

     

    네 아들의 몸에 난 여러 흉터를 봤다. 아무리 남의 상처엔 관심이 없는 나지만,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흉터에 관해 하나씩 설명하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속이 답답했다. 처음엔 아이의 말에 의심이 갔고 화가 났다. 담배로 누굴 지지는 너의 무표정한 얼굴이 께름칙하게도 바로 상상이 되어서였다. 내가 조금이라도 더 잘 아는 사람은 너였지 네가 남긴 아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이가 하는 말이 사실이라면 제법 큰 상처가 될 만한 짓을 하고는 한다. 지금은 자주 그러지 않는다. 달리 말하자면 너에 대한 믿음이, 그리고 기억이 하나 둘 없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공기방울이 터지듯 그렇게 쉽게 말이다.

     

    네 아들이 크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게 힘겹다.


    -----------------------------------------------------------------------------------------------

    갑자기 장편을 쓰다가 막혀서 이런 글을 씁니다. 저는 인물이나 스토리에 대해서 전혀 생각을 안 하고 그냥 쓰는 편인데 참... 이렇게 성격 더러운 인물은 처음이네요. 작가인 나한테 지 속마음을 알려 주지 않아서 대체 어쩌자는 건지. 그렇다고 다른 인물들한테 화를 풀 수도 없고.
    출처 내 세 번째 소설에 나오는 인물, 의사 C의 속마음을 들춰 보자.
    이놈 속은 대체 알기가 힘드니.
    내게 네 마음을 열어 줘, C여.
    께소의 꼬릿말입니다
    그래도 C가 제일 좋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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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6 00:43:46  182.229.***.75  petrichor  540299
    [2] 2015/09/26 11:11:52  211.117.***.157  야옹이도있어?  55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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