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우리 학계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일을 서술할 때 종종 '우리 관점'에서만 사건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div> <div>병자호란을 '광해군의 중립외교'나 '인조의 반청정책'으로만 본다던지</div> <div>또는 개화기의 조선시대를 '세도정치의 문란'과 '일본의 침략성'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본다던지...</div> <div><br></div> <div>그런데 사실 세계는 예나 지금이나 아주 긴밀히 얽혀있고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면서 돌아가죠.</div> <div><br></div> <div>우리는 흔히 한중일만 생각하고 또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원의 멸망과 명의 흥기를 중국왕조사의 흔한 왕조교체로 생각합니다. 그런데</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사실 동아시아, 나아가 유라시아는 훨씬 더 역동적인 무대였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div>그런 의미에서 명나라가 중원을 되찾은 것은 한족 입장에서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사실 알고보면 대원제국이라는 일종의 '세계제국'을 해체시키고 여로 주체로의 (諸몽골부족들, 투르크족, 토번, 명, 여진, 고려(조선) 등) 권력의 분산을 초래한 사건이었습니다. </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원의 멸망 이후에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몽골족은 비록 몽골초원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명나라를 괴롭힐 수 있었고, 심지어 전투에서 명나라를 패퇴시키고 황제를 포로로 잡기도 했습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명나라가 몽골에 대해 공세적이었던 건 영락제가 마지막이었고 그 후에는 계속 수세적 입장이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몽골(원)에 복속되어 있던 여진족 또한 독립적인 주체로 재탄생하였고, 몽골(원)에 복속되어 있던 고려도 독립하여 조선으로 재탄생했습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원 멸망 이후의 동아시아는 몽골, 명, 여진, 조선 등이 일종의 균형을 이루고 병존하던 공간이었지만, 임진왜란은 여기에 크리티컬한 펀치를 먹이게 됩니다.</div> <div><br></div> <div>임진왜란의 후유증으로 인해 조선과 명의 국력이 심히 약화되었고 신흥강국 만주족의 청은 조선과 몽골을 제압하기에 이릅니다.</div> <div><br></div> <div>조선을 속국으로 삼고 징기스칸의 옥쇄를 넣은 청은 중원으로 향해 진격하여 결국 명나라까지 멸망시키고 맙니다.</div> <div><br></div> <div>그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팽창정책으로 토번과 서몽골 그리고 투르크족까지 제압하여 대원에 필적하는 "세계제국"을 건설합니다.</div> <div><br></div> <div>요즘 피터 퍼듀의 <중국의 서진, China marches West>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매우 흥미로운 주장과 분석을 담고 있더라고요. 만주족의 대청제국을 '유라시아사'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고 그 무대의 주인공으로 '러시아', '명나라', '몽골족', '투르크족', 그리고 '만주족'을 지목하면서 그들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만주족이 유라시아에 건설한 '세계제국'을 그려내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지금까지 읽은 동아시아사 관련 책 중에 가장 신선하고 흥미로운 책입니다. 정말 강추해요 </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