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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36848
    작성자 : 하로아빠
    추천 : 4
    조회수 : 1635
    IP : 39.7.***.112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5/26 16:55:36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6848 모바일
    카페에 오는 외국인 단골손님 썰 (스압 노잼주의)
    옵션
    • 창작글
    편의상 반말체로 서술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는 작은 카페를 하나 운영하고 있다.
    시골의 작은 카페인데 그래도 초근접 역세권인지라 도시로 나가는 손님들이 기차타러가며 제법 오는 편이다.

     오픈을 하고나서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그때부터인가 키가 멀대만한 백인남자사람이 한명 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영어 울렁증 때문에 그가 오지 않았으면 했지만 손님으로 온 사람이라 어쩔수 없이 마주섰다.

    어설퍼도 한국어로 주문을 해주겠지 싶었던 나의 실낱같은 기대를 부수고 그는 한국어로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아닌 영어로 이 가게에서 뭐가 제일 맛있냐고 물어봤다.

    바들바들 떨며 가까스로 설명을 해내자 그는 주문을 했고 고맙다고 하며 윙크를 하고 사라졌는데 그것이 첫만남의 기억이었다.

     그 사람은 붙임성이 굉장히 좋았는데 아이노인남자여자 할것없이 굉장히 친숙하게 대하는 훈남이었다.

    게다가 그 손님이 있는 동안에는 시골동네의 외국인이 신기한건지 손님 출현율 버프를 받아 한동안 북적댔다.

    나의 짧은 영어와 보디랭귀지, 그사람도 맞서 배운 짧은 한국어를 통해 제법 친해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건 영어회화 퍼스널 트레이닝 강사라는것과, 이름은 '이안'이며 캐나다인이라는 것.

    그렇게 올 때마다 인사를 하고 가벼운 안부를 묻다가 이내 친해졌고 올 때마다 그가 주로 먹는것은 시럽이 듬뿍 들어간 과일스무디와 카페모카였다.

    처음에는 호리호리했던 그는 평일엔 매일마다 왔는데 우리가게를 들락거리고 두어달이 지나자 살이 찌기 시작했다.
     처음엔 부었나보다,..싶었는데 실제로 살이 오르고 있었다. 저 살들이 자라나는 것에 내가 제공한 칼로리도 일조하는 것 같아 내심 뿌듯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그가 꽤 오랫동안 안보였다. 평일에는 직장이 아니라 내 가게로 출근하던 그가 사라지자  내심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왜지.. 내가 매너리즘에 빠져 메뉴를 제대로 못만들었나, 하면 매일 오시는 단골분들은 변함없이 맛있다며 칭찬해주는데 그점을 보면 그건 아니었다.
    등등 별 생각을 다하며 왜안오나 대체..이러다 그런 불안감을 해소라도 해주려는 듯 그가 다시 나타났다. 근데 살이 어느정도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나타난 그는 자기는 다이어트를 할 것이라고, 더이상의 카페모카는 naver...라며 카페모카와의 결별을 선언했고 나는 큰 결정을 했다고 축하해주었지만 속으로는 울고있었다... 야 니가 올려주던 매출이 얼만데...
    다이어트를 쥬깁시다 다이어트는 나의 적.

    그 다음부터는 이따금씩 와서 스무디를 시켰지만 시럽없이 생과일과 얼음만 갈아 밋밋하게 먹기 시작했다. 차가워서 그렇게 먹으면 더 싱거울텐데도.
    그렇게 간간히 오던 그가 다시 발길이 뜸해졌고 2주째 안보이던 때 부처님 은혜로 연휴를 맞아 폭풍같이 장사를 하고 5월 26일 화요일 평화를 맞이한 오늘, 오전 늦게 그가 찾아왔다.

    2주의 공백기를 거쳐 오랜만에 만난 그는 뭔가 분위기가 달라보였다. 특히 외모가.. 너무 오랜만에 본 것에 대한 위화감인건지 싶었지만 실제로 그는 뭔가 변화한듯 했다.

     분명히 전에 입은 걸 봤던 거 같은 까만 브이넥 티셔츠였는데 오늘 그가 입은 브이넥은 같은 옷이 맞나 싶을정도로 빵빵해진 그의 그뉵을 위태롭게 감싸고 있었다.
    높은 밀도의 근섬유로 들어찬 단단한 팔뚝과 그위로 튀어오른 핏줄들, 손짓 팔짓을 할 때마다 요동치는 하완부의 잔근육은 그림쟁이인 나로 하여금 설레게 만들었다.
    그렇다. 그는 안보이는 동안 살을 뺀 것 뿐만아니라 착실히 웨이트까지 하고 있었다.

    몸매도 몸매지만 가장 많이 바뀐점은 피부색이었는데 뽀얗던 그가 얼굴을 못본 2주동안 매우 까매져 있었다.
     피부색과 신체질량의 변화만으로 그는 여고생 마음을 울리는 교생선생님에서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를 주름잡는 용병 브로커로 둔갑해있었다. 
    탄피를 입에 쑤셔넣은 해골과 AK-47 타투는 또 언제한건지...

    놀라기도 놀랐지만 나는 일단 반가웠기에 오랜만이라며 호들갑을 떨며 인사를 했고 그는 피부색에 대비되는 고르고 흰 치열을 보여주었다.
    "Your skin has been burn!"
     그는 나의 인사에 웃으며 부처님께서 주신 연휴동안 해운대 해변에 놀러갔다 자랑을 했다. Buddha is mercy. 난 존나 일했는데...

    이런저런 근황 얘기를 했고 웃음꽃이 피던 와중 내가 한마디 던졌다.
     "Did you met nice girl in there?"
    그는 잠시 정색을 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무리수였나 생각했지만 이내 그는 홍조를 띤채 여태 본 것중 가장 환하게 웃으며 말없이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나도 엄지척으로 화답했고 나와 그는 수 초간 그대로 멈춘 채 그를 만난 이래로 가장 깊은 영혼의 공감을 나누었다.

    그러고는 큰사이즈 카페모카 모카시럽 맥시멈 아이스 휘핑과 탑핑 올 맥시멈 사양의 음료를 주문 하는것이었다.
     나는 의아해 다이어트중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리곤 그 어떤 명대사보다 감명깊은 그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My mission was already completed"
    그 말과 '씨유 ㅌ모로우' 한마디와 함께 그는 전매특허인 윙크를 날리고는 하이엔드 카페모카를 든 채 출근길에 마저 나섰다.

    단 한번의 거사를 위해 근 3개월의 고통을 감내한 그의 뒷모습에선 알 수 없는 경외감과 존경심이 우러러  느껴졌다.


    앞으로 그가 다시 매일 올것임을 예감한다. 진정한 남자 iann.... 
    출처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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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5/05/26 17:07:47  183.104.***.25  왕후장상  581010
    [3] 2015/05/26 19:00:59  219.249.***.109  뽀룹뽀룹  54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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