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제게 제일 즐거웠던 나날들은 아마 밤늦게까지 사전을 뒤적이면서 장자와 맹자, 플라톤과 함께 보낸 시간입니다. 《장자》에 나오는 어떤 글은 그 글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br><br>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그 즐거움을 조금이나마 나눠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지난 일이년간 사랑하는 사람을 영영 잃었다는 생각에 너무나 우울하고 무기력하군요. 한겨울의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말라비틀어진 제자신을 달래보려고도 이 글을 씁니다. <br><br>《장자》라는 책은 내편(제1~7편), 외편(제8~22편), 잡편(제23~33편)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내편의 대부분은 장자가 직접 쓰고, 외편은 주로 장자의 제자들이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br><br>내편 중에서 철학적으로 이해하기 제일 힘든게 제2편, 〈제물론〉입니다. 〈제물론〉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장자가 비판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어느만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하나의 목적은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배경을 알려드리는 것입니다.<br><br>물론 그 배경의 이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제 견해와 해석에 오류나 다른 단점이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비평을 환영합니다. <br><br>제가 다루고 싶은 배경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br><ul><li>후기묵가가 저술한 《묵자》 제40~45장, 묵변(墨辯)이라고도 함<br></li></ul><ul><li>혜시가 남겼다고 하는 10개의 역설, 출처 《장자》 제33편 〈천하> (天下)<br></li></ul><ul><li>공손룡의 〈백마론〉(白馬論)과 〈지물론〉(指物論)<br></li></ul><p>이들의 공통점은 명가(名家)나 변자(辯者)들로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즉 당시의 논리학자들이었고, 주로 언어로 (名) 현실을 (實)을 옳거나 그르게 분류하며 가리키는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br></p> <p>이들을 비판한 장자는 제가 보기엔 논리적으로 철저하면서도 논리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 존재하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br></p> <p>이어가는 글들의 내용은 제가 지난 15년간 틈틈히 생각해온 결과물을 글로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다 설명하려 하지 않고, 여러분의 생각과 호기심을 돋구는 정도 만큼만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br></p> <p>아직 정리가 잘 안된 부분도 있을 것이고, 한국어가 딸리니까 표현력에 부족한 부분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생각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친 학자의 이름을 대자면 Angus C. Graham입니다. </p> <p>마지막으로 중국 고전 철학을 원문으로 읽을 수 있는 사이트를 링크해 드리겠습니다: <a target="_blank" href="http://ctext.org/" target="_blank">ctext.org</a><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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