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된 울집 코카예요.
엄청 못 생겨지고 지저분해지고, 전처럼 예쁘지 않아요. 그래도 제 눈엔 예뻐요.
지난주에 아팠어요. 갑자기 설사하고 토하고 해서 회사에 얘기하고 병원 데려가서 주사 맞고, 약 타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서.. 우산 사서 개 끌어안고 (살 빠져서 7키로ㅜㅠ) 마을버스로 7정거장을 걸어왔어요.
3일동안 은나를 안 싸서 걱정하다 새벽에 화장실 가서 싸는 거 보고.. 개똥 보고 좋아서 난리쳤어요 -_-
그래요. 얘는 흔한 개죠. 대부분 개나 고양이는 혐오스럽다, 징그럽다는 얘기 안 들으니까요.
그래도 늙었다고, 보기 싫다고, 돈 든다고 버리는 사람들은 같은 맥락일 거예요.
누군가에겐 보기 싫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회사에서 제주도 워크샵에 개도 데리고 가라고, 요금 다 내준다는 거 안 데려갔어요.
회사에 데리고 나오라고 대표님이 얘기했는데도 안 데려갔어요.
뱀사진 저도 봤어요.
'아.. 파충류 애기들은 다 해츨링이라고 하나?'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눌렀다가 솔직히 좀 놀랐죠.
그래서 '아 뭐... 뱀은 새끼도 뱀이구나'하고 조용히 뒤로가기 눌렀어요. 원래 뱀 좀 무서워? 하거든요.
태국 갔을 땐 벽에 붙어있는 도마뱀들 무서워서 다니기도 힘들었을 정도로.. 좀 그래요.
그래도 키우던 뱀이 알 낳고 거기서 아기뱀도 나왔는데 키우시는 분은 얼마나 예쁘고 신기하겠어요.
전 13년 키운 개가 똥 쌌다고 좋아했는데......;;;;;
그런데 걍 뒤로가기 누르고 넘어가면 될 걸 무슨.. 그러니까 넌씨눈 소릴 듣죠.
작년 겨울에 압구정 현대아파트 74동 지하에 길고양이 가둬둔다고 했을 때, 전 캠페인 쫓아갔어요.
동네가 잘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런 사건으로 집 값 떨어진다고 뭐라고 하시는 분 많더군요.
캠페인 때문에 그쪽 캣맘님이랑 연락도 많이 했는데 '난 검사부인인데 니들때문에 집값 떨어진다. 전세사는 것들이 지*이다'라는 분도 있었죠.
고양이나 개들은 대다수가 예뻐하고 귀여워하지만, 내가 키우는 모시는 고양이는 예뻐도 길고양이는 싫다는 분도 꽤 계시더군요.
냥이 모시는 제 친구가 어느날 er-hu라는 악기를 배우고 싶은데, 그 악기가 고양이 가죽으로 만들었다고 들어서 못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찾아보니 뱀가죽이었어요. (뱀 맞나..) 여튼 고양이 아니라고, 뱀 가죽이라고 했더니 그럼 다행이라길래
뱀도 누군가에겐 예쁜 애일 거라고, 고양이 가죽은 나쁜 놈이고 뱀 가죽은 괜찮다는 건 집사가 할 말이 아닌 거 같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해봤는데
친구가 의외로 '아~ 그렇네. 거기까진 생각 못했네.' 라고 말해줘서 참 고마웠어요. 말하면서도 좀 걱정했거든요.
길고양이 학대하시는 분들은 고양이 혐오하시는 분들이겠죠. (며칠 전 효성동 고양이 학대사건은 진짜 할 말도 없..)
그런데 뱀이 대중적;으로 고양이나 개보다 인기 있는 아이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따위로 말하지 마세요.
싫을 수 있는데, 무서울 수 있는데 그럼 그냥 피해가면 되잖아요.
제목에도 뱀있다고 말해놨구만.
적어도 동게엔 넌씨눈 없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