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덧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천주교인입니다.
저는 고1에 제 종교를 제가 선택했어요. 성당에 나가게 된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강하게 끌렸던 건
성당 다니는 친구에게 '성당 안 다니면 지옥 가?' 했더니 '아니. 성당 안 나와도 착하게 살면 다 천국 갈 수 있어.'라고, 그게 교리라고 해서 성당을 택했습니다.
오늘 뉴스에 나온 일부 개신교들이 진짜 일부냐.. 우리나라 개독만 그러냐..에 대해
제가 아주 전문적이진 않아도 아는 선에서 설명드리려구요.
(게시판이 여기가 맞나... 나 의료게시판에 쓸 뻔함;..)
선하고, 남을 돕고, 편견없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애쓰는 개신교회와 개신교도를 분명히 봤습니다.
저는 성소수자 인권운동 단체에서 상근간사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일부 개신교와 원수지간입니다-_-
한기총 앞에서 시위한 적도 있어요. (막상 그 앞에서 1인 시위하고 있으면 아무 일도 없습니다...근데 가기 전에 엄청 쫄긴 했었음;)
하지만 같이 성소수자 인권운동 하시는 개신교도 목사님도 자주 뵈었습니다.
얼마 전 신촌 퀴어문화축제에서도 교회에서 나온 부스도 있었어요.
정체성으로 괴로워하거나, 교회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성소수자는 그 자리에서 목사님과 대화도 할 수 있었구요.
물론 퍼레이드를 막고 길에 드러눕는 것들도 개신교도였지만, 부스 차리고 같이 노력하는 개신교회와 청년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행사나 충돌이 있을 때마다 열 일 제치고 와서 함께 해주시는 목사님도 계십니다.
전에 성소수자 인권관련해서 세미나에 참석했었는데 그때 목사님이 우리나라 개신교에 대해 강연하러 오셨습니다.
향린교회 (명동에 있는 큰 교회입니다) 계시는 목사님이신데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유입된 것과 개신교의 유입은 좀 다릅니다.
천주교는 집안자랑 같으니 좀 넘어가고;
개신교는 당시 미국에서도 좀 질이 안 좋은 (조지 마이클이 폐렴에 걸렸을 때, 동성애자 빨리 죽으라고 기도한 부류) 쪽 선교사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일부 개신교가 타종교나 성소수자 등을 적?으로 삼는 이유는, '증오 장사' 때문입니다.
사실 공통의 적이 있는 것만큼 내부결속을 단단히 하는 계기도 없습니다.
'사랑'만으로는 크게 와닿는 무언가가 없지만, 교회 공통의 적이 있다면 그 교회는 단단해지니까요.
미국 같은 경우는 불교 등 이질적으로 다르게 느껴지는 타 종교가 없으니 대개 소수자들이 그 대상이 되는 거구요.
'미군이 전사하는 것은 정부가 동성애를 용인하는 데 대해 신이 벌을 내린 것' '병사의 죽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따위의 시위를 하고 다닌
우리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개신교도는 다양한 종파를 가집니다.
이게 이럴 수 밖에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천주교는 다들 아시다시피, 전체의 수장인 교황님이 있고 그 아래 주교님, 이후 수도사와 신부님, 수녀님이 있습니다.
천주교인들은 이사를 가게되면 성당을 옮기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서울에 있는 성당이던, 광주, 부산 할 것 없이 다 똑같으니까요.
하지만 개신교는 좀처럼 교회를 잘 옮기지 않더군요. 목사님에 따라 설교하시는 것도 다르고, 교회 분위기도 크게 다르니까요.
성당은 개포동 성당이나 명동성당이나 다를게 없지만 교회는 순복음교회랑 소망교회 차이가 큰 듯 합니다.
그러니 '우리 교회는 안 그래요'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듯 해요.
전체 수장이라고 할 대표성을 가진 분도 안 계시고 (사실 천주교가 썩었을 때 그런 문제점을 혁파하고자 만든 것이 개신교니까요)
성당은 우리 성당 어쩌고 할 게 없어요. 어차피 신부님들도 5~7년이면 다른 성당으로 가시고 수녀님도 그렇게 순환근무; 하시고
전세계 어딜 가도 똑같은 미사내용, 다른게 있다면 신부님 강론 정도죠.
네. 개독도 있고, 기독도 있습니다.
누가 '일부'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지만 '우리 교회는 안 그래요'라는 분들에게 '시끄러워. 다 똑같아. 블라 머겅' 하시기 전에
이런 면도 있다고 한 번쯤 생각해주십사 하는 생각에.. 일은 안하고 -_-;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