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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21956
    작성자 : 비설당주
    추천 : 12
    조회수 : 1310
    IP : 119.192.***.238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7/29 13:30:1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1956 모바일
    우리집 남매썰 2 - 이 구역 미친남매는 우리야
    <div>지난 번 올린 글에 무려 4분이 추천을 해주시고, 2분이 다음 얘기를 올려달라고 하셔서 ㅎㅎ 올려봅니다.</div> <div>(지난 글: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191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1915</a> )</div> <div> </div> <div>회사 일이 많아 시간이 없으므로 음슴체 갑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너.. 이 색...</div> <div>야구장에 가는 날이었음. 주로 나랑 동생 2인이 가는 편인데 그 날은 동생 친구넘들도 따라왔음.</div> <div>동생이랑 워낙 친하게 지내니까 동생친구넘들도 즈이 형제보다 날 더 만만하게; 생각해서 술 처마시고 새벽에 3차하러 우리 집으로 와서 '누나! 슐안주 점 듀데요~' 하는 놈들임 (계란말이 해줬는데 안에 다져넣은 양파 안 익었다고 툴툴거리고, 그 이후 난테 뒤집개로 맞는 과정을 즐기는 거 같음). 겜하다 안 되면 동생한테 전화해서 '누나 바꿔줘. 누나한테 물어보게' 하기도 함. </div> <div>여튼 그 놈들과 야구장에 갔는데 한 명이 늦어서 나부터 들어가 자리를 잡기로 함 (당시 지정석 아님).</div> <div>그때 우리가 원정인지 홈인지 잠시 헷갈렸는데 보이는 외야출입구로 가면 바로라며, 날 들여보냄.</div> <div>암 생각없이 들어갔는데... 상대편 응원석.............. (당시엔 야구장 폭력도 흔했음)</div> <div>나는 당시 등에 맨 백팩에 엄청시리 큰 울팀 깃발을 꽂고 있었음............</div> <div>조용히 전화했음 </div> <div>나: 야 이 시*야! 여기 아니잖아! 애들이 날 잡아먹을 듯이 야리고 있단 말이다!</div> <div>동생: (낄낄 웃고, 친구들한테 '야~ 우리누나 잘못들어갔대' 등등을 얘기한 후, 급 진중한 목소리) 명복을 빈다.</div> <div>나: 디진다..</div> <div>동생: 누나 말고. 거기 있는 애들. 다른 사람 같아야 걱정을 하지. 애들 패지말고 조용히 우리 응원석으로 가.</div> <div>나: 너 일부러 나 여기로 보낸 거지!</div> <div>동생: 딱히 그런 건 아닌데, 그렇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길지 솔직히 궁금하긴 했다.</div> <div> </div> <div>- 물론, 유혈사태 없이 조용히 입장했음.</div> <div> </div> <div> </div> <div>저희 신고 안했는데요..</div> <div>그 날은 동생과 둘만 집에 있는 휴일이었음. 나름 AV 시스템이라고 대형 오디오와 TV가 연결되어 있는 거실에서 둘이 퍼져서 야구중계를 시청하고 있었음. </div> <div>그런데 둘 중 누군가가 '조니 실감나는 시청'을 제안해서 둘 다 유니폼 입고; 깃발 들고; '집구석의 야구장화'를 실천하기 시작했음.</div> <div>심지어 공수교대 타임에는 오디오에 응원가 cd를 걸고 둘이 일어나서 춤추고 응원가 부르는 생쇼를 함.</div> <div>그러던 와중에.. 지고 있던 우리팀의 대역전 찬스. 이때부터 이성의 끈을 놔버린 우리. 그리고 진짜 역전!!!</div> <div>둘이 소리 지르고, 뛰고, 깃발 휘두르고, 노래 틀고 진짜 생난리를 침.</div> <div>이때 우리집은 그럭저럭 큰 마당이 있는 단독이어서 가능한 일이었음.</div> <div>그런데 그 난리를 치고 약 5~10분쯤 되었을까. </div> <div>동네에 소방차 사이렌이 울림. 바로 집 앞 골목에 소방차가 들어섬.</div> <div>우린 급쫄아서 오디오 끄고, 나는 대문 밖으로 나가보았음.</div> <div>어디 불난 건가 물어보자 동네 주민이 신고는 했는데, 허위신고인 것 같다는 설명.</div> <div>집에 들어와 자초지종을 설명.</div> <div>나: 근데.. 설마 우리가 시끄러워서 불 난 줄 알고 누가 신고한 건 아니겠지?</div> <div>동생: 불이야 소리 지른 것도 아니잖아...... (정적) 그런가?</div> <div>나: 죽은 척 하자.</div> <div>동생: (갑자기 울팀 깃발을 내 손에 쥐어주며) 누나. 우리 팀을 알리려면 이때야. 이거 들고 나가서 한바퀴 뛰고 와.</div> <div> </div> <div>- 이것 때문에 콜로세움 열리진 않겠지...</div> <div> </div> <div> </div> <div>징징이 남매</div> <div>울 남매는 야구장에 직관을 가면 그리 승률이 좋지 못했음. 그래서 '우리가 가서 진 건 아닐까' 하는 자책도 꽤 하는 편이었음 (그냥 울 팀이 못한거겠지)</div> <div>그런데 그 해는 우리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음. 둘은 매우 깊은 고민과 진지한 상의 끝에</div> <div>'우리가 언제 또 한국시리즈에 나가겠냐. 가자. 어찌되든 후회만 남기지 말자'로 결론 냈음. 그 날은 모든 것이 결정지어지는 7차전이었음. </div> <div>근데 그 해는 일정이 뒤로 밀려서 거의 늦가을, 초겨울 수준의 날씨에 코시를 치뤄야했음. 야구장 갔더니.. 너무 추워서 뭘 못하겠는 거임. </div> <div>동생: 우리 그냥 여기서 죽자. </div> <div>난 그래도 긴팔이나 입었지, 이 놈은 반팔 입고 날뛰기 시작함. 그런데 야구를 보다 보면 '아 이 경기는 지겠구나'하는 감이 옴. 그날은 4회쯤에 그 사실을 깨달았음. 질 걸 아는데 응원하는 심정은 참 비장했음. 또 다시 강조하지만 그날 졸 추웠음.</div> <div>그렇게 상대팀의 우승으로 경기가 끝나는데, 우리 응원석에선 일제히 '괜찮아!' 열풍; </div> <div>그 당시 상대팀은 팬이 적은 팀이라 금방 다 떠났지만, 우린 상대팀 헹가레치고 어쩌고 하는 동안도 남아서 계속 응원가 부르면서 울고 있었음. 졌다는 사실보다, 끝까지 이 악물고 덤빈 우리팀이랑 같이 응원하는 같은 팀 팬들이 자랑스러워서 그냥 벅찬 눈물이 나왔음. 동생이나 나나 그렇게 우는 건 서로 처음 봄. </div> <div>경기 끝나고 1시간이 넘게 응원한 사람들은 끝나고 서로 악수하고 부둥켜 안으며 감동의 위로를 했음. 나랑 동생 뿐 아니라 그냥 옆에 모르는 사람들이랑 서로 그렇게 인사함. </div> <div>누가 보면 우리가 어디 식민지 지배에 있다가 해방된 사람인 줄 알았을 거임.</div> <div>야구장에서 나오니 탈진할 거 같았음. 주차장에서 터벅터벅 걷는데 그때 울팀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우리 앞으로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음. 다들 또 언제 탈진했냐는 듯 박수치고 환호하니까 버스가 거의 서다시피 서행하며 안에 탄 선수들이 손 흔들어줬음. </div> <div>바로 그때, 어떤 미친놈이 울팀 깃발을 들고 버스 앞으로 뛰어들어가서 울팀 만세 삼창을 하는 거임. '저 장한 미친놈은 어느집 자손인가..'하며 다시 보니 내 동생넘임........................... 그때 처음 저 놈의 누나라는게 자랑스러웠..;;;</div> <div>그때 야구장이 원정구장이라 집에서 겁나 멀었는데 둘이 질질짜면서 집에 왔음. 그리고 3일간 둘 다 일어나지도 못함.</div> <div> </div> <div>- 그리고 그 해가 바뀌기 전 동생은 군대갔음</div> <div> </div> <div> </div> <div>부록:</div> <div>울 집은 아빠를 제외한 엄마,나,동생이 야행성임. 아침에 못 일어남. 그래서 일요일이면 아빠가 어케든 셋을 깨우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심. </div> <div>그러던 어느 날 ㅋ 일요일 아침 청소는 주로 혼자 일어난 아빠 담당인데 남은 식구들 깨우려고 일부러 TV 볼륨을 크게 틀어놓거나, 음악을 크게 해놓으심. </div> <div>아빠는 클래식을 좋아하셔서 대개 클래식이었는데 그날은.. 울팀 응원가 cd를 켜놓으심.</div> <div>동생이랑 나 둘다 벌떡 일어나서 (피가 끓어서 잘 수가 없음. 거의 조건반사임) 눈도 못 뜬 채 거실로 나옴. </div> <div>나: 아.. 어떻게 이런 생각을.....</div> <div>동생: 장난없다.... 우리의 약점을 제대로 간파했어. 아빠는.</div> <div> </div> <div>- 그 이후, 우리집 기상송은 응원가 ㅠㅠ</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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