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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21915
    작성자 : 비설당주
    추천 : 15
    조회수 : 2615
    IP : 119.192.***.23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7/28 19:25:5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1915 모바일
    나도 올려보는 남매썰 _ 동생 팔아봅니다
     
     
    (에.. 대세이기도 하고, 남친이 음슴으로 음슴체 가봅니다)
     
    나랑 내 동생은 3살 차이임. 그런데 학년은 동생이 2월생이라 2학년 차이.
    이런 터울의 누나 - 남동생이면 전투가 당연한 거 아님? 그런데 우린 아님 ㅋ
    동생이 결혼해서 아들 낳은 지금까지 동생이랑 레알 딱 1번 싸움.
     
    그 싸움 얘기
    둘 다 중딩. 그날 나는 아파서 조퇴를 하고 집에 일찍 와서 약 먹고 뻗어 자고 있었음. 좀 많이 아팠음. 수위실에 맡겨두었던 (그땐 그랬음) 열쇠를 찾아 문 열고 들어와 걍 침대에 그냥 뻗음.
    그래도 우리집은 병원 2주 입원 이상의 질병이 아니면 그냥 무시하는 가풍이 있어서 어디 안 알리고 걍 쳐잠.
    원래 잠귀가 밝은 편이라 작은 소리에도 깨는데 이 날은 동생이 초인종 누르는 소릴 못 들음.
    한 10분 누르다가 문을 발로 차기 시작하는 바람에 깼음. 나는 소릴 못 들어서 당황하고, 동생한테도 미안해서 뛰어나가 문을 열었는데, 이게 미쳐가지고... '미*년아' 어쩌고 하는 거임. 질풍노도의 시기라서 정신머리도 날아갔나봄.
    평소 내 성정이면 현관에 있는 우산이라도 들어서 팼어야 맞는데 그땐 아프고 그래서 서러웠는지 눈물이 났음.
    쭈그리가 되어 내 방에서 훌쩍 대는데 엄마 퇴근하고 집에 오심. 왜 그러냐길래 설명했더니 '문 안 열어줬으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하는 거임. 멘붕. 개멘붕. 난 엄마의 친딸이 아닌 것인가.. 더 서러움. 그래서 평소엔 안 그러는데 방문 꼭 닫고 누워서 이불 덮고 징징 울면서 아프고 있었음. 심지어 저녁도 거부.
    아부지 퇴근. 아부지가 평소에 칠렐레팔렐레, 아파도 '으헤헤' 하던 딸년이 이상했는지 왜 그러냐고 물어보심. 그래서 난 위 얘기를 차례대로, 엄마 얘기까지 다 함. 다 듣고 난 아빠는 엄마랑 동생에게 짐 싸서 나가라고 조용히 얘기하심. 울 아빠는 화나면 되게 차분해지시고, 조근조근 얘기하심.
    "이건 가족 위계 및 서열 기타 등등의 문제다. 둘 다 사과하지 않으면 내보내겠다." 그런데 또 ㅋ 그 자리에 엄마랑 동생 바로 다 사과함.
    그 이후로 동생의 개김이나 남매 전투는 절대 없었으며 그게 유일무이한 남매 싸움임.
     
     
    결국 버리는 것들
    둘이 그렇게나 안 싸운 건 아마도 엄마의 차단작전도 한 몫 했던 거 같음. 먹을건 최소 2개는 사다주심.
    이건 아마도 엄마랑 외삼촌이 죽도록 싸우면서 커서 그런거 같음. 엄마 결혼하기 전날까지 싸웠다고 함. 물론 결혼하고 나서도 많이 싸웠음.
    여튼 우리는 이건 니꺼, 이건 동생꺼. 정해 놓으면 절대 서로의 것을 탐내지 않았음.
    하나가 먼저 다 먼저 먹고 더 먹고 싶으면 다른 하나가 '더 먹을래?' 해서 같이 먹거나, 쿨하게 포기함.
    그런데 그렇게 안 되는 것들이 있음. 과일이나, 우유 등등. 그래서 과일 한 개가 남거나 음료수/우유 한 잔 분량이 남으면 아무리 맛있는 거라도 서로 먹으라고 양보하며 냉장고에서 세월을 보냄. 그러다보면 우유는 상하고, 콜라는 김이 빠짐.
     
     
    지금 생각하면 불가사의
    나는 중/고딩때 음악 앨범 사거나 잡지 사모으는데 용돈을 전부 다 갖다바침. 그래서 늘 허덕였음. 그런데 동생은 딱히 미쳐있는 곳이 없어서 용돈이 남았나봄. 근데 대개 남자애들은 그 용돈을 어디에든지 쓸 텐데, 걔는 남는 용돈으로 내 취미생활하라며 음반을 사다주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초컬릿 (당시엔 가나/투유 뿐)을 12개들이 한박스씩 사다가 책상에 놔줬음. 그땐 '고마워' 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매우 불가사의함. 원래 그냥 착한 놈인듯.
     
     
    동생의 선택
    우리집은 어릴때부터 엄마가 직장에 다니거나 가게를 하셨음. 그땐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이 분들을 여느 조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면 안 됨. 나름 동생이 집안의 장손이고 한데도 손주 이뻐하지 않으셨음.
    난 기억에 없는데 어느날 외할머니가 불시에 방문하신 날, 나랑 동생이 대문 앞에서 궁상 떨고 있길래 밥 때도 되고 해서 할머니 안 계시냐하며 집에 들어갔더니, 나랑 동생은 빼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고모가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려서 점심을 먹다가 외할머니 보고 드럽게 놀라며 밥상 숨기려했다고...
    여튼 그래서 동생은 나만 졸졸 따라다니고, 나도 동생 챙기는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음.
    그러다가 분가를 하고나니.. 부모님은 드디어 신나게, 마음껏 그간 눈치보며 못했던 부부싸움을 하시게 된 거임 ㅋ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두 분에겐 나름 해방의 세레모니였겠으나 동생과 나에겐 공포였음; (엄빠 여러분. 애들 앞에서 싸우지 마세요 ㅠㅠ)
    부부싸움이라고 해봤자 말싸움 정도였는데, 대충 싸우고 나서 얼추 화해를 하신 건지. 여튼 갑자기 나랑 동생에게 엄마 아빠 이혼하면 누구 따라가겠냐고 물어보심.
    나는 어린 맘에 패닉을 겪으며 고민하고 있는데 동생은 조금도 서슴치 않고 '누나 따라갈래'로 결정지음.
    엄빠는 빵 터져서 막 웃었던 걸로 기억함.
     
     
    남매인지 형제인지
    나랑 내 동생이 사춘기를 겪고도 딱 붙어지내던 가장 큰 이유는, 둘이 취미가 거의 비슷했음.
    하나가 컴퓨터로 게임하거나 노래 듣고 있으면 하나는 뒤에서 훈수두며 주절거리는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음.
    둘이 디아블로에 미친듯이 매진할 때도 그랬고 ㅋ 그 중 제일 웃겼던 건 '레지던트 이블'을 할 때 좀비개 텨나오는 순간. 겜 하던 나는 마우스 집어던질 정도로 놀랐고, 동생도 뒤에서 구경하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뻔 했음 ㅋㅋㅋㅋ 이후 와우를 둘이 달릴 때도, 우린 둘이 뭐 하는게 너무 당연했음;
    와우 초반이라 아무도 게임을 잘 모르던 시절, 나랑 내동생, 내 친구 2인 해서 (사제, 냥꾼, 도적2-_- : 가당치도 않은 조합) 붉은수도원 갔다가 6시간짜리 레이드 한 얘기는 아직도 하고 다님 ㅋㅋㅋ
    그리고 둘 다 야빠임. 아빠가 둘 다 어린이 야구회원에 가입시켜 주시긴 했지만, 아빠가 야구를 잘 모르시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 둘은 야구중계 등으로 독학하며 커갔음. 나중에 둘이 같이 야구장에 갈만큼 컸을 땐. 둘이 야구장에 앉아서 응원하면 반경 30m 이내는 다 쳐다봤음.. 둘이 같이 소리 지르면 10명 목소리보다 더 큼.  난 키도 작고, 체중도 저체중이라 비리비리한데 야구장 가면 아저씨 출력으로 소리 지르는 것도 다 그때 득음을 했기 때문임.
    야구장에선 주로 내가 행패를 부리고, 동생이 말리거나 수습하는 쪽임; 예를 들어서 내가 야구장 그물을 타고 올라가면 동생이 날 붙잡아다 의자에 묶는다던가 하는....
    (21세기 들어서 안 하고 있습니다.. 그물이 촘촘하게 바뀌어서 이젠 못 타고, 저도 나이 들었어요; 게다가 요즘엔 가족관람객이 많아서... 자제합니다)
    우리 남매의 야구 얘긴 엄청 많은데.. 이거 흥하면 나중에 따로 올려보겠음.
     
     
    뭐 쓴 게 별로 없는데.. 스압이 상당하네요.
    그냥 여기서 끊고 퇴근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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