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에.. 대세이기도 하고, 남친이 음슴으로 음슴체 가봅니다)</div> <div> </div> <div>나랑 내 동생은 3살 차이임. 그런데 학년은 동생이 2월생이라 2학년 차이.</div> <div>이런 터울의 누나 - 남동생이면 전투가 당연한 거 아님? 그런데 우린 아님 ㅋ </div> <div>동생이 결혼해서 아들 낳은 지금까지 동생이랑 레알 딱 1번 싸움.</div> <div> </div> <div>그 싸움 얘기</div> <div>둘 다 중딩. 그날 나는 아파서 조퇴를 하고 집에 일찍 와서 약 먹고 뻗어 자고 있었음. 좀 많이 아팠음. 수위실에 맡겨두었던 (그땐 그랬음) 열쇠를 찾아 문 열고 들어와 걍 침대에 그냥 뻗음.</div> <div>그래도 우리집은 병원 2주 입원 이상의 질병이 아니면 그냥 무시하는 가풍이 있어서 어디 안 알리고 걍 쳐잠.</div> <div>원래 잠귀가 밝은 편이라 작은 소리에도 깨는데 이 날은 동생이 초인종 누르는 소릴 못 들음.</div> <div>한 10분 누르다가 문을 발로 차기 시작하는 바람에 깼음. 나는 소릴 못 들어서 당황하고, 동생한테도 미안해서 뛰어나가 문을 열었는데, 이게 미쳐가지고... '미*년아' 어쩌고 하는 거임. 질풍노도의 시기라서 정신머리도 날아갔나봄.</div> <div>평소 내 성정이면 현관에 있는 우산이라도 들어서 팼어야 맞는데 그땐 아프고 그래서 서러웠는지 눈물이 났음.</div> <div>쭈그리가 되어 내 방에서 훌쩍 대는데 엄마 퇴근하고 집에 오심. 왜 그러냐길래 설명했더니 '문 안 열어줬으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하는 거임. 멘붕. 개멘붕. 난 엄마의 친딸이 아닌 것인가.. 더 서러움. 그래서 평소엔 안 그러는데 방문 꼭 닫고 누워서 이불 덮고 징징 울면서 아프고 있었음. 심지어 저녁도 거부.</div> <div>아부지 퇴근. 아부지가 평소에 칠렐레팔렐레, 아파도 '으헤헤' 하던 딸년이 이상했는지 왜 그러냐고 물어보심. 그래서 난 위 얘기를 차례대로, 엄마 얘기까지 다 함. 다 듣고 난 아빠는 엄마랑 동생에게 짐 싸서 나가라고 조용히 얘기하심. 울 아빠는 화나면 되게 차분해지시고, 조근조근 얘기하심. </div> <div>"이건 가족 위계 및 서열 기타 등등의 문제다. 둘 다 사과하지 않으면 내보내겠다." 그런데 또 ㅋ 그 자리에 엄마랑 동생 바로 다 사과함. </div> <div>그 이후로 동생의 개김이나 남매 전투는 절대 없었으며 그게 유일무이한 남매 싸움임.</div> <div> </div> <div> </div> <div>결국 버리는 것들</div> <div>둘이 그렇게나 안 싸운 건 아마도 엄마의 차단작전도 한 몫 했던 거 같음. 먹을건 최소 2개는 사다주심. </div> <div>이건 아마도 엄마랑 외삼촌이 죽도록 싸우면서 커서 그런거 같음. 엄마 결혼하기 전날까지 싸웠다고 함. 물론 결혼하고 나서도 많이 싸웠음.</div> <div>여튼 우리는 이건 니꺼, 이건 동생꺼. 정해 놓으면 절대 서로의 것을 탐내지 않았음. </div> <div>하나가 먼저 다 먼저 먹고 더 먹고 싶으면 다른 하나가 '더 먹을래?' 해서 같이 먹거나, 쿨하게 포기함.</div> <div>그런데 그렇게 안 되는 것들이 있음. 과일이나, 우유 등등. 그래서 과일 한 개가 남거나 음료수/우유 한 잔 분량이 남으면 아무리 맛있는 거라도 서로 먹으라고 양보하며 냉장고에서 세월을 보냄. 그러다보면 우유는 상하고, 콜라는 김이 빠짐. </div> <div> </div> <div> </div> <div>지금 생각하면 불가사의</div> <div>나는 중/고딩때 음악 앨범 사거나 잡지 사모으는데 용돈을 전부 다 갖다바침. 그래서 늘 허덕였음. 그런데 동생은 딱히 미쳐있는 곳이 없어서 용돈이 남았나봄. 근데 대개 남자애들은 그 용돈을 어디에든지 쓸 텐데, 걔는 남는 용돈으로 내 취미생활하라며 음반을 사다주거나, 그것도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초컬릿 (당시엔 가나/투유 뿐)을 12개들이 한박스씩 사다가 책상에 놔줬음. 그땐 '고마워' 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매우 불가사의함. 원래 그냥 착한 놈인듯.</div> <div> </div> <div> </div> <div>동생의 선택</div> <div>우리집은 어릴때부터 엄마가 직장에 다니거나 가게를 하셨음. 그땐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이 분들을 여느 조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면 안 됨. 나름 동생이 집안의 장손이고 한데도 손주 이뻐하지 않으셨음. </div> <div>난 기억에 없는데 어느날 외할머니가 불시에 방문하신 날, 나랑 동생이 대문 앞에서 궁상 떨고 있길래 밥 때도 되고 해서 할머니 안 계시냐하며 집에 들어갔더니, 나랑 동생은 빼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고모가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려서 점심을 먹다가 외할머니 보고 드럽게 놀라며 밥상 숨기려했다고... </div> <div>여튼 그래서 동생은 나만 졸졸 따라다니고, 나도 동생 챙기는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음.</div> <div>그러다가 분가를 하고나니.. 부모님은 드디어 신나게, 마음껏 그간 눈치보며 못했던 부부싸움을 하시게 된 거임 ㅋ </div> <div>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두 분에겐 나름 해방의 세레모니였겠으나 동생과 나에겐 공포였음; (엄빠 여러분. 애들 앞에서 싸우지 마세요 ㅠㅠ)</div> <div>부부싸움이라고 해봤자 말싸움 정도였는데, 대충 싸우고 나서 얼추 화해를 하신 건지. 여튼 갑자기 나랑 동생에게 엄마 아빠 이혼하면 누구 따라가겠냐고 물어보심.</div> <div>나는 어린 맘에 패닉을 겪으며 고민하고 있는데 동생은 조금도 서슴치 않고 '누나 따라갈래'로 결정지음.</div> <div>엄빠는 빵 터져서 막 웃었던 걸로 기억함.</div> <div> </div> <div> </div> <div>남매인지 형제인지</div> <div>나랑 내 동생이 사춘기를 겪고도 딱 붙어지내던 가장 큰 이유는, 둘이 취미가 거의 비슷했음.</div> <div>하나가 컴퓨터로 게임하거나 노래 듣고 있으면 하나는 뒤에서 훈수두며 주절거리는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음. </div> <div>둘이 디아블로에 미친듯이 매진할 때도 그랬고 ㅋ 그 중 제일 웃겼던 건 '레지던트 이블'을 할 때 좀비개 텨나오는 순간. 겜 하던 나는 마우스 집어던질 정도로 놀랐고, 동생도 뒤에서 구경하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뻔 했음 ㅋㅋㅋㅋ 이후 와우를 둘이 달릴 때도, 우린 둘이 뭐 하는게 너무 당연했음;</div> <div>와우 초반이라 아무도 게임을 잘 모르던 시절, 나랑 내동생, 내 친구 2인 해서 (사제, 냥꾼, 도적2-_- : 가당치도 않은 조합) 붉은수도원 갔다가 6시간짜리 레이드 한 얘기는 아직도 하고 다님 ㅋㅋㅋ </div> <div>그리고 둘 다 야빠임. 아빠가 둘 다 어린이 야구회원에 가입시켜 주시긴 했지만, 아빠가 야구를 잘 모르시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 둘은 야구중계 등으로 독학하며 커갔음. 나중에 둘이 같이 야구장에 갈만큼 컸을 땐. 둘이 야구장에 앉아서 응원하면 반경 30m 이내는 다 쳐다봤음.. 둘이 같이 소리 지르면 10명 목소리보다 더 큼.  난 키도 작고, 체중도 저체중이라 비리비리한데 야구장 가면 아저씨 출력으로 소리 지르는 것도 다 그때 득음을 했기 때문임.</div> <div>야구장에선 주로 내가 행패를 부리고, 동생이 말리거나 수습하는 쪽임; 예를 들어서 내가 야구장 그물을 타고 올라가면 동생이 날 붙잡아다 의자에 묶는다던가 하는....</div> <div>(21세기 들어서 안 하고 있습니다.. 그물이 촘촘하게 바뀌어서 이젠 못 타고, 저도 나이 들었어요; 게다가 요즘엔 가족관람객이 많아서... 자제합니다)</div> <div>우리 남매의 야구 얘긴 엄청 많은데.. 이거 흥하면 나중에 따로 올려보겠음.</div> <div> </div> <div> </div> <div>뭐 쓴 게 별로 없는데.. 스압이 상당하네요. </div> <div>그냥 여기서 끊고 퇴근이나 해야겠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