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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19150
    작성자 : 비설당주
    추천 : 8
    조회수 : 1431
    IP : 119.192.***.10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3/27 12:15:31
    http://todayhumor.com/?menbung_19150 모바일
    동료가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는데
    회사 동료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동료는 경기권에서 서울로 옵니다. 1호선을 타요.
    사람이 많아 뒤에서 밀고 타는데, 그런 경우 대부분 등 뒤에서 밀거나.. 몸을 좀 틀어서 팔뚝으로 밀거나 하잖아요.
    이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는 회사 동료의 양쪽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끼었답니다.
    그리고 꼼지락거렸대요.
     
    사실 여기까지는 아침 출근시간에 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어쩌다보니 자세가 이상해질 수도 있죠.
    하지만 제가 알기로 대부분의 남자분들은 본인도 당황해서 '죄송합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죄송합니다' 하고 양해를 구할 텐데
    이 아저씨는 계속 그러고 있더래요. 그래서 동료가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했더니
    다짜고짜 미친*이 어쩌고 하면서 욕부터 하더랍니다. '너 신도림에서 내려. 거기서 보자' 이런 식으로 욕을 하길래
    동료가 녹음을 했더군요. 저도 녹음 파일을 들었습니다.
    '너 같이 더러운 *을 내가 왜 만져? 미친*이..신도림에서 내려' 이러더군요.
     
    그런데 진짜 충격은.. 주위에 있던 남자들 반응이었습니다. 그것도 녹음되어 있는데
    '아가씨도 잘한 것 없으니까 가만히 있어요'라고 오히려 성추행범 편을 들더군요.
    좀 떨어져서 앉아있던 다른 남자는 '우리나라 여자들은...'하면서 피식피식 웃더래요.
    (앲 애들 단체 출근을 하는지-_- 걔들이 직장은 있나...)
     
    저도 만원버스에서 제 엉덩이에 부비는 아저씨를 만났었는데
    그땐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이 그걸 보고 아저씨를 옆으로 밀고 제 뒤에서 공간을 잡아주더군요.
    그래서 욕설과 신고까진 안 갔어요. 그때 그 분한테 얼마나 고마웠는지.. '감사합니다' 인사는 했지만;
    그 고마움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죠.
     
    여하간에 동료도 신도림에서 환승을 해야해서 내리는데 먼저 내린 그 아저씨가 기다리고 서있더래요.
    어째야 하나 하고 있는데 마침 환승계단 쪽에 경찰관이 있어서 그쪽으로 뛰어가서 '저기 성추행범이요!' 하는 순간
    아저씨 사라졌다고.... 그런데 경찰관을 보고 얘길 하는 순간 무서움&긴장이 풀리면서 눈물이 펑펑 나더랍니다.
    경찰서 가서 설명하고, 얘기하고 나니 원래 성추행범들은 그렇게 항의하면 오히려 욕설하면서 협박하고 한다구요.
    그리고 주위에서도 도와주기는커녕 그런 반응으로 무마하려 한다고, 위로해주셨다고 합니다.
    만약 그런 일이 또 발생하면 바로 전화하라고 명함도 주셨대요.
     
    저도 상당히 싸가지 없고, 겁도 없는 편이지만 사실 그렇게 성추행 당하고 욕 들으면 겁 납니다.
    동료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고, 너무 무서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다음엔 무조건 112에 전화해서 '차량번호를 몰라도 괜찮다. 지금 1호선 어디 방향으로 가는  열차고, 지금 무슨 역을 지나고 있다. 성추행 당했는데 지금 욕하고 협박한다'고 얘기하라고 신신당부 했어요.
     
    물론 오유분들은 제가 겪었던 일처럼 성추행범을 보면 도와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혹시나 비슷한 상황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앞뒤 상황도 모르면서 무조건 '아가씨도 잘못했는데' 이런 얘기 하지마세요.
    겪는 사람은 성추행 상황만으로도 불쾌한데, 욕 들어서 무섭고... 도와주기는커녕 이상한 여자로 몰리면 멘붕 그 자체예요.
    본의가 아니었는데 오해하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 사과하고 하면 그 상황까지 가는 일도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정상적인 남자분들은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오히려 더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하며 사과하시던데요.
    본인이 성추행범으로 몰릴까봐 더 조심하구요. 여자 입장에서도 워낙 사람이 많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으려니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상황도 모르면서 무조건 '여자도 잘못했다'는 강간사건에서 '니가 옷을 짧게 입어 그래', '니가 몸조심을 안 했지'랑 뭐가 다르죠?
    오늘 동료는 청바지에 니트 스웨터랑 코트 입고 있었습니다.
    동료말로는 성추행과 성추행범의 욕설도 무서웠지만, 주위에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 때문에 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나고 겁났답니다.
     
    아침부터 발정난 미친 새*가 잘못이지 왜 여자탓까지 하는지... 여하간에 혹시나 이런 상황 또 보신다면 대신 신고까진 못하더라도
    제발 성추행범 편들지 마세요. 잘 모르겠다면 그냥 가만히 계시기라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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